한문자료

노원신문 47- 새 이야기 (5)

새 이야기 (5)

- 독수리와 매, 그리고 큰 새들 -

도정 권상호

  겨울 철새 중의 하나인 독수리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새이다. 생물도감에는 맹금류를 수릿과와 맷과로 분류하고 있다. 수릿과에는 독수리, 참수리, 검독수리 등이 있고, 맷과에는 참매, 새매, 송골매, 황조롱이 등이 있다.

  ‘독수리’의 ‘독-’은 한자 ‘대머리 독(禿)’이고 ‘-수리’는 ‘정수리’라는 말에서 보듯이 ‘으뜸’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겨울에 철원 등지에 날아오는 독수리를 보면, 몸통에는 억센 털이 많으나 머리와 목에는 털이 없이 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따라서 독수리는 수릿과의 새 중에서 ‘대머리수리’를 가리킨다.

  독수리를 뜻하는 한자는 鷲(독수리 취)이다. 이 글자에 就(나아갈 취)가 붙은 것은 발음을 나타냄과 동시에, 독수리는 동물의 썩은 시체를 먹기 때문에 사냥의 고민 없이 ‘나아가서[(()]’ 뜯어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매’를 뜻하는 한자는 鷹(매 응)이다. 송골매, 해동청 등도 매에 속한다. 그런데 금문에서는 매를 뜻하는 글자로 ‘應()’ 자를 썼었다. () 자는 본래 금문에서는 (언덕 한, 기슭 엄) 안에 새[()] 자만 써넣었는데, 전서에 와서는 ‘(사람 인)’과 ‘心(마음 심)’이 더 붙어서 오늘의 글자 모양으로 정착되었다. ()’과 ‘心()’이 더 붙은 이유는 사냥하기 위하여 매를 조련만 하면 ‘사람[()]’에게 잘 응하고, 그래서 ‘마음[()]’에 쏙 드는 새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應() 자의 의미가 ‘응당, 응하다.’의 뜻으로 바뀌자, 매만을 뜻하는 鷹(매 응) 자를 새로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 그렇구나. 그리고 흔히 물음에 답할 때 ‘응’이라고 하는데, 이는 應(응할 응) 자와 무관하지 않다.

  (가슴 응)은 鷹(매 응), (응할 응)과 발음이 같다. 가슴은 신체 일부분이므로 (고기 육)이 붙어 있음은 당연하다.

 

  ‘고니[백조], 두루미, 황새’는 공통으로 ‘큰 새’로서 ‘크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니를 뜻하는 한자는 鵠(고니 곡)이다. ()에서 발음이 왔으며, 고니의 울음소리를 흉내 냈다. 고니도 거위와 마찬가지로 오리과 속하며 온몸이 순백색이므로 ‘白鳥(백조)’라고도 한다. ()과 鵠()은 높이 올라 멀리 나는 큰 새에 속한다. 그리하여 ‘큰 인물’을 鴻鵠(홍곡)에 비유하고, 鴻鵠之志(홍곡지지)란 큰 인물의 ‘원대한 포부’를 뜻한다.

  ‘두루미’는 鶴(두루미 학)이요, ‘황새’는 鸛(황새 관)이다. 이 두 글자에서 鳥() 자를 떼어낸 ‘(두루미 학)과 雚(황새 관)’도 똑같은 의미이다. (두루미 학)은 높이차고 올라가는 모습, (황새 관)은 灌漑(관개)에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먹이를 觀望(관망)하고 있는 모습이다. 독자 중에 群鷄一鶴(군계일학)이 나오기를 鶴首苦待(학수고대)하노라. 丹頂鶴(단정학), 白鶴(백학), 玄鶴(현학), 黃鶴(황학), 紅鶴(홍학), 仙鶴(선학), 舞鶴(무학) 중에 어느 학이 나올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鶴()은 十長生(십장생)의 하나로 장수를 상징한다. 鶴壽(학수)로다.

 

  거위를 뜻하는 한자는 鵝(거위 아)이다. ()에서 발음이 왔으며, 거위의 울음소리를 흉내 냈다. 본디 날아다니는 오리[()]과에 속하며 기러기[()]를 食肉(식육)용으로 개량한 변종으로 헤엄은 잘 치나 잘 날지는 못하며, 밤눈이 밝아서 개 대신으로 기르기도 한다. (), (), () 등은 발음도 서로 통하므로 가족 글자에 해당한다. ‘굿 본 거위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 남의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었다가 봉변당하지 말지니라.

 

  현대인의 대부분은 도시 생활에 젖어 있다가 보니 새와 친숙할 기회가 적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의 새 공부는 좀 어려웠다고 생각된다. 웃기는 것은 ‘어렵다’라는 뜻의 難(어려울 난) 자에 새[()]가 붙어 있는 사실……. 오잉? ()은 ‘菫(진흙 근)+(새 추)’로 진흙에 빠지면 새가 날기 어렵다는 뜻이다. 難題(난제), 困難(곤란), 難兄難弟(난형난제)로다.

 

  추운 날씨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抱擁(포옹)이 그립다. 포옹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랴? (안을 포)를 보면 손[()]으로 싸고[()], (안을 옹)을 보면 새[()]가 둥지에 깃들 듯이 온화하게[()] 잦아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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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권상호
鳳鳴朝陽
啐啄同機(時)- 원래 중국의 민간에서 쓰던 말이며, 임제종의 공안집이자 선종의 대표적인 불서인 송나라때의 <벽암록>에 공안으로 등장하면서 불가의 중요한 공안이 되었다. 공안은 화두라고도 하는데, 깨우침을 위한 물음의 요체이자 수수게끼로, 책으로 말하면 제목과 같다.
교육.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선종(禪宗)의 공안(公案) 가운데 하나.
反哺之孝

歡呼雀躍
如鳥數飛-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

鶴首苦待
鴻鵠之志

鳶飛魚躍
龍舞鳳翔

鵬程萬里
群鷄一鶴

鶴壽千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