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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의 축사>
<작가의 변>
바람길의 붓 노래
인생은 바람이다.
무풍(無風)이려니 했는데 미풍(微風)을 만나기도 하고
순풍(順風)이려니 했는데 폭풍(暴風)을 만나기도 한다.
인생은 소풍(逍風) 온 풍각쟁이와 같다.
뜻밖의 돌풍(突風)을 만나 고생할 때도 있지만
재수 좋으면 돌풍을 일으키는 수도 있다.
오늘도 바람 따라 길을 나선다.
미세먼지 몰아낼 청풍(淸風)은 어디 갔나.
바람을 거역하면 역풍(逆風)을 만나고
바람을 모독하면 중풍(中風)을 맞겠지.
풍속(風俗)이란 이름으로
예부터 불어온 귀한 바람은 유풍(遺風)이렷다.
‘남길 유(遺)’ 자에 ‘귀할 귀(貴)’ 자가 들어있으니
아무것이나 남겨서는 안 되리.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라이브 서예란 이름으로
현장에서 흑풍(黑風)을 일으키는 붓 바람이다.
이 풍진(風塵) 세상에서 붓을 잡은 건 그나마 천행이다.
너나들이하며 한잔 기울이면 붓 잡은 손은 계절풍(季節風)
샛바람처럼 다사롭게 마파람처럼 뜨겁게
하늬바람처럼 상큼하게 높새바람처럼 매몰차게
바람길에서 불러보는 붓 노래
바람결에 필흥(筆興)을 얻는 붓 놀이
붓 바람은 붓 길이 되고 붓 노래가 되고 붓 춤이 된다.
질풍(疾風)만 바람이랴 필풍(筆風)도 바람이다.
훈풍(薰風)에 보리알 익듯 내 글씨도 익어갈까.
먼 훗날
도정서풍(塗丁書風)이 슬몃슬몃 불어오길 바라지만
붓 바람은 결코 수월하게 노래하지 않는다.
내 글씨가 또 하나의 추풍낙엽(秋風落葉)임을 알기에
차라리 태워서 냉가슴에 불을 지핀다.
불씨가 글씨가 되고 글씨가 다시 불씨가 된다.
바로 이때 붓 가락의 에너지, 열풍(熱風)이 인다.
그 누가 알아주나 기막힌 내 사랑을
울어라 열풍아 밤이 새도록~
1. <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 제16장致虛極 守靜篤 (치허극 수정독)萬物竝作 吾以觀復 (만물병작 오이관기복)夫物芸芸 各復歸其根 (부물운운 각복귀기근)歸根曰靜 是謂復命 (귀근왈정 시위복명)復命曰常 知常曰明 (복명왈상 지상왈명)不知常 妄作凶 (부지상 망작흉) 知常容 容乃公 (지상용 용내공)公乃全 全乃天 (공내전 전내천) 天乃道 道乃久 (천내도 도내구)沒身不殆 (몰신불태) 허(虛, 비움)에 이르기를 지극히 하고, 정(靜, 고요함)을 지키기를 돈독히 하라.만물은 서로 어울려 생기나, 나는 그 돌아감을 본다.무릇 만물은 무성하지만, 각기 그 근원으로 돌아간다.근원으로 돌아감을 정(靜, 고요함)이라 말하니이를 일러 복명(復命, 본성이나 생명의 회복, 순리를 따름)이라 한다.복명(復命)을 상(常, 변함없음, 영원)이라 말하고, 상(常)을 아는 것을 명(明, 밝음)이라 한다.상(常)을 알지 못하면, 망령되게(거짓되어) 흉(凶, 나쁜 일, 허물)을 저지르게 된다.상(常)을 아는 것은 용(容, 포용, 너그러움)이고, 용(容)하면 공(公, 공정)하며,공(公)하면 전(全, 널리 미침)하고, 전(全)함은 천(天, 하늘)이며,천(天)은 도(道)를 따르고 도(道)는 오래가니,몸은 사라지더라도(죽더라도) 위태롭지 않다.
