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월간 해인 10월호 원고 - 窮玄堂(궁현당) 柱聯(주련)

窮玄堂(궁현당) 柱聯(주련)

 

閒情且向貧中覓 한정차향빈중멱 한정은 장차 부족함에서 구하고

妙用還從樂處生 묘용환종락처생 묘용은 도리어 낙처에서 나온다.

鍾聲洗盡浮塵念 종성세진부진념 종소리로 모든 망상 씻어 보내고

澗水流消絆俗緣 간수류소반속연 계곡의 물로 세속 인연 흘려보낸다.

路上白雲隨意摩 노상백운수의마 길 위의 흰 구름을 뜻대로 만지며

鏡中淸影任吾窺 경중청영임오규 거울 속 맑은 모습 마음껏 엿본다.

一塵不到菩提地 일진부도보리지 보리의 땅에는 티끌 하나 이르지 않고

萬善同歸般若門 만선동귀반야문 반야의 문에는 모든 선이 함께 돌아온다.

 

窮玄堂(궁현당)이라면 헤아릴 수 없이 미묘한 불법의 현묘(玄妙)한 진리를 궁구(窮究)하는 큰 집이라는 뜻으로 계율을 일러주거나, 선법(禪法) 교법(敎法)을 닦는 곳을 말한다.

불법 수양에 만족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하거나 부족함이 있더라도 한가로운 마음, 곧 한정(閒情)만은 잃지 말아야 한다. 한정은 여유로운 마음의 작용 또는 본성(本性)을 뜻한다. 한정을 얻지 못하면 흔들리는 물결 위에 사물을 비춰보는 것과 같이 대상을 정확히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가난을 초월하여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경지에 들었을 때 낙처(樂處)에 산다고 할 수 있다. 깨달음의 신묘한 작용인 묘용(妙用)은 낙처에서 얻을 수 있다.

3, 4구와 5, 6구는 각각 대구(對句)로 묘용의 과정과 현상을 비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종소리와 계곡의 물로 망상(妄想)과 속연(俗緣)을 끊고, 망상과 속연을 끊으면 구름과 더불어 놀 수 있고 거울 속에 비친 또 다른 내적 자아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말의 발을 묶는 줄이지만 여기서는 얽어매다는 뜻으로 쓰였다. 속세와의 인연은 번뇌 망상의 시초이며 근본이 되므로 얽어매어야 한다.

마지막 7, 8구는 깨달음의 청정무구(淸淨無垢) 경지 보리(菩提, 불타)’와 최상의 지혜 반야(般若)’를 노래하고 있다. 불교는 보리를 획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실천수행의 방법을 주장하는 종교이다.

수월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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