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偶題[우제]

偶題[우제] 二首 中 其一 -金時習-

 

庭草萋萋庭樹綠[정초처처정수록]: 뜰의 풀은 무성하고 정원수목은 푸르고。

野棠開處淸香馥[야당개처청향복]: 들 팥배나무 꽃핀 곳에 맑은 향기가 나네 。

宿雨初晴梵宮明[숙우초청범궁명]: 계속 내리던 비 처음 개니 범천궁이 밝고。

乳燕猶唼簷泥濕[유연유삽첨니습]: 어미제비 물어 날라 처마 제비집 젖어있네。

 

-棠: 팥배나무(능금나무과 낙엽교목); 산앵도나무

-宿雨: 여러 날 계속해서 내리는 비; 지난밤부터 오는 비

-梵宮: 범천(梵天)의 궁전, 절과 불당의 통틀어 일컬음. 범각. 범왕궁(梵王宮)

-乳燕: 새끼제비(雛燕: 젖먹이 제비); 새끼를 키우는 어미 제비

-唼[삽]쪼아 먹다; 훌쩍 마시다; 헐뜯다; 고자질하다.

 

 

2. 春雨田舍

春雲靄遠空。

暮雨洒平野。

輟耕桑林外。

捲釣淸溪下。

茅茨掩短扉。

靑燈照深夜。

百感興幽抱。

展轉臥復坐。

- <寧城錄> 龍門先生集卷之一

龍門先生詩(趙昱(朝鮮) 著)

 

 

 

3. 소부생겸경잠적笑浮生兼慶岑寂(소부생겸경잠적)-김시습(金時習)

덧없는 삶 웃어넘기고 한적한 삶이 다행하다.

 

自笑營生薄(자소영생박) : 나의 삶이 박복함을 스스로 비웃으니

而無長者風(이무장자풍) : 장자의 풍도가 없어서라.

客至從無語(객지종무어) : 손님이 와도 그와 말도 없고

貧來任固窮(빈래임고궁) : 가난이 와도 궁한 대로 맡겨두노라.

題詩聊遣寂(제시료견적) : 시를 지으며 그런대로 적막하게 살며

擲筆欲摩空(척필욕마공) : 붓을 던져 허공을 만져보련다.

老去壯心在(노거장심재) : 늙어가도 젊은 마음은 여전해

欣聆松院風(흔령송원풍) : 흔연히 솔 가득한 집에 부는 바람 듣는다.

 

 

4. 다산시문집 제3권

윤남고에게 써서 부치다[簡寄尹南皐] 윤이서(尹彝敍)

듣자니 지금 화성부에 / 聞說華城府

단단한 철옹성을 쌓고 있다던데 / 嚴關鐵甕重

날 듯한 누대 무지개에 닿아 있고 / 飛樓臨螮蝀(비루임체동)

화려한 누각에는 교룡을 그렸구려 / 綺閣畫蛟龍

건업에 강산이 수려하고 / 建業江山麗

신풍에는 초수가 무성하지 / 新豐草樹濃

왕릉에 상서로운 기운 서려 있어 / 寢園佳氣盛

일만 주 소나무를 해마다 심는다오 / 歲植萬株松

 

 

 

 

5 다산시문집 제3권

그 얼마나 유쾌할까라는 노래[不亦快哉行] 20수

흰 종이를 활짝 펴 두고 시상에 지그시 잠겼다가 / 雲牋闊展醉吟遲(운전활전취음지)

우거진 녹음 속에 비가 뚝뚝 떨어질 때 / 草樹陰濃雨滴時(초수음농우적시)

서까래와 같은 붓을 손에 잔뜩 움켜쥐고 / 起把如椽盈握筆(기파여연영악필)

먹물이 흥건하게 일필휘지 하고 나면 / 沛然揮洒墨淋漓(패연휘쇄묵림리)

그 얼마나 유쾌하랴 / 不亦快哉

 

6.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 제1권- 조선 선조, 광해군 때의 문인인 허균의 시문집.

惺所(성소)--> 허균의 호 覆부(부부)--> 장독 뚜껑을 덮는다 藁(고)--> 원고,초고의 뜻 * 성소부부고는 허균 자신이 지은 문집이 장독 뚜껑을 덮을 정도의 하찮은 저서로 겸손하게 붙인 문집의 제목임.

행산(杏山)

먼 나그네 시름겨워 잠도 없는데 / 遠客愁無睡

신량은 살쩍 찾아드누나 / 新涼入鬢絲(신량입빈사)

하늘 밖에 멀어라 기러기 소리 / 雁聲天外遠

밤 깊으니 벌레 소리 처량도 하이 / 蟲語夜深悲(충어야심비)

공업을 세우기란 때가 늦었고 / 勳業時將晩

어초로 돌아갈 꾀도 더디네 / 漁樵計亦遲

일어나 쳐다보니 은하는 돌고 / 起看河漢轉

새벽 고동 성벽에 메아리치네 / 曉角動城埤(효각동성비)

 

7. 다산시문집

꿈속에서도 문암장을 생각해 온 지가 / 夢想門巖墅

이제까지 사십 년이 되었는데 / 如今四十年

산 속에 은거하는 건 못 이루고 / 不成山裏臥

도리어 바다 남쪽에 귀양을 와서 / 轉作海南遷

백발과는 함께 은거하기를 꾀하고 / 白髮謀偕隱

좁쌀 심자고 메마른 땅 찾았네 / 黃粱問薄田

애석히도 남은 서책을 다 못 읽어 / 殘經惜未了

영원히 은거할 마음 불현듯하여라 / 長逞意飄然...