2. ‘여유(餘裕)’란 무엇일까. 한때는 여유를 사치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SNS 시대를 맞이하면서 여유는 선택 아닌 필수가 되었다. ‘여(餘)’ 자는 내가 먹고 남은 것이란 뜻이고, ‘유(裕)’ 자는 내가 입고 남은 옷이란 뜻이다. ‘포용(包容)’이란 ‘포(包)’ 자처럼 어미의 뱃속에 싸인 아이같이 감싸주거나 ‘용(容)’ 자처럼 집과 골짜기 같이 넓은 품으로 남의 말이나 행동을 받아들이는 행위를 말한다. 나를 위해서는 여유가 필요하고 남을 위해서는 포용이 필요하다. 여유와 포용으로 이웃과 더불어 살 때 행복도 더블로 다가오리라.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을 보고 여유와 포용을 생각하며 써 본 글이다.
3. 묘법자연(妙法自然) - 점 하나는 주(主) 자로 주인(主人)을 뜻한다. 불교에서 오묘하고 신기한 법문을 일러 묘법(妙法)이라 한다. 묘법자연은 평소 생각지 못한 기묘한 아이디어를 자연에서 얻었을 때 이르는 말이다.
4. 이경무다반종화(二頃無多半種花) - 여유있는 삶이란 여백이 있는 예술작품과 같다. 꽃씨를 뿌리면서 꽃이 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하고 꽃이 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하고, 꽃이 피면 또 이 꽃이 지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걱정도 팔자인가 보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을 시름으로 여기지 말자. 꽃씨를 뿌리는 것도 즐거움이고, 꽃이 지는 것 또한 즐거움이다. 꽃이 지면 열매가 생긴다. 두 이랑이 많지는 않으나 반쯤은 꽃을 심으며 살련다. 지리산이 좋아 지리산과 결혼하고 지리산 품에 살아가는 산인(山人)이 있다. 벽에 이 글이 붙어 있었다.
5. 꼴 – 이름 값하기도 어려운데 어디 꼴값하기 쉬운가. 수월.
살아가면서 쉬운듯 어려운 게 ‘밥값하기’ ‘이름값하기’ ‘꼴값하기’이다. ‘외모(外貌)’ ‘용모(容貌)’라 하면 점잖은 말이고, ‘스타일(style)’이라 하면 세련된 말인가? 국어사전에 순우리말인 ‘꼴’을 낮춤말로 보고 있는데, 이는 언어사대주의적 발상이 아닐까? ‘꼴 보고 이름 짓고 체수 맞춰 옷 마른다’ 했는데 꼴값 떨고 있는 내 꼴이 우습다.
6. 거울이 먼저 웃는 법은 없다. Just Smile. - 내가 먼저 웃을 때, 거울속의 또 다른 나도 따라 웃는다. 거울 앞에서 갖가지 표정을 지어보지만 아무래도 웃는 표정이 가장 마음에 든다. 웃음 중에 가장 작은 웃음이 미소이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첫걸음은 미소이다. 미소는 모든 사람의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지금 웃어보세요.
권상호 붓으로 웃다.
7. 마음의 무늬를 글씨로 – 얼룩은 지우고 싶지만, 무늬는 그리고 싶다. 그래서 붓을 잡고 긋거나 그리기도 한다. 그런데 내 마음의 무늬를 긋고 그려 보아도 늘 남는 건 얼룩뿐이다. 내 마음에 때가 묻었나 보다. 마음 세탁소는 어디에 있을까? 시로, 글씨로, 그림으로, 더러는 몸짓으로 아름다운 마음의 무늬를 잘 표현해 내는 작가를 보면 부럽다.
8. GRIT. 열정은 강도가 아니라 지속성이다 - 열정은 한순간 미친 듯이 좋아하는 게 아니다. 좋아하는 것이라도 미친 듯이 힘들 때가 있다. 그걸 이겨내는 것이 열정이다. 누구나 뭔가를 시작할 때는 열정이다. 새로운 취미, 새로운 사랑,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설렘이 있고 목표가 있고 열정이 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힘든 순간이 온다. 실력이 늘지 않는 순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 다른 일 다른 사람을 찾는다. <GRIT>의 저자 Angela Lee Duckworth는 말했다. 이런 것은 열정이 아니라 설렘이라고...
‘grit’의 일차적 의미는 ‘모래’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차적 의미인 ‘투지, 기개, 열정’ 등의 뜻이 파생되다니... 모래는 더 물러설 수 없는 돌 부스러기이다. 투지로 버텨야 한다? 의미가 쉬이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두고두고 생각해 볼 일이다.
