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珍島 消息 5(진도노래 動映像)

‘진도 가서 소리 자랑 마라’ 
   진도를 아는 사람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문화 예술적인 곳을 꼽으라면 단연코 진도를 든다. 한국적인 멋과 흥을 변함없이 간직하고 있으며, 수많은 예술인들이 이 곳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진도 사람들은 다 예술인이다’라고까지 말한다.
  밭을 매는 아낙네도, 고기잡이하는 남정네도 소리 한 곡 쯤은 예사로 뽑아낸다. 예전에는 들에서 일하던 여자들이 지나가는 남자 앞에 짚단을 던져 길을 막고 노래를 청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남정네가 소리를 잘하면 새참을 대접했고, 쭈뼛거리거나 소리가 시원찮으면 망신을 줘 보냈다고 한다. 그래서 ‘진도에 가서 소리자랑 하지 마라’는 말이 생겨났다.
  죽음에 대한 진도 사람들의 인식은 남다르다. 신들린 듯 저승길을 넘나드는 씻김굿은 1979년 세계 민속음악제에서 금상을 탄 바 있다. 무당이 상복을 입고 춤과 노래로 신에게 빌어 망자의 한을 풀어주는 씻김굿은 음악성과 춤이 뛰어나다.
  또한 다시래기는 상가에서 출상(出喪) 전날 밤에 노는 놀이로서 사물악기 반주에 맞춰 노래와 춤과 재담으로 이어지는 가무극적인 놀이다. 상가의 무거운 분위기를 한바탕 ‘축제’로 바꾸어 상주들의 슬픔을 달래주는 아주 독특한 형식이다.
  만가는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민요로 여자가 상여꾼으로 참여하고 사물과 피리가 메김소리와 뒷소리로 받쳐준다. 남도 들노래는 논일을 하면서 부르는 농요로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신나면서도 구성진 농요이다.
  진도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을 비롯해 10여 명의 인간문화재를 배출했다. 많은 민속학자들이 만약 진도가 없었다면 우리 나라 민속학의 흐름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인학님의 글 - 남도 예술과 민속의 본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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