8. 고봉집(高峯集)

태학사가 기 자 운 두 수를 화답해서 보냈으므로 문득 차운해서 계진과 여수 두 동료에게 보여 주다〔太學士和期韻兩首見示 輒敢仰次 示季眞汝守兩僚〕

 

봄빛이 돌아옴 기약이라도 한 것 같으니 / 春光來復恰如期

조물주 묘한 뜻을 탐지하기 어렵도다 / 妙意難窺造物爲

연기 속 나무는 붉은 꽃 피려 하고 / 暖樹烟迷紅欲吐

가랑비 속 들판은 푸른빛 우거지련다 / 寒蕪雨細綠將披

처마 끝 참새들은 즐겁게 지저귀고 / 爭簷鳥雀鳴聲樂

햇살 아래 아이들은 까르르 뛰어노네 / 競日兒童喜氣隨

꽃다운 경치 점점 짙어 마음 흐뭇하니 / 芳景漸融歡緖愜

매화꽃 처음 피고 달 밝은 때로다 / 梅花初發月明時

 

 

9.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文集)

낙동강(洛東江)을 지나다 이규보(李奎報)

백 겹으로 두른 푸른 산 속에 / 百轉靑山裏

한가로이 낙동강을 지나네 / 閑行過洛東

풀은 우거졌어도 오히려 길이 있고 / 草深猶有路

소나무가 고요하니 저절로 바람이 없네 / 松靜自無風

가을 물은 오리 머리처럼 푸르고 / 秋水鴨頭綠

새벽 놀은 성성이 피처럼 붉도다 / 曉霞猩血紅

누가 알랴 게으르게 노니는 손이 / 誰知倦遊客

사해에 시짓는 한 늙은이인 줄을 / 四海一詩翁

 

10. 네 벗에게[贈四友] 낙천(樂天)을 본뜨다

이인로(李仁老)

 

나는 겨우 두어 잔 술에 그치고 / 我飮止數杯

그대는 한 섬 술을 넉넉히 마시네 / 君飮須一石

그러나 거나하게 취함에 이르러 / 及當醉陶陶

지극히 즐겁기는 다름없거니 / 至樂相與敵

두 볼은 마치 봄이 무르익은 듯 / 兩臉若春融

일천 시름은 얼음인 듯 녹아지네 / 千愁盡氷釋

무엇 구태여 많고 적음 따지랴 / 何須校少多

제각기 멋을 얻으면 그만이네 / 且得適其適

이상은 술벗 이담지에게

 

11. 다산시문집 제6권

매미에 대하여 절구 삼십 수를 읊다[蟬唫三十絶句]

 

서녘 바람에 지는 햇빛 어부의 집에 비치고 / 西風殘照在漁家

깃발 같은 수양버들 물을 향해 기울었을 제 / 柳髮如旗向水斜

두어 줄기 요가 소리를 거두어다가 / 收取數竹鐃吹響

모조리 백로를 따라 평사로 내려가누나 / 盡隨飛鷺落平沙

 

12. 상촌집(象村集) 신흠(申欽)

강서현에서 나그네살이를 하는데 붙여 사는 작은 집이 산을 마주 대하고 집앞에는 작은 개울이 있어 사랑스러웠다[旅寓江西縣 寓居小堂對山 堂前有小流可愛]

집 전면은 아스라이 산면 따라 트였는데 / 堂面遙從山面開

시냇소리 빗소리와 어울려서 들려오네 / 溪聲和與雨聲來

잔디 덮인 오솔길을 한가로이 바라보고 / 任看細草封幽逕

낚싯줄 잡고 굽은 대 내려갈까 생각하네 / 思把脩綸下曲臺

온 천하에 이는 풍진 오히려 끊임없어 / 四海風塵猶澒洞

한 백년 지닌 회포 이곳에서 배회하네 / 百年懷抱此徘徊

양수(大瀼水)의 서쪽 지역. 두보(杜甫)가 기주에 있을 때 살았던 곳으로, 고향을 뜻한다.의 자연 경치 지금은 어떠한지 / 瀼西雲物今何似

까닭없이 밤마다 꿈속에 찾아가네 / 魂夢無端夜夜催

 

13. 석주집(石洲集) 권필(權韠)

본래 청진한 사람인데 右軍本淸眞

소쇄한 모습으로 풍진에 있도다. 瀟洒在風塵

산음에서 도사를 만나니 山陰遇羽客

이 거위 좋아하는 손님에게 글씨 써 달라 요구했지. 要此好鵝賓

흰 깁을 펼쳐 도덕경을 쓰니, 掃素寫道經

필법이 정묘하여 입신의 경지로세. 筆精妙入神

글씨를 다 쓰고는 거위를 조롱에 넣어 갔나니 書罷籠鵝去

어찌 주인에게 작별 인사인들 했으랴. 何曾別主人

 

14. 고봉집(高峯集)

원기의 시에 차운하다〔次圓機韻〕

자주 술 마심을 좋아해서 / 屢說探杯勝

취함에 고단해 쓰러짐도 보통이라 / 尋常惱醉欹

매화꽃 처음 떨어진 뒤요 / 寒梅初落後

잔풀 돋아나려는 때로다 / 細草欲生時

뜻이 미묘하니 새로 배움 부끄럽고 / 意妙慙新學

말 깊으니 옛 지식 벗어나네 / 詞深脫舊知

유유한 정 끝이 없어 / 悠悠情不極

그림 속의 시그림 속의 시 소식(蘇軾)의 〈서마힐남관연우도(書摩詰藍關煙雨圖)〉에 / 寫出畫中詩。

 

屢說探杯勝。尋常惱醉欹。寒梅初落後。細草欲生時。意妙慙新學詞深脫舊知。悠悠情不極。寫出畫中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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