9. 유시유종(有始有終) - ‘처음도 있고 끝도 있다’는 말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마무리함’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는 유시유종(有始有終)이 아니라 유시무종(有始無終)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열정이란 그럴 듯한 이름으로 시작은 잘도 하면서 ‘내 성격에 맞지 않아’ ‘내 취미와 맞지 않아’ ‘시간이 없어서’ ‘다음에 하지 뭐’ 등의 이유를 달고 중도(中途)에 그치고 만다.
초서체로 한 붓에 끝까지 써 내려갔는데, 이는 중도이폐(中道而廢)하지 않으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10. 바쁜 일상... 가끔은 쉼표와 마침표를 찍으며 살자 -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인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다. 나는 사실 글자보다 부호를 더 좋아한다. 간단하면서도 상징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쉼표는 콩의 뿌리가 돋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쉬어야 생각의 뿌리도 돋는다. 마침표는 둥근 쿠션(cushion)이나 둥근 침대를 닮았다. 모든 것을 잊고 잠에 풍덩 빠지고 싶을 때가 있다.
쉼이란 생의 과정에서 잠시 생각의 싹을 내리는 일이고, 마침표는 내려놓을 때는 거침없이 내려놓음을 뜻한다.
11. 호현(好賢) - 도정(塗丁) 필(筆). ‘호현(好賢)’이란 ‘어진 사람을 좋아하다’의 뜻이다. 문자학적으로 볼 때, ‘현(賢)’ 자는 이상적 자본주의와 잘 맞아떨어지는 글자이다. ‘눈’의 옆모양인 ‘신(臣)’과 ‘손’의 모양인 ‘우(又)’, 그리고 재화를 뜻하는 ‘패(貝)’로 이루어져 있다. 곧, ‘세상을 잘 살펴보고 열심히 일하여 모은 재화로 어려운 사람을 손으로 구제하는 일’을 뜻한다.
사상의학(四象醫學)을 창시한 조선 고종 때의 의학자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선생은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어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미워함은 천하의 많은 병이고, 어질고 착한 사람을 좋아하고 즐김은 천하의 커다란 보약이다. (妬賢嫉能 天下之多病 好賢樂善 天下之大藥)’
12. 길. 가슴 떨릴 때 떠나야지, 발 떨릴 때는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난다. 사랑도 일도 가슴 떨릴 때를 놓치면 안 된다. 열 번 만나면 발자국이 생기고, 백 번 만나면 오솔길이 생기며, 천 번 만나면 길이 뚫린다. 붓길도 마찬가지다. 가슴이 떨린다는 것은 설렘이 있다는 말로 마음만은 아직 청춘이라는 얘기다. 가슴 떨림이 없으면 젊어도 늙은이다.
13. 중도(中道) - 예서체로 써 보았다. 나는 중도좌파(中道左派)도 중도우파(中道右派)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중도관파(中道觀派)라고 할 수 있다. 중도의 사상을 갖고 중도 행보를 하되, 앞을 잘 관망(觀望)하면서 살아가야 삶의 무늬가 아름다우리라는 생각에서다.
서예 필법에서도 중봉(中鋒)을 귀하게 여기는데, 그 이유는 필봉(筆鋒)이 중심(中心)을 잃지 않아야 필획(筆劃)을 잘 그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14. now here - 영어 공부를 하다가 무릎을 치고 놀란 일은 ‘know(알다, 깨닫다)’ 안에 ‘now(지금)’가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그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오직 ‘지금’이다. 소중한 시간은 지나간 때도, 다가오는 때도 아닌 바로 ‘지금’이다. 눈에 보이는 ‘소금’과 ‘현금’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는 않는 ‘지금’도 소중하다. 사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접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밖에 없다.
또 하나. ‘where(어디)’ 안에 ‘here(여기)’가 들어있다는 사실도 감동이다. 장소 중에 중요한 자리는 바로 내가 현재 존재하고 있는 ‘여기’다. 어디가 가장 소중한 자리냐고 묻는다면, 바로 ‘여기’라고 대답하라. - 2018년 5월 5일 부휴실에서(于浮休室) 도정(塗丁) 권상호(權相浩) 사색(思索)
15. 노력은 행운이 찾아올 기회를 늘여준다 - 대개 행운이라는 것도 노력하고, 준비하는 사람에게 다가온다. 그런데 억지로 네잎클로버(행운)를 찾는다고 세잎클로버(행복)을 짓밟고 다니는 사람이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다.
