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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호
고민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들어요.
시를 하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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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leisure)
근심에 가득 차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슬픈 인생일까?
나무아래 서 있는 양이나 젖소처럼
한가로이 오랫동안 바라볼 틈도 없다면
숲을 지날 때 다람쥐가 풀숲에
개암 감추는 것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햇빛 눈부신 한낮, 밤하늘처럼
별들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아름다운 여인의 눈길과 발
또 그 발이 춤추는 맵시 바라볼 틈도 없다면
눈가에서 시작한 그녀의 미소가
입술로 번지는 것을 기다릴 틈도 없다면,
그런 인생은 불쌍한 인생, 근심으로 가득 차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W. H. Davis의 <가던 길 멈춰 서서>
이 시를 쓴 W.H. Davis(1871-1940)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평생 거지의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신분은 거지일지라도 마음만은 늘 여유 있고 풍요로운 삶을 만끽하며 살았음이 이 시에서 읽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