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

歸園田居(귀전원거) - 陶淵明(도연명)

歸園田居

少無適俗韻하니 性本愛丘山이라

誤落塵網中에 一去三十年이라

羈鳥戀舊林하고 池魚思故淵이라

開荒南野際하여 守拙歸園田이라

方宅十餘畝요 草屋八九間이라

楡柳蔭後簷이요 桃李羅堂前이라

曖曖遠人村하고 依依墟里煙이라

狗吠深巷中에 鷄鳴桑樹顚이라

戶庭無塵雜하고 虛室有餘閑이라

久在樊籠裏하다가 復得反自然이라

 

   전원에 돌아와 살다

 

어려서부터 세속 운치에 맞지 않아 본성은 본디 자연을 좋아했네.

잘못 벼슬길에 떨어져 한번 가서 서른 해가 되었구나.

새장 안의 새는 옛 숲을 그리워하고, 연못 속의 고기는 옛 못을 생각하네.

남쪽 들녘 가의 묵정밭을 개간하여 본성을 지켜 전원에 돌아와 사네.

집 주위는 십여 무(삼백 평)요, 초가집은 팔 구 간이라.

뒷처마에는 느릅나무 버드나무 그늘지고, 집 앞에는 복사나무 오얏나무 벌여 있네.

어슴프레하게 사람 사는 동네가 멀고, 허름한 마을에 연기가 자욱하구나.

개는 마을 가운데서 짖고, 닭은 뽕나무 꼭대기에서 우네.

집 뜰에는 티끌나는 번잡함이 없고, 빈 방에 한가함이 넉넉하네.

오래도록 새장 안에 갇혀 있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왔구나. 

 

감상 ; 이 시는 <도연명집>에 실린 '귀원전거'라는 제목의 다섯 수 중에서 첫째 수다. 그는 스무 살에 벼슬길에 나가, 서른 살에 팽택 현령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 이듬해에 이 작품을 지었다고 한다. 그도 관직에 나갈 때야 입신양명의 큰 뜻을 품었겠지만, 동진(東晉) 말엽의 어지러운 세상과 부패한 관직사회를 보고 절망하여 항상 그리워하던 고향의 전원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 시는 대체로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앞의 여덟 구는 전원으로 돌아온 과정을 그린 것이고, 뒤의 열 두 구는 전원의 풍광을 그림같이 묘사한 것이다.  앞 부분에서는 벼슬살이의 속박을 벗어던지고 전원으로 돌아온 기쁨을 표현했는데, 처음 두 구에서 어려서부터 세속적 취향이 없고 자연을 좋아했다고 함으로써 벼슬길에 나간 것이 본심이 아니라고 하였다. 잘못 벼슬길에 떨어져 30년이 지났다고 했는데, 사실 그는 가난한 살림에 어버이를 모시고자 스무 살에 고을의 낮은 벼슬에 나갔다가 서른 살에 팽택 현령을 그만두었다. 따라서 삼십년은 십삼년의 잘못이라는 설도 있지만, 자신의 생각으로는 오래동안 벼슬생활을 했다는 과장적 표현이겠다. 또는 서른 살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새장 속에 갇힌 새나 작은 연못에 갇힌 고기처럼 벼슬에 얽매여 살면서 전원에 돌아가 자연 속에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다가, 마침내 고향에 돌아와 묵정밭을 일구며 살게 되었다고 기뻐하고 있다.

  뒷 부분에는 전원의 풍경과 시인의 즐거운 마음이 표현되었는데, 우선 가까운 경치로부터 먼 곳의 경치로 나아갔다. 300평 남짓의 집자리와 초가집, 그리고 나무들이 둘러있는 풍경이다. 동네에서 좀 떨어진 모양이라 번잡을 싫어하는 그의 취향이 드러난다. 마을의 평화로운 광경과 집안의 고요하고 한가한 모습이 그림처럼 묘사되어 농촌의 풍경이 우리 앞에 제시되었다.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도 않으면서 한가하고 자족적인 전원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내었다. 마지막 두 구에서 주제를 다시한번 환기시키는 '새장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왔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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