16. 약(medicine)은 몸을 치료하고, 명상(meditation)은 마음을 치유한다.
영어로는 약을 가리키는 medicine과 명상을 뜻하는 meditation의 어원이 같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리고 치료(治療, treatment)는 의사가 질병이나 상처를 잘 다스려서 낫게 함을 말하고, 치유(治癒, healing 또는 therapy)는 병의 원인을 알고 미연에 심신을 다스려 예방하는 것을 말한다. 치료는 의사-환자 사이에 이루어지고, 치유는 치유자(힐러, healer)-의뢰인(클라이언트, client) 사이에 이루어진다. 치료는 의학적 방법에 의존하지만 치유는 자연의 힘에 의존한다. 따라서 치유는 저절로 병이 낫는 쪽을 가리키기 때문에 자연치유라고도 한다.
문자학적으로 보면 치료의 '고칠 료(療)'는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불기운을 사용하는 모습이고, 치유의 '병나을 유(癒)'는 병이 나아가므로 마음으로 기뻐함을 뜻한다.
약만큼이나 명상도 필요하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은 죽은 뒤에 약방문(약 처방문)을 쓴다는 말로 조선 인조(仁祖) 때의 학자 홍만종(洪萬鍾)이 쓴 <순오지(旬五志)>에 나오는 말이다. 사후청심환(死後淸心丸)이나 망양보뢰(亡羊補牢) 등의 성어나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 ‘굿이 끝난 뒤에 장구 치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등의 속담도 같은 의미다. 그렇다면 평안하게 거처할 때에 위기가 닥칠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른바 거안사위(居安思危)!
서우림(瑞友林)은 '좋은 벗이 숲을 이룬다'는 뜻의 당호이다.
17. 역경은 고난의 탈을 쓰고 온 축복이다 - 역경이나 시련을 단련의 기회로 생각할 때 성공이 보장된다. 이와 반대로 역경이나 시련이 자신에게 내려진 재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면 실패하게 된다.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 속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아낸다. ‘그래, 시련은 뛰어넘으라고 있는 거다. 시련이야말로 단련의 기회야.’
18. VOCATION - ‘job’은 ‘직업’의 의미이고 ‘vocation’은 ‘천직(天職)’ ‘소명(召命)’의 뜻을 지니고 있다.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소명으로 일하면 천직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
두인의 내용은 ‘경독(耕讀)’으로 ‘주경야독(晝耕夜讀)’의 준말이다. 글쓰기를 즐기는 나의 경우는 ‘주서야독(晝耕夜讀)’이다.
19. 생각의 힘 – 기억은 지난 일에 대한 생각이고, 판단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생각이며, 관심은 다가올 일에 생각이다. 현실에서 우리는 대개 조연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생각의 무대에서는 누구나 주연이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 선택은 생각에 의해 이뤄진다. 생각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와준다. 생각 자체에 머물러 있으면 힘없는 생각이다. 생각의 완성은 언제나 선택한 것에 대한 실천이 꼭 뒤따라야 한다. 이것이 생각의 힘이다. 생각도 근육을 길러야 생각의 힘이 나온다. 육신뿐만 아니라 생각도 건강이 필요하다. 건강한 신체를 기르기 위해 육신의 근육을 기르듯이 건강한 정신을 기르기 위해서는 생각의 근육도 길어야 한다.
20. 진충보국(盡忠報國) - 무술(戊戌) 원월(元月) 도정(塗丁). ‘충성을 다하여 나라에 보답하리’라는 뜻이다.
21. 봄날은 온다 – 노래도 영화도 드라마도 ‘봄날은 온다’보다 ‘봄날은 간다’라는 제목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만남보다 헤어짐이 감성을 더 크게 때려주기 때문인가. 그래도 나는 모든 ‘오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살아가고 싶다. 마침 북측 여가수 5명이 삼지연관현악단의 반주에 맞추어 백난아씨의 노래 ‘아리랑 낭랑(1941년)’을 부르고 있다. “봄이 오는 아리랑 고개, 님이 오는 아리랑 고개. 가는 님은 밉상이요, 오는 님은 곱상이라네~”
22. 요이자오(聊以自娛) - ‘오직 스스로 즐기다’라는 뜻이다. 원대의 화가 예찬(倪瓚, 1206∼1368)의 말이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일필로 드문드문 그려 형사를 구하지 않으며 오직 스스로 즐길 뿐이다(逸筆草草 不求形似 聊以自娛耳)”라고 하였다.
