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

飮酒 (7) - 도연명

    飮酒 (7)

秋菊有佳色하여  裛露掇其英이라                     

汎此忘憂物하여  遠我遺世情하노라         

一觴雖獨進이나  杯盡壺自傾 이라

日入羣動息하고  歸鳥趨林鳴 하다

嘯傲東軒下하니  聊復得此生이라

 

     술을 마심 (7)

 

가을 국화가 아름다워서 이슬에 옷을 적시며 그 꽃을 따네.

시름을 잊게하는 술에다 띄워 세상을 버린 내 심사를 멀리하노라.

한 잔 술을 비록 혼자 마시지만 잔이 비면 절로 술병을 기울인다.

해가 저무니 모든 동물이 쉬고 돌아온 새는 숲에서 지저귀네.

동쪽 처마 아래서 읊조려 보니 다시금 인생을 알겠구나.  

 

감상 ; 이 시는 앞의 시와 같은 제목으로 쓴 일곱 번째 작품이다. 국화를 사랑하고 술을 즐겼던 그의 취향이 드러나 있고, 술을 마시는 것이 혼란한 세상을 멀리한 그의 초연한 심사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한다. 자연을 조용히 관조하면서 인생을 음미하는 태도가 나타나 있다.

  첫 연은 유난히 국화를 사랑했던 도연명의 취향을 드러낸 것이지만, 또한 차가운 계절에도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국화로, 어려운 시절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 절개를 상징하게 하였다. 그리고 진(晉)나라 말기에 신하가 임금을 함부로 죽이는 혼란한 세상을 보고 이를 개탄하는 자신의 심정을 이 꽃에 투사한 것이기도 하다. 둘째 연에서 어지럽고 썪은 세상을 잊고자 술을 마시며, 이 술에다 국화를 띄워서 세상을 버리고 은둔한 자신의 심사를 초연한 경지로 승화시킨다고 했다. 혼란한 시절에 절망하기보다 세상을 잊고 자연과 술을 즐김으로써 노장적 자유로움을 얻었다고 하겠다. 셋째 연에서 그런 까닭으로 술을 마시므로 혼자서도 외롭지 않고 잔을 거듭할수록 도도한 취흥을 즐기게 된다. 넷째 연에서 자연의 묘리를 깨우치고 둥지로 돌아와 지저귀는 새처럼 자신도 전원에 돌아와 산다는 것을 은근히 드러내었다. 끝 연에서 그가 터득한 자연과 인생의 참다운 뜻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해가 저물면 만물이 안식을 취하듯이 사람도 어지러운 세상이 오면 전원에 돌아가 타고난 본성을 보전하라는 노장적 가르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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