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

이인로(李仁老), 《파한집(破閑集)》중

지혜로운 사람은 일이 드러나기 전에 살피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아무 일 없다고 말하며
태연히 걱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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智者見於未形 / 愚者謂之無事 泰然不以爲憂
지자견어미형 / 우자위지무사 태연불이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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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중기 무신정권기의 문인이었던 이인로(1152~1220)가 지은 문학비평서인《파한집(破閑集)》에 실린 글의 일부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려운 지경에 처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이 일어나기 전에 기미를 살펴 미리 대처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부터 군자의 바른 처세로 “기미를 보고 일어난다[見幾而作]”는 말을 사용하였습니다.

국가의 운영에 있어서도 미리 대처하지 못하면 그에 따른 여파는 온 백성에게 미치는 법입니다. 백성들의 수고로움은 군왕 한 사람에게 달려있다고도 하였습니다. 국가의 정책은 백성을 풍요롭게 할 수도 있고, 나락에 빠뜨릴 수도 있습니다.

평상의 아래쪽은 불이 타오르고 있는데 아직 엉덩이가 뜨겁지 않다는 이유로 무사태평 걱정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믿으라고만 한다면, 장차 불길에 휩싸여야 할 죄 없는 백성들이 너무 불쌍하지 않을까요?

일이 커지고 어려워지기 전에 미리 살피고 대비하는 국가 정책으로 온 국민이 활짝 웃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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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이정원(한국고전번역원)

이인로(李仁老), 《파한집(破閑集)》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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