23. 참마음 그대로 온전한 획 안에 – 글씨는 마음의 표현이다. 심상(心象)은 그대로 필묵을 통하여 종이 위에 시각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키보드로 두들긴 글씨는 내용으로만 심상을 짐작할 수밖에 없지만 붓글씨는 순간순간의 미세한 마음의 흐름까지도 온전히 획안에 고스란히 담겨 표출된다. 그래서 ‘글씨는 그 사람과 같다(書如其人)’라고 했다. 이 말은 청나라 때의 학자 유희재(劉熙載)의 <서개(書槪)>에서 비롯하는데, ‘글씨는 그 사람의 학문과 같고, 재능과 같고, 뜻과 같으니, 뭉뚱그려 말하자면 그 사람과 같다.(書如也 如其學 如其才 如其志 總之曰 如其人而已)’라고 하였다. 또 후한(後漢) 말의 학자 양웅(揚雄)은 ‘글씨라는 것은 마음의 그림이다(書者心畵)’라고 했다. 그럼 내 글씨는 내 마음의 누두인 셈이다.
24. 준비된 자 -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승리는 행운이라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찾아오는 패배는 불행이라 한다. 기회(機會, chance)란 준비된 자에게만 오고, 준비된 자에게는 위기마저도 기회가 된다. 내가 만들어 본 성공 공식 중에 하나가 ‘준비+기회=성공’이다.
준비(準備)라고 할 때의 ‘수평 준(準)’은 ‘물 수(氵)’와 ‘새매 준(隼)’으로 이루어진 글자이다. 물은 땅의 수평을, 새매는 하늘을 수평을 뜻하므로 준(準)은 절대적 ‘수평’을 의미한다. 이것으로 보면 준(準) 자는 ‘사회 복지’의 방향과 ‘기회 균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갖출 비(備)’ 자는 사람이 화살집을 허리에 차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항상 먹을거리를 장만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으로 오늘날로 치면 ‘일자리 창출’이나 ‘식량 공급’이 최우선의 준비임을 깨우쳐주고 있다.
그러니까 ‘준비’라는 말 속에는 위로는 대통령으로부터 군·관·민·당·청 모두가 수평적 복지와 일자리 창출에 대하여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 들어 있다.
25. 배우고 나누며 - 언젠가 ‘배워서 남 주자’라는 말로 급훈을 정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보화시대의 진정한 아이콘으로 떠오른다.
또 배우는 일과 나누는 일은 죽을 때까지 조화롭게 병행해야 한다. 그래서 이 뜻을 태극의 문양으로 그려 보았다.
<추가> 부채 이야기
우리의 부채는 크게 '방구부채'와 '접부채'로 나눌 수 있다.
방구부채는 부채살에 갑사(紗)나 비단 또는 종이를 붙여 만든 둥근형의 부채이며, 접부채는 접는 부채로 이것은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부채살에 종이를 붙여 만든 것이다.
'부채 선(扇)' 자는 '방(房) 안에서 새가 날갯짓(羽)하는 형상이다.
부채로 부치면 선선하게 느껴지니까 /선/이라 발음한다.
우리말 ‘부채’는 '부치는 채' 또는 ‘(바람이) 부는 채> 불채 > 부채’로 분석이 가능하다. 부채를 흔들어 바람을 일으키는 동사는 ‘부치다’이다.
여름이면 방안에서 새처럼 날갯짓하며 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부채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부채는 가볍고 멋있게 생겨 품위 있게 가지고 다니기에 좋고, 가격에 그다지 부담이 없으며, 경제가 어려운 때에 부채가 에어컨과 선풍기를 대신하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다.
부채의 으뜸 멋은 대와 종이의 결혼에 있다. 당연히 신랑은 대이고 신부는 종이이다. 가끔 종이 대신에 비단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견오백 지천년(絹五百 紙千年)’이란 말처럼, 비단은 수명이 오백 년 가지만 종이는 천 년이나 간다고 하니, 그놈의 결혼 한번 길기도 하다. 매일 바람을 피워도 떨어질 줄 모르는 ‘지죽열애(紙竹熱愛)’의 모습이 부채이다.
