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더 나은 심사를 위한 愚見

작금 서예계의 심사 비리와 이의 언론 보도로 인하여, 온통 세상이 시끄럽다. 서예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은 가슴에 상처를 입었고, 서예를 평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돈과, 이성과, 칼 앞에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예술은 순수하기에 양심의 토양 위에 본성의 씨앗을 심고자 다같이 노력해야겠다.

아래 내용은 여러 차례 공모전 심사에 직접 참가해 본 경험과 공청회 참가 및 여론을 바탕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 공정한 심사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적어 본다. 여러분의 좋은 의견을 기대합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1. 심사위원 소양 교육 : 심사 당일에 심사 시작전에 30분 정도 협회의 심사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한 정신 교육을 한다. 모든 심사 위원들이 이상적인 제도와 방법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사숙관계, 정리, 학연, 지연, 개인적 감정 등의 배제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가질 필요가 있다.

2. 심사 분량의 고른 안배 : 예컨데, 일반적으로 같은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심사 작품 분량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문 : 한글 : 문인화 : 전각 = 30 : 10 : 6 : 1

이를테면 대표적인 3개 단체 공모전의 경우, 2천 점 안팎의 출품 중에 1,200점 정도가 한문인데, 한문 심사는 타장르에 비하여 내용상 어려운 데도 불구하고 몇 배 많은 분량을 같은 시간에 심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루에 300점정도 심사가 알맞은 분량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한문의 경우 2, 3인으로 한개 팀을 구성하고 전체 4개 팀으로 나누어 심사한다면, 어느 정도 소수 책임 심사가 가능하리라 본다. 물론 팀을 구성할 때에는 이해관계 없이 추첨을 통하여 정한다면 더욱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한글도 2개팀 정도라도 나누면 가능하리라 본다. 똑 같은 시간에 어려운 한문 심사를 그것도 몇 분량을 한꺼번에 심사한다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따라서 정리에 따른 심사가 이루어지기 쉽다. 출품자 입장에서는 일년 농사라고 하는데, 심사가 몇 초 만에 끝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3. 전체 작품 수준 별견 : 본 심사에 들어가기 전에 전체적인 작품 수준을 우선 점검해 보는 일이 중요하다. 이는 심사의 시작과 끝의 일관성 있는 점수 배점에 중요한 관건이 된다.

4. 샘플 작품 가채점 : 공무원 시험이나 대학 입학 본고사 등 각종 논술 시험에서 실시되고 있는 방법인데, 일단 단계별로 몇 작품 샘플로 선정하여 심사위원 각자가 채점을 해 보고, 수합하여 서로 비교 검토하는 일이다. 이는 개인적인 주관의 배제 및 객관적인 심사 안목을 비교 검토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5. 컴퓨터에 의한 상대평가 점수제 : 심사위원의 절대평가에 의존할 경우, 정리에 따라 5점 또는 1점만 무더기로 줄 수 있다. 이런 경우 문제점은 남을 낮추고 나를 올려야 만이 내편의 입선이 유리해 진다는 생각인데, 이렇게 할 경우 심사위원끼리 연합전선이 생길 우려가 있고, 잘 쓴 작품이 떨어지는 불행은 방지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하여 더러는 1차 심사는 합의제로 하면 훌륭한 작품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컴퓨터를 이용한 아래와 같은 상대평가를 한다면 잘 쓴 작품이 떨어지는 일 없이, 공정한 심사가 될 것이다.

5(10%)+4(20%)+3(40%)+2(20%)+1(10%)

환언하면 정상분포 곡선이 되게 점수를 주어야 한다. 컴퓨터를 통하여 5점을 10% 이상 줄 수 없게 하고, 1점도 10% 이상 줄 수 없게 할 때, 이상적인 상대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예컨데, 대학에서 A학점은 10% 이상 줄 수 없고, B학점을 20% 이상 줄 수 없게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전에 조정해 놓으면 그나마 이쁘다고 모두 A학점을 주고, 밉다고 모두 E학점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꽃은 아름답지만 떨어져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처녀도 아름답지만 버려야 아줌마가 될 수 있다. 아름다운 꽃과 처녀를 보기 좋다고 그대로 비끌어 매어 둘 수는 없다. 꽃보다 소중한 열매와 처녀보다 숭고한 종족보존을 위하여 때로는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지나치게 상징적인 표현을 했는지 모르지만 더 큰 것을 위하여 작을 것을 버릴 줄은 알아야 하겠다.

오늘은 과거의 끝이자 내일의 시작이다. 과거 나의 많은 선택들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듯이 오늘도 나는 많은 선택을 하고 있다. 눈앞의 1, 2년을 바라보지 말고, 적어도 10, 20년 후를 내다보고 다 같이 공경받으며 떳떳하게 살 예술가의 길을 모색해 보자.

우선 눈에 보이는 어지러운 책상 위를 정리해 보자. 낙관을 할까 말까하고 망설이던 많은 작품을 과감하게 버리자. 그리고 새로운 구상을 해 보는 거야......

 

이상의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고뇌에서 나온 것임을 밝혀 둔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