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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애송시조(고려말)

* 한국인의 애송시조(고려말) *

 

1. 한 손에 막대 짚고-우탁


한 손에 막대 자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白髮) 막대로 차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2. 춘산에 눈 녹인 바람-우탁


춘산(春山)에 눈 녹인 바람 건 듯 불고 간 데 없다.

적은 듯 빌어다가 머리 위에 불리고자

귀밑에 해 묵은 서리를 녹여볼까 하노라.


*우 탁(禹 倬); 1263(원종 4)-1342(충혜왕 복위 3). 고려의 학자. 호는 역동(易東), 본관은 단양. 문과에 급제, 벼슬은 성균관 좨주(종3품)에 이르렀음. 경사와 역학에 통달했음.


3. 이화에 월백(月白)하고-이조년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은 삼경(三更)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이조년(李兆年); 1269(원종 10)-1343(충혜왕 복위).고려의 문신. 호는 백화헌. 매운당. 본관은 경산, 진사로 문과에 급제한 후 여러 벼슬을 거쳐 충혜왕 때 예문관 대제학(정2품)을 지냈음. 충혜왕의 음탕함을 간언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직했음. 시문에 뛰어났음.


4. 녹이상제 살지게 먹여-최 영


녹이상제(綠耳霜蹄) 살지게 먹여 시냇물에 씻겨 타고

용천 설악을 들게 갈아 둘러메고

장부의 위국 충절을 세워볼까 하노라.


*녹이. 상제; 모두 준마의 이름. 용청. 설악; 용천은 보검. 성악은 날카로운 칼날.


*최 영(崔 塋); 1316(충숙왕 3)-1388(창왕 즉위). 고려의 명장. 본관은 창원. 팔도 도통사가

되어 명나라를 치고자 군사를 일으켰으나, 이성계의 회군으로 실패한 후 피살되었음. 벼슬은 문하시중(정승)에 이르렀음.


5. 까마귀 싸우는 골에-정몽주의 어머니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白鷺)야 가지 마라.

성낸 까마귀 흰빛을 새오나니

창파(滄波)에 좋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정몽주의 어머니; 이성계를 병문 가던 날, 80이 가까운 노모는 간밤의 꿈이 흉하다고 하면서 문밖까지 따라 나오며 이 노래를 불러 아들의 가는 것을 말렸다고 한다.


6. 백설이 잦아진 골에-이 색


백설(白雪)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梅花)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夕陽)에 홀로 서 있어 갈곳 몰라 하노라.


*이 색(李 穡); 1328(충숙왕 15)- 1396(태조 5). 고려의 문신. 학자. 삼은(三隱)의 한 사람. 호는 목은, 보관은 한산(韓山). 14세에 진사가 된 후, 원나라에 가서 국자감 생원이 되어 성리학을 연구했음. 그 후 여러 중직을 거쳐 판문하부사(종1품)에 승진, 이성계 일파의 세력을 억제하려다가 유배 생활을 했음. 문하에 권근, 김종직, 변계량 등을 배출하여 조선 성리학의

주류를 이루게 했음.


7. 하여가(何如歌)-이방원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萬壽山)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서 백년까지 누리리라.


(주)만수산; 개성 서문밖에 있는 산 이름.


*이방원(李芳遠); 1367(공민왕 16)-1422(세종 4). 조선 제 3대 왕인 태종의 이름.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로 우왕 때에 문과 급제, 조선 개국에 주동적 역할을 했음.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두 차례나 왕자의 난을 일으켜 이복 동생과 개국 공신들을 주살 했으나, 즉위 후 정치에

많은 업적을 남겼음.


8.단심가-정몽주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白骨)이 진토(塵土)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 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이방원의 하여가에 화답한 시조임.


*정몽주(鄭夢周); 1337(충숙왕 복위 6)-13929(공민왕 4). 고려의 문신. 학자. 삼은(三隱)의 한 사람. 호는 포은(圃隱), 본관은 영일(迎日). 문과에 장원 후 많은 벼슬을 거쳐 벽상삼한 삼중대광(정1품), 문하시중 등을 역임. 성리학에 뛰어나 동방이학(東方理學)의 시조로 추앙되고, 시문에 능하여 시조 '단심가' 외에 많은 한시가 전하며, 서화에도 뛰어났음. 조선 태종 때 영의정에 추앙되었음.


9. 구름이 무심탄 말이-이존오


구름이 무심(無心)탄 말이 아마도 허랑(虛浪)하다

중천에 떠 있어 임의 다니면서

구태여 광명(光明)한 날빛을 따라가며 덮나니.


*이존오(李存吾);1341(충혜왕 복위 2)-1371(공민왕 20). 고려의 문신. 호는 석탄(石灘). 본관은 경주. 20세에 문과에 급제, 우정언(右正言)에 올랐을 때, 신돈의 횡포를 탄핵하다가 지방관으로 좌천되었음. 후에 공주 석탄에서 은둔생활을 하다가 울분으로 병이 나서 31세의 나이로 죽었음. 대사성에 추증되었음.


10. 오백 년 도읍지를-길 재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人傑)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 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길 재(吉 再); 1353(공민왕 2)-1419(세종 1)고려의 학자. 삼은(三隱)의 한 사람. 호는 야은(冶隱). 금오산인(金烏山人), 본관은 평해(平海). 문과에 급제 후 성균관 박사. 문하주서 등의 벼슬을 지냈음. 조선 시대에는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 하여 고향 선산에 은거하면서 후진 양성에 진력했음. 특히 김숙자(金叔滋)에게 성리학을 가르쳐 김종직, 김굉필, 조광조로 그의 학통을 잇게 했음.


11. 흥망이 유수하니-원천석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滿月臺)도 추초(秋草)로다.

오백 년 왕업(王業)이 목적(牧笛)에 붙었으니

석양(夕陽)에 지나는 손이 눈물겨워 하노라.


*유수하니; 운수에 매였으니. 만월대; 고려의 궁궐 터. 목적; 목동의 피리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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