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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동원
지금까지 『서예는 우리 동양에만 있는 예술(서양에는 없는 것이라기 보다는 발전시키지 않았다. 참고 : 오후규, '언어와 서예', 월간서예 1997. 3)』이라는 것을 여러 가지 각도에서 그 특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서화동원(書畵同源)'이라는 말도 서양과는 달리 서예를 전통예술로 생각하고 있는 우리 동양에서 사용하고 있는 말로 이것도 서예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서화동원'이라는 말도 '서여기인'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평범한 서예관련 용어로서만 생각하면 『서예의 특성』과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서예의 예술성에 관한 기준설정이나 발전방향 과 관련해서 생각하면 의외로 대단히 큰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 서단에 영 향력을 줄 수 있는 용어이다.
(1)서화동원의 어원
서화동원설과 관련한 여러 문헌들을 참고해 볼 때, 서화동원이라는 말은 옛날부터 사용되어 온 말이나, 이 말의 근원도 '서여기인'의 경우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그 우너천이 불분명한 산골짜기의 물이 모이고 모여 개울물이 되고, 이것이 냇물로 되는 것과 같이 서화 의 발생이후 이 문화를 이어온 많은 사람들에 의해 서화동원의 원천이 될 여러 가지 말이 언급되어 오다가 하나의 용어로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후대로 내려오면 서 점차 서예도 그림과 마찬가지로 예술로 인식되면서부터 그 기원을 문자의 기원으로부터 는 물론 용구와 용필의 동질성으로부터 찾을려고 하였던 것 같다. 원시 상형분자의 회화성에 근거한 표현(참고 1 : 이호남, 서화동원설 연구, 원광대학교 대학 원 미술학과, 1995년, p.25~32, 참고 2 : 김병기, 서의 예술성에 관한 소고, 대구서학회 제1집, p.43)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즉, 『괘(卦)는 그림에서 비롯되었고, 그림이 비로서 서를 낳았다.(원문출처 : 왕추,전당문(全唐文) 권324, 위화인사표(爲畵人賜表),창힐(倉署)은 눈이 네 개 있어서 우러러 하늘에 드리운 형상을 관찰하고 새와 거북이의 자취를 본떠서 드디어 문자의 모양을 정했다.조물주도 그 비 밀을 감출 수 없어 하늘에서 곡식이 내렸고신령들도 그 모습을 숨길 수 없어 귀신이 밤에 울었다, 이때에는 서(書)와 화(畵)는 한 몸이 되어서 아직 나누어지지 않았다.(원문출처 : 장 언원(張彦遠),역대명화기서(歷代名畵記 ) 권 1),서와 화는 본래 한몸에서 시작된 것이다. 대 개 벌레, 물고기, 대 등의 모양을 따서 만든 문자는 모두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과두 문자가 생긴 이후에야 비로소 서와 화가 분리되었다고 할 수 있다.(원문출처 : 선화화보 (宣和畵譜) 제16권, 화조)』 위의 표현은 의도적으로 조작되고 지나치게 흥진만장식 중국 과장법이 사용된 표현임에는 틀림없으나 서화동원이라는 말의 기원을 생각할 수 있는 하나의 참고는 될 수 있다. 사실, 원 시문자의 초기는 상형(象形)과 지사(指事)가 대부분이었다. 상형문자느 ㄴ물체의 형상을 그린 것으로 그것은 가장 단순한 소묘화(素描畵)였다. 지사문자는 상형적 기호에 의해 의미를 나 타낸 것으로 사물의 상징성을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이것보다 뒤에 생겨난 회의(會意)와 형 성(形聲)문자들도 물체의 모양을 포함하고 있는 점에서는 위와 같은 표현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상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원시상형문자의 회화성에 근거한 서화동원설의 내용이나, 문 자발생의 동기나 회화발생의 동기로 볼 때 다소의 모순점이 있으므로 미술 이론가들에 의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이것과는 달리 사용요구의 동일성으로 인한 표현방법과 예술의 유사성에 근거한 서화동원 설이 있다. 이것의 근거로 김병기 선생(성의 예술성에 대한 소고, 대구서학회 제1집, 1991, 4 3~44)은 다음과 같은 문헌을 인용하고 있다.
즉, 『"무릇 사물을 그린다는 것은 반드시 모양을 같게 하는 데에 있다. 그리고 모양을 같게 하는데는 반드시 그 골격을 온저히 함이 필요하다.골기나 형상을 같게하는 것은 모두 개인의 뜻을 세우는데에 그 근본을 두고 있지만, 그 뜻을 표현하는 것은 다 용필로 귀결된다.그러므 로 그림을 잘 스리는 사람은 대부분 글씨도 잘쓴다.(원문출처 : 장언원(張彦遠), 역대명화기서 (歷代名畵記 ))", 흔히 왕희지는 오리를 좋아했다고 말들 하는데, 왕희지가 오리를 좋아한 뜻은 오리가 목을 좌우로 움직이는 것이 마침 사람이 붓을 잡고 손목을 이리저리 궁글려 글 을 쓰는 것과 같아서 그것을 취하려 함에 있었다. 이것은 바로 그림에서의 용필과 서예에서 의 용필이 같음을 의미한다.그러므로 사람들은 대부분 글씨를 잘쓰는 사람은 그림도 잘 그린 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 요체는 바로 손목을 움직여 용필함에 막힘이 없는데 있다.(원문출처 : 곽희 (郭熙), 임천고치집(林泉故致集))"
이외에 형호(荊浩)의 필법기, 곽희(郭熙)의 임천고치(林泉高致), 당인(唐寅)의 육여거사(六如居士) 중의 화보(畵譜)("옛사람이 말하기를 그림에 붓끝의 흔적이 없음은 서예인의 잠봉과 같아 야 한다. 원나라 의조맹부는 자기의 그림에 자제(自題)하여 말하길 돌은 비백과 같아야 하고, 나무는 전서쓰기과 같아야 하며, 대나무를 그리는 데는 반드시 8법에 통하여야 한다. 만약 누 군가가 이를 안다면 글씨와 그림이 본래 같은 줄 알게 되겠지."라고 하였으며, 왕불은 말하기 를 "대나무 그리는 법은 줄기는 전서와 같고, 가지는 초서와 같고, 잎은 해서와 같고, 마디는 예서와 같아야 하니, 이른바 서화가 한가지 법이다."라는 말이 믿을만 하도다.), 추사 김정희 (1786~1856)의 시서화(詩書畵) 정신 등을 인용한 문헌(이호남, 서화동원설, 연구, 원광대학교 대학원 미술과, 1995, p.28~32) 등 서화동원설과 관련된 문헌은 많으나 대동소이다.
이상에서와 같은 문헌들을 볼 떄 그림과 글씨는 그 발생점이나 표현적 원리는 같으나 발전 과정이 서로 다르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자는 문자의 발생이 상형과 지사에서 시작되었 으나 문자중에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줄어들었고, 이들의 상형성도 줄어들게 되었다. 이렇게 됨에 따라 글은 실물의 형상과 닮아야 한다는 제약으로부터 해방되어 그 자신 독자의 형식 미를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점이나 선의 배치, 문자의 구조, 행의 구성이나 배치, 기세, 골격, 신운, 예술효과 등을 다방면으로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즉, 서예술은 구체적 상형성을 버림과 동시에 추상적인 필획선에 생명을 부여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일층 간결하게, 그리고 직접적으로 미의 정수를 집중하였다. 이와같이 하여 서는 창작자를 이상화하는 번미나 정취를 표현할 수 있는 예술로 발전하게 되었고, 또 자기 자신을 표출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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