26. TODAY - 오늘보다 더 귀한 날은 없습니다. 오늘보다 더 아름다운 날은 없습니다. 오늘에 풍덩 빠지고 싶습니다. 내일이 있다고들 말하지만, 자고 있어나면 또 오늘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영원하다. 오늘은 내 여생의 가장 젊은 날이자,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오늘이 아니던가.
27. 천하태평(天下泰平) - ‘편안할 태(泰)’ 자는 ‘봄 춘(春)’ 자와 ‘물 수(水)’ 자의 만남이다. 다시 말하면 봄처럼 다사롭고 물처럼 몸을 낮출 때 진정한 편안함이 오고, 이어서 평화는 덤으로 얻을 수 있다 - 남북정상회담을 보며 천하태평(天下泰平)이 오길 기도하면서 조심스레 붓을 잡아 본다. 부디 꿈이 아니길...
28. 치(治) - 예전의 군왕은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오늘날의 대통령은 민주정치(民主政治)를 다스림의 근본으로 삼고 있다. 사실 ‘다스림’이란 말보다 ‘다독거림’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이 두 단어에 공통으로 나오는 ‘치(治)’ 자를 보면 다스림이란 국민이 ‘물 마시고(氵: water supply), 숨쉬고(厶: air quality control), 먹는(口: feeding the people)’ 일을 보살피는 것이다. - 치산치수는 단순히 산과 내를 잘 관리하여 가뭄이나 홍수 따위의 재해를 예방하는 차원의 다스림이 아니다. 우리는 치산(治山)을 통해 불을 사용할 수 있고, 치수(治水)를 통해 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게다가 치산으로 목재를 얻어 집을 짓고 수레를 만들며, 치수로 농사짓고 배를 띄울 수 있다. 치산치수 없이는 요산요수(樂山樂水)도 있을 수 없다. 이를테면 치산치수는 의식주의 공급원이자 즐거운 생활의 필수조건이었다.
29. 중국 사대미인(자작시)
술자리에서 이야기 안주로 가끔 듣고, 여행 중에 가이드로부터 또 듣고, 책에서 읽었던 中國四大美人(중국사대미인). 과장이 심하지만 상상력에 감동한다.
花容浸魚越西施(화용침어월서시)
琵琶落雁王昭君(비파낙안왕소군)
紅顔閉月妓貂蟬(홍안폐월기초선)
長恨羞花楊玉環(장한수화양옥환)
꽃같은 용모로 물고기를 가라앉힌 이는 월나라 서시요
비파 연주로 기러기를 떨어뜨린 이는 한나라 왕소군이라.
붉은 얼굴로 달마저 숨게 한 기녀는 삼국시대 초선이요
길이 한스럽구나. 꽃을 부끄럽게 만든 당나라 양옥환이여.
西施褰紗(서시건사) 서시가 비단 깁 수건을 걷어올리다.
침어(浸魚)의 화용(花容)은 춘추전국시기의 월(越)나라 서시(西施)이다. 얼굴은 복숭아꽃을 닮았다. 강가에서 손수건을 씻을 때 물속의 고기가 그녀의 아름다운 자태가 비치는 것을 보고 헤엄치기를 잊어버렸다. 그리하여 점점 가라앉아 강바닥에 이르고 말았다. 이리하여 침어는 서시의 대칭(代稱)이 되었다.
昭君出塞(소군출세) 왕소군이 변방으로 나가다.
전한 원제(元帝) 때 북방 흉노와 싸움이 잦았다. 원제는 소군을 선우(單于)에게 보내어 화해를 맺고자 했다.
후궁 중에 선우가 발탁된 것은 초상화를 그리는 화공에게 뇌물을 바치지 않아서 화공이 선우의 얼굴을 못나게 그렸기 때문이다. 어느 가을날 소군이 비통하게 떠나려 하는데 말도 울고 기러기도 울었다. 그녀도 비통함을 감출 수 없어 말을 타고 가면서 금현(琴絃)을 퉁기며 비장한 이별곡을 연주했다. 마침 남쪽으로 날아오던 큰 기러기가 이 금성(琴聲)을 듣고 말 위의 미려(美麗)한 여인을 보고는 날갯짓을 잊고 땅에 떨어졌다. 이로서 왕소군은 '낙안(落雁)'의 대칭(代稱)을 얻게 되었다.
貂蟬拜月(초선배월) 초선이 달에게 절을 하다.
