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캘리그래피

캘리그라피(Calligraphy)

캘리그라피(Calligraphy)란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라는 뜻이다. 서예(書藝)가 영어로 캘리그라피(Calligraphy)라 번역되기도 하는데 원래는 아름다운 서체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된 전문적인 핸드레터링 기술을 뜻한다.

캘리그라피는 14~16세기 북부 이탈리아의 서풍을 이어받아 시작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을 부흥시킨 사람은 영국의 에드워드 존스턴이라는 사람이다. 그리고 캘리그라피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프랑스 시인 기욤 아뽈리네르라고 한다. 그는 시를 쓰면서 글꼴, 문장의 모양이나 행간(줄간격)에 시각디자인의 의미를 전달하는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를 사용했다. 타이포그래피는 출판 용어로 활판으로 하는 인쇄술을 가려켰으나, 나중에는 편집 디자인에서, 활자의 서체나 글자 배치 따위를 구성하고 표현하는 일까지 뜻하게 되었다.

타이포그래피는 글자가 복제품으로 만들어지면서 그 기술적 용어로 함께 시작되었다. 문자가 탄생한 기원전 이후 간단한 필기도구와 함께 손으로 쓰인 글자는 타이포그래피의 영역에 들지 않는다. 한글은 특정한 날에 특정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유례없는 문자다. 거기에 더해 처음부터 인쇄본으로 세상에 반포되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한글학자, 일반인들 누구도 철자와 맞춤법 외에 형태와 운용, 변화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지만 한글은 타이포그래피를 수반하고 태어난 문자다.

그런데 '캘리그라피'라는 단어는 서양의 경우 화려한 꽃으로 장식한 문자를 가리키며, 동양의 경우 디자인의 요소가 담긴 서예와는 차별적인 문자를 가리키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용어가 없어 영문의 캘리그라피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서양에서는 이미 중세 때부터 손글씨가 보편화돼 하나의 문화 양식으로 자리 잡은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야 캘리그라피의 개념이 발생했다. 때문에 역사라고 하기에는 그 기간이 매우 짧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캘리그라피의 뿌리를 살펴보면 서예의 역사와도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의 Calli는 미(美)를 뜻하며, Graphy는 화풍, 서풍, 서법, 기록법의 의미를 갖고 있다. 결국 아름다운 서체라는 뜻이라 하겠다. 혹, 먹물과 붓을 이용해 쓴 글씨만이 캘리그라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도구에 상관없이 아름다운 손글씨를 총체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유연하고 동적인 선, 글자 자체의 독특한 번짐, 살짝 스쳐가는 효과, 여백의 균형미... 결국, 캘리그라피는 기계적인 표현이 아닌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체 모두를 포함한다. 그래서 캘리그라피의 인기가 점점 올라가고 있고, 그 활용범위도 무궁무진하다. 광고나 간판, 책 표지, 제품 패키지 디자인, 방송 프로그램 타이틀 등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최근엔 명함이나 청첩장, 메뉴판 등 일상생활에서도 적극 활용되면서 캘리그라피에 대한 쓰임새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요즘 영화 포스터같은 경우, 캘리그라피가 아닌 것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캘리그라피는 본인이 원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즐기고 도전해볼 수 있는 분야이다. 물론 '캘리그라퍼', '캘리그라피스트'로 불리는 직업군이 따로 있고, 강좌도 많이 개설되고 수강생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강의 현장에 가보면 도구면에서 붓, 붓펜, 펜, 색연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무젓가락, 면봉, 칼, 칫솔, 나뭇가지까지! 생각도 못한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해서 캘리그라피를 익히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사실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서 써보면, 도구마다 그 느낌이 다르게 표현되는 게 신기하고 또 재미있어 지루함을 덜어주고 있다. 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쓰는 재미까지 더하여 캘리그라피가 가지는 매력은 끝이 없어 보인다. 최근에는 수강생끼리 모여 작품전을 열기도 한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손글씨, 세상에 하나뿐인 감성의 손글씨, 그것이 캘리그라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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