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월간해인 2015. 4월호 - 鳳凰門(봉황문) 柱聯(주련)

鳳凰門(봉황문) 柱聯(주련)

 

雷鳴天地同時吼(뇌명천지동시후) 우레가 치니 천지가 동시에 울리고

雨霽江山一樣靑(우제강산일양청) 비가 개니 강산이 하나같이 푸르다.

物極魚龍能變化(물극어룡능변화) 만물이 지극하면 어룡도 능히 변하고

道精石佛自神靈(도정석불자신령) 도가 정미하면 석불도 절로 신령스럽다.

 

해인사 삼문(三門), 곧 일주문·봉황문·해탈문 등을 지나야 비로소 경내에 이를 수 있다. 이 게송은 봉황문 바깥쪽에 걸려 있는데, 입구에는 해인총림(海印叢林)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고 봉황문 편액은 안쪽에 붙어있다.

1행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삼라만상이 벌벌 떠는 장쾌한 모습을 읊고 있다. 우레 같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자 온 천지가 감동하여 사자후(獅子吼)와 같은 공명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부처님의 목소리를 사자의 울부짖음에 비유하여 사자후라고 일컫기도 한다.

2행은 번뇌가 끝나고 깨달음의 경지에 든 경계를 드러내고 있다. 번뇌의 끝, 깨달음의 출발은 비 온 뒤의 강산처럼 맑고 깨끗하기만 하다.

3·4행은 깨달음 뒤에 오는 변화의 끝없음과 불도 정진(精進)의 신비를 노래하고 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만물이 극에 달하면 물고기가 용으로 변화할 수도 있고, 도를 닦음에 정성을 다하면 석불조차도 신통하고 영묘(靈妙)하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 했다. 만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이 있다는 뜻이다. 달도 차면 기울고, 그믐을 지나면 초승이 다가온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절대적인 것은 없다. 물극즉쇠(物極則衰)라는 말도 있다. 만물은 극에 이르면 쇠하기 때문에, 모든 일에 있어서 지나침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수월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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