삼국시대 한나라 헌제(獻帝)의 대신 왕윤(王允)의 가기(歌妓) 초선이 꽃이 핀 후원에서 달에게 기원을 할 때, 갑자기 가벼운 바람에 한 떨기 구름이 다가와 교결(皎潔)하게 밝은 달을 가리고 말았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본 왕윤은 초선을 일러 '폐월(閉月)'이라 불렀다. 그런데 초선을 이용한 왕윤의 2중 플레이 이간질로 여포가 동탁을 죽이는 과정에서 초선을 동탁의 첩으로 보내기도 했다. 동탁의 양아들인 여포는 결혼을 예정자인 줄 알았던 초선이 동탁의 첩으로 있는 것을 보고 왕윤과 합세하여 동탁을 죽이게 된다.
貴潸醉酒(귀산취주) 양귀비가 눈물을 흘리며 술에 취하다.
당나라 개원(開元) 연간에 양옥환(楊玉環)이라 불리는 미모의 여인이 있었는데 현종(玄宗)의 며느리이자 후궁이 되어 늘 고향 생각에 잠겼다. 술에 취한 양옥환이 화원에서 꽃을 만지면 꽃이 부끄러워 잎을 말아 올렸다는 이야기에서 수화(羞花)란 칭호를 얻게 되었다. 안록산의 난 때, 양씨일문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여 황제의 명에 의거 자결하였다. 호위군사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설도 있다.
30. 느림의 미학 - 생각과 느낌의 씨앗인 말과 글에서 빛바랜 이성과 감성을 되찾고, 느림의 미학인 서예를 통하여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아야 한다. '말·글·뜻'으로 철학의 싹을 틔우고, 서예 퍼포먼스 라이브 서예를 통하여 붓꼴림 전설의 봉인을 풀어야 한다. - 녹색 잎에 느림의 아이콘인 달팽이를 그리고, 달팽이 이미지의 유인을 찍음으로써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31. 同自然之妙有(동자연지묘유) 非力運之能成(비역운지능성) - 자연의 묘유(妙有)와 같아서 힘으로 움직여서 되는 것이 아니다. 손과정(孫過庭)의 <서보(書譜)>에 나오는 구절이다.
32. 평화(平和) 새로운 시작,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을 기념하여 삼가 적다.
부채 주변에는 축하의 뜻으로 기역에서 히읗까지의 자음으로 시작하는 꽃 이름을 적었다.
개나리 나팔꽃 도라지 라일락 무궁화 봉선화 수선화 양귀비 진달래 채송화 코스모스 튤립 패랭이 해바라기.
33. 옳은 미래 바른 미래여 오라(자작시)
평화의 드라마
새로운 시작이다.
휴전선 위의 따뜻한 악수와 뜨거운 포옹,
정녕 한반도에 봄이 오는가.
봄이 이미 왔는가...
강대강 대결 국면에서 약대약 겸손 국면으로
전쟁 발발의 위기에서 평화 정착으로 가기 위해
53년생 소나무를 심고
백두산 한라산의 흙을 덮고
대동강 한강의 물을 뿌렸다.
도보 다리를 건너 벤치 회담을 열고
둘이서 어깨를 겯고 산책하는 모습은
차라리 낭만이었다.
50cm 너비밖에 되지 않는 군사 분계선이
그렇게 질기고 강한 선이란 말인가.
미소와 감동, 친밀과 화합, 축하와 찬사...
파격과 유머, 늠름한 태도와 솔직한 화법...
탁 트인 가슴이여 오라.
드넓은 오지랖이여 펄럭여라.
‘판문점 선언’ 후에 ‘하나의 봄’을 노래했다.
우리는 하나다.
민족의 슬기와 재능으로
진정으로 단합된 모습을
펼쳐 보일 때이다.
65년 동안 휴전이란 이름으로
총성 없는 전쟁은 계속되었다.
부디 휴전에서 종전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넘어
세계 평화는 물론 이웃하는 나라들과도
호혜(互惠)의 디딤돌이 되길...
걸림돌이 있다면 슬기롭게 뛰어넘자.
통일이 되더라도 DMZ는
한반도의 허파로 그대로 남겨두길...
34. 一切無碍人(일체무애인) 一道出生死(일도출생사) - 모든 것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은 단번에 생사를 벗어나리라. <화엄경(華嚴經)>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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