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입고 임명장 받은 진정한 '자유인'
-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대학 동기이자,
동료 교사이기도 했으며,
하숙집에서 총각 시절의 마지막을
보냈던 옛 친구.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이었던
이창동,
내가 늦게나마 장가갈 때,
축의금까지 챙겨 주었던
벗.
그는
언제나 과묵하고 진지한 편.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도,
하루에 세 마디 말이 넘지 않는다.
그는 소설을 쓰고
나는 붓글씨를 썼으니
그럴 수밖에.
그러나
어쩌다 떠지는 용암 분출.
그의 말은 언제나
절제된 함성으로
조용하면서 우렁찼다.
'소통'의 문제를 화두로 안고
자기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진정한 자유인,
이창동.
전화도,
축전도,
꽃다발도
모두 포기함이 도움이 됨을 알고 있다.
......
문화관광부 장관님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아랫글은 중앙일보에서 삼가 퍼왔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현장 동료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군대 영장 받고 공익 근무하는 걸로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영화감독 출신 이창동(李滄東·49) 제6대 문화관광부 장관이 임명장을 받은 27일 밝힌 각오다.
현장 문화예술인 출신의 첫 문화부 장관답게 그는 이날 검은 와이셔츠 위에 캐주얼 양복을 입고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파격을 보였다. 자신의 레저용 승용차인 산타페를 손수 몰고 문화부에 첫 출근을 했다. 취임식을 생략하고 간부들과 가볍게 차를 마시며 상견례를 했다.
신임 李장관은 1997년 `초록물고기`로 영화감독에 입문했으며 지난해 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았다. 국어교사를 하다 중편소설`전리(戰利)`로 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로 데뷔했으며 `그 섬에 가고 싶다``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시나리오를 썼다.
노사모 회원으로 지난 대선 당시 盧후보 진영에서 활동했으며 방송 찬조연설에 나왔다. 영화감독 정지영씨, 노사모 고문을 지낸 문성근씨, 회장이던 명계남씨와 절친하다. 이들과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운동을 하다 이를 지지한 盧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격이 아주 꼼꼼해 완벽주의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영화를 촬영할 때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오지 않으면 한 장면을 수십차례 반복해 찍는 바람에 촬영장 분위기가 숨이 막힐 정도였다는 게 영화인들의 말이다.
성격은 과묵하고 내성적이지만 주관이 뚜렷하다. 인기 TV드라마 `고백`의 작가 이정란(李貞蘭·48)씨가 부인이다. 李장관은 베니스 영화제 공동 기자회견에서 "귀국하면 아내가 많은 트로피 대신 돈을 가져다 주면 더 좋겠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채인택 기자
ciimcc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