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조선 후기의 위대한 서예가이자 탁월한 실학 사상가이며 금석학자였던 걸출한 학자 김정희(1786-1856). 1791년 불과 여섯 살의 나이로 입춘첩을 써서 박제가, 채재공 같은 대학자를 놀라게 하였으며, 홍안(紅顔)의 나이에 중국의 대석학 옹방강, 완원, 주학년 등을 만나 경학, 금석, 고증, 학예를 두루 담론하였던 천재.
병조참판의 자리에 오르는 등 정치적으로도 입신하였지만 이후 귀향으로 여생의 대부분을 보내는 파란의 삶이기도 했다.
그리고 추사체가 완성되고 불후의 명작 세한도가 그려진 것 또한 제주도에서의 9년 유배 시절이었다.
추사체는 금석문에서 보이는 힘찬 기법을 원용하여 역동적이고 강렬하며 고졸(古拙)한 필법을 창조해낸 것이다.
그 이전까지는 중국을 그리워하며 한나라 비문글씨체의 법도를 주장하고 중국 문인의 절묘한 멋을 한국에 옮겨 심었던 그가 이렇듯 자신의 감정과 개성이 유감없이 실린 글씨를 만들어내며 추사체를 완성하였다.
[세한도]
세한도는 지극정성으로 섬겼던 제자 우선 이상적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이다.
겨울을 맞은 뒤에야 소나무, 잣나무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이 그림은 휑한 겨울 바람이 느껴지는 자리에 허름한 집 한 채, 좌우로 잣나무와 소나무 네 그루가 있고 나머지는 여백으로 이루어진, 길이 10미터가 넘는 대작이다.
그 아래에는 붉은 도장의 네 글자가 적혀 있다. 오랫동안 서로 잊지 말자(長毋相忘).
권상호
입춘축(立春祝), 춘첩자(春帖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