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우울한 6. 28.

조그만 집에 전세 들어 어렵살이 살아가는 서장님
그래도 착한 아내를 둔 남편이자
든든한 아들 둘을 둔 든든한 아버지
문기 넘치는 고등 무관이라기보다
武文兼全(무문겸전)의 풍류를 아는 멋쟁이
일기를 꼬박꼬박 쓰는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인간
술 한두 잔쯤 얻어 마실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남 먼저 술값을 계산하고 나가는
속내 없는 어리석은 사람.
세상은 바로 볼 줄 아는데
정작 자신은 잘 돌볼 줄 모르는
우직한 사내.

정녕
문화와 예술에 풍덩 빠지고픈 걸까.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고자 한 걸까.
산이든 벼슬이든
오르기도 어렵지만
내려오기는 더 어렵다는데...

넉넉한 미소 속에 유머를 잃지 않는 멋쟁이
그래도 갈채를 보내는 이웃들이 많은 걸 보니
쓸만한 인간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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