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월간 해인> 8월호 - 보장전(寶藏殿) 주련(柱聯)

보장전(寶藏殿) 주련(柱聯)

七重寶樹圍金界(칠중보수위금계) 일곱 겹의 보배로운 나무는 극락세계 에워싸고

一點閒燈伴白雲(일점한등반백운) 한 점의 고요한 등은 백운과 짝하였네.

簇簇法雲生片刹(족족법운생편찰) 뭉게뭉게 법운은 작은 절을 지어내고

霏霏花雨散諸峰(비비화우산제봉) 부슬부슬 꽃비는 모든 산봉우리에 흩날린다.

己無踪跡到人間(이무종적도인간) 이미 자취 없이 인간 세상에 이르렀고

却指容顔非我相(각지용안비아상) 지금 이 얼굴도 본래의 내 모습이 아닌걸.

香裊金爐花放鉢(향뇨금로화방발) 향은 금로에서 피어오르고 꽃은 발우에 피는데

海日蟠桃開壽域(해일반도개수역) 바다에 솟는 해 같은 반도가 장수 세상을 여는구나.

이 게송은 보장전의 위엄과 아름다움, 오묘함과 신비감을 노래한 것이다. 보장전(寶藏殿)은 사찰의 보배를 수장해 놓은 집이므로 사찰 박물관(temple museum)이라 할 수 있겠다. 의미상으로 보면 성보박물관(聖寶博物館)과 차이가 없어 보인다. 보배 중의 보배는 아무래도 보장전의 유물보다도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깨달음에서 오는 법열(法悅)일 것이다.

1, 2행은 대구로 이루어져 있다. 금계, 곧 아름다운 극락세계의 모습과 부처님의 밝은 지혜를 칭송하고 있다.

3, 4행 역시 대구로 부처님의 지혜로운 가르침, 곧 법운(法雲)은 상승의 이미지로, 깨달음에서 오는 기쁨, 곧 화우(花雨)는 하강의 이미지로 나타나 있다.

5, 6행에서는 공()을 노래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본래 자취마저 없는 곳에서 왔고, 지금의 이 모습도 무상하기는 마찬가지다.

마지막 7, 8행에서는 해탈(解脫)에서 오는 기쁨과 극락의 영원성을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삼천 년 만에 한 번씩 열매를 맺는다는 신선계의 반도(蟠桃)가 등장하는 것은 불교의 수용적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수월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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