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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몸담고 있는 서울미술협회로부터 원고 청탁이 들어왔다.
'내가 바라는 서울미술협회'를 내용으로
A4용지 한 장 정도로 써 달라는 것이다.
다가가는 서울미협
서예분과 부위원장 權相浩
풀뿌리민주주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제가 전면적으로 부활한 것은 1995년 이후의 일이었다. 풀뿌리민주주의란 지역사회 주민들이 그 지역의 정치 사회 교육 문화 등 모든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하는 등 자치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밑바탕에서부터 민주정치가 실현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지방자치제에 부응하여 서울미술협회도 우여곡절 끝에 2002년 5월에 모임을 결성하고, 당년 11월에 사단법인으로 설립허가를 받아 현판을 걺으로써 비로소 풀뿌리서울예술의 싹을 틔웠다. 아직은 발아 단계에 지나지 않지만 앞으로 결실을 보기까지 성장과정에서 분담해야 할 회원 모두의 고통은 너무나 크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마지막 단추도 제대로 꿸 수 있다는 교훈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하여 세계에 알려진 서울은 이제 문화 예술 컨셉으로 힘을 얻어야 발전할 수 있다. 이미 산업, 금융, 기술, 정보 분야에서 뛰어난 서울이 문화 예술 방면에서도 세계적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우선 문화 예술이란, 이의 생산자나 향유자 모두 특정 계층의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창출하고 감상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한다. 잘하고 못함은 있을지라도 노래방에서는 누구든 노래할 수 있고, 마당에서는 누구든 공을 찰 수 있듯이, 문화 예술도 일상에서 모두가 느끼고 즐기며 삶의 질을 고양할 수 있는 매체이어야 한다.
서울미술의 발전은 서울시 문화관광국의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요, 서울미술협회 임원의 활동만으로 성사되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회원들만이 용을 쓴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이른바 시장 연합, 기업 연합처럼 문화 예술도 단체 상호간의 비방이나 냉대가 아닌 진정한 정보 학술 교류와 연합이 이루어져야 상생할 수 있다. 구멍가게가 대형 할인매장을 당할 수 없는 논리와 같은 이치이다.
그렇다면 그 연합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서울 문화 예술의 구심점에 서 있는 서울미술협회가 탄생의 아픔을 겪었지만 이제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통한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 뒷짐 지고 점잔빼는 수차례의 공식적인 초대전, 공모전 개최만으로는 안 된다. 시민이면 누구나 ‘아, 그 단체? 내가 잘 알지.’ 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다가가는 협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 신문, 잡지 등 일반인들이 쉬이 접할 수 있는 대중 매체와의 섭외를 통하여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 서울시 및 각 구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아름다운 서울 설계 및 개선은 물론 길거리 전시라도 전개해 나가야 한다. 환언하면 ‘다가가는 서울미협’이 되어 보자는 것이다.
정보 시대에 걸맞게 인터넷을 통한 홍보 및 세계 여러 미술단체와의 정보 공유도 중요하다. 현재 개설된 홈페이지는 서있기만 하지 앞으로 걸어가지 못하고 있다. 기관지 <서울미협>의 모든 내용은 물론, 회원의 글과 작품도 꾸준히 올라야 한다. 미술협회 사이트로서 다양한 볼거리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미술 관련 소식은 물론 회원의 동정도 가정에서 살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유게시판에는 단 소리 쓴 소리 모두 들을 수 있는 아량도 베풀어야 한다. 홈페이지 개설만이 능사가 아니라 관리가 몇 배 더 중요하다.
시민과 회원은 물론 기업체와 관청 옆으로 능동적으로 다가가는 서울미술협회의 앞날을 기대한다. 문화예술의 구심점에서 샘물처럼 낮게 드리운 서울미협에 내 얼굴이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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