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또 그렇게 다가왔다. 삼한사온 육한일온으로 느껴진다. 추우면 추워서 좋고 풀리면 풀려서 좋다. 오십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이래저래 생각도 고개를 숙이나 보다.
차로 강을 건널 때마다 높은 난간이 시야를 가려서 아쉽다. 어린 시절 집안 어른을 따라 시제를 지내려 살얼음을 깨며 낙동강을 건너던 기억이 새록새록. 시루떡을 받침으로 받아든 음복에 아픔도 잊었다.
가야산 산그림자에 가야산호텔 저녁 연기가 정겹다. 온천 청정수에 몸을 풀고 고개들어 몸매 보니 머리카락 성글고 잔주름 빼곡하다. 성근 이빨 안 보이나 불룩한 배 도드라져.
그래도 지나칠거나 막걸리 한 사발에 산채 비빔밥. 옆 자리 가족은 어른은 내 또래 군에서 휴가나온 막내와 함께 아들 둘 앉혀 놓고 오리고기를 구워낸다. 한 접시 담아주니 불감청언이나 고소원이라. 어화 시골인심 좋을시고... 옆 댁의 초청으로 반월정에 들어서니 차가운 겨울바람이 차라리 다사롭다. 하늘의 삼태성은 연처럼 오르고 주인장의 사철가는 세월을 제촉한다. 앵콜 소리 사랑가는 마누라 북장단이 제격이라.
氣지개로 생기 지고 하품으로 탁기 씻어 대구로 가자스라. 범어사거리 겨우 찾아 저으기 오르막에 금불이 기다린다. 수기수기 수수기 생수가 약수로다. 진귀스님의 진기명기 무상이 실상이라.
과메기 냄새 맡으러 산으로 가다니. 여기가 포항시 영일군 죽장면 비행기 한 대가 긴 꼬리 달고 좁은 산길 안내한다. 동해의 파도가 한반도에 부딪치고 태평양 무역풍이 대푹풍과 맞부딪쳐 무진장성 용마루에서 하늘로 오른다. 사자견 설법에 산 바위 내려 앉고 깊은 골 수림들은 재즈를 거른다.
포식중의 군고구마도 기름 잘잘 절편도 국시 한 그릇에 떠내려가고 나옹선사 토굴가에 밤결탄 우주선은 서울로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