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인터뷰 기사 - 월간 <뷰티 라이프> 2023. 3월호

 월간 'BeautyLife' 2023. 3월호


Feel 넘치는 필진국(筆進國)


권상호(문학박사)

Who When Where? - 캘리그라퍼 권상호

1954년 경북 예천군 지보면 수월리에서 태어난 도정(塗丁, 수월) 권상호(權相浩)는 2020년 제3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문자연구와 서예활동을 필생의 업으로 삼고 활동해 왔으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대창중·고등학교를 거쳐 경북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석사 및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43년간 감천고등학교, 마성중학교, 신일중·고등학교, 경희대학교,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고려대학교 등지에서 국어와 한문 및 서예를 지도하였다.

현재는 풍덩예술학교(교장), 인사동예술교육원(원장), 도정문자연구소(대표),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외래교수) 등지에서 캘리그라피, 한시, 문자학 등을 교육하고 있다. 건강과 행복을 위한 서예 특강 및 유튜브, 블로그, 홈페이지를 통한 캘리그라피 홍보에도 열중하고 있다. 신문, 잡지 등에 칼럼을 쓰면서 개인전 7회, 온라인서예전 21회를 개최하였고, 수백 회의 그룹전에도 참가한 바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독립기념관, 이육사문학관, 추사기념관 등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저술로는 『말글뜻』 『문자로 보는 세상』 『이룸예감』 『고등학교 서예 교과서』 『국회의장 정의화의 조부, 초산 정순용의 여행시집(번역)』 등이 있으며, ‘도정문자연구소’를 주재하면서 ‘생의 한마디’ 남기기 활동을 도모하고 있다.

What Why? - 캘리그라피와 인연

세상은 마침내 OpenAI가 만든 'ChatGPT 신드롬'에 빠지기 시작했다. 필기도구로서의 붓의 역할은 키보드와 키패드가 대신하더니, 이제는 음성인식 프로그램이 목소리를 문자로 바꿔주는 시대가 도래했다. AI시대를 맞아 붓은 이제 필기도구가 아니라 놀이도구로 변신했다. 붓의 옛 표기는 ‘붇’이었다. 붓을 자주 ‘붙잡으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붓을 붙잡고 즐기며 놀아보자는 취지에서 탄생한 장르가 바로 캘리그라피이다.

푸른 별 지구의 호흡은 바람이고, 핏줄은 물이다. 바람과 물, 곧 풍수(風水)가 흘러야 지구가 죽지 않는다. 인간도 호흡과 심장 박동이 멈추지 않아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놀랍게도 붓에도 바람이 일고, 먹물이란 피가 흘러야 글씨를 쓸 수 있다.

의사소통에서 말의 내용보다 목소리가 더 중요하듯이, 의미 전달에서는 차가운 활자체보다 손으로 직접 쓴 손글씨가 더 정감있게 다가온다. 왜냐하면 손글씨, 곧 캘리그라피에는 쓴 사람의 감성이 흐르기 때문이다. 놀이도구인 붓을 가지고 노는 것도 혼자보다 여럿이 낫다. 이에 착안하여 창립된 단체가 한국캘리그라피창작협회(KCCA, 박혁남 이사장)이다.

필자는 1990년대부터 ‘라이브서예(Live Calligraphy, LC)’라는 이름으로 붓글씨 행사를 무대 위에 올리기도 하고, 노상이나 운동장, 극장이나 공원 등 장소를 가리지 펼쳐왔다. 한국이 4강에 들었던 2002 코리아재팬 월드컵 행사를 기점으로, 2005년에는 3일간의 청계천 라이브서예 공연, 2006년에는 토요일마다 청계천 장통교 위에서 사물놀이와 라이브서예 행사를 펼친 바 있다. 이 외에도 대통령취임 축하, 청와대, 삼성, 현대, 조선호텔, 롯데백화점 새해맞이 대붓 퍼포먼스, 여의도 증권사 개장, 정선 아리랑축제, 제천 한방바이오축제, 안견·안평대군 기념행사, 김삿갓문학제, 류관순 열사 탄신 기념전,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의 록밴드와 함께하는 라이브서예, 노원 소리빛카페 붓공연, 가평 문화예술회관에서의 몬테라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서예의 협연, 광화문광장 강강술래 축제 등 수백 회의 라이브서예 행사를 거치면서 폐쇄적인 서예 마인드를 확 바꾸었다.

How? - 캘리그라피 활동의 미래를 위하여

라이브서예의 성공을 위해서는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반드시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씨보다 문사철(文史哲), 시서화(詩書畵)의 첫 번째에 해당하는 ‘문(文)’과 ‘시(詩)’에 대한 소양을 먼저 갖춰야 하므로 오랜 수련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캘리그라피창작협회 서울지부장의 직책을 맡고 있으며, ‘학문과 예술의 가치는 실천과 공유에 있다’는 기치 아래 라이브서예 활동을 국내외에서 꾸준히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관광 및 한글홍보 활동도 열심히 펼치고 있다. 음악, 무용, 문학 등과 함께하는 캘리그라피는 현장성, 즉흥성이 강하기 때문에 현장캘리, 행사캘리, 콜라보캘리 등으로 부를 수도 있다.

생각과 느낌의 씨앗인 말과 글에서 빛바랜 이성과 감성을 되찾고 느림의 미학인 캘리를 통하여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아야 한다. 발음과 어원 속에 숨어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철학의 싹을 틔우고, 라이브서예 활동을 통하여 어렵게만 느껴지는 모필 전설의 봉인을 풀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속은 예술에 풍덩 빠지는 일이다. 미술은 눈으로 마시는 아름다운 술이요, 음악은 귀로 마시는 즐거운 술이다. 그렇다면 캘리그라피란 어떠한 술인가? 음악적인 운필의 결과로 회화적 조형까지 나타나니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 칵테일 정도가 되겠다.

여생은 캘리그라피 전도사로서 다양한 스토리캘리를 펼치고 싶다. 음악에 실내악이 있듯이 격조 있는 실내 캘리를 펼치고 싶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하여 중도에 펼치지 못했던 해외 버스킹 라이브캘리를 펼치고자 한다. 졸부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화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K-pop, K-Cinema가 세계에 맹위를 떨치듯 Feel이 넘치는 筆진국을 이룩하기 위해 인생 4분기를 바치고 싶다. 희망은 결코 실망하게 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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