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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조와 해학'-호암갤러리
'격조라........' 선문답을 해결해야만 할 듯 어렵게 다가온 낱말이었다. 아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미술작업과 이해를 시켜야할지 미술관 답사를 하면서 내내 해결거리를 안고 다녀야했다. 자료를 이리저리 찾아보고 읽던 중 도달된 결론은 '격조와 해학'에 얽매이지 말고 전시를 해체하여 작가마다 나타내고 있는 작품성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였다. 물론 미술관 전시의도에 맞게 아이들과 작업하는 중간중간에 '격조와 해학'의 뜻을 풀어내기로 하였다.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에 첫 발을 들인 일반 관람자나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라면 '어렵구나' '어! 포스터하고 다르네'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 추사 김정희가 친구 황상에게 써준 다실(茶室) 이름인 '죽로지실'을 쉽게 아이들에게 접근하기 위하여 자신의 방에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 보라고 하였다. 지어진 이름을 쓰고 이름과 어울리는 형상을 그리라고 하였더니 몇 장을 망치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식은 죽 먹듯 방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저학년일수록 다시 그리는 경우가 많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멋진 방 이름과 어울리는 그림이 나왔다.
대원군의 '괴석묵란도'와 민영익의 '노근묵란도'는 대조적인 정치적 성향과 파란만장한 인생의 길이 작품에서도 나타나지만 아이들에게는 '선과 색의 감정'으로 미술활동을 하였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 엄마에게 혼나고 아침도 맛있는 반찬이 없어서 억지로 그릇을 비우고 학교가는 길에 똥을 밟아 기분이 나쁜데 그 신발마저 잃어 버리면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실감나게 이야기한 후 그 때의 기분과 어울리는 사인펜을 고르라 하니 검정색이 대부분이었다. "얘들아! 너희들 화 났을 때 종이에다 어떻게 그림을 그리니? 선생님은 화가 나면 이렇게 그릴 것 같아."하며 종이에 마구 그려댔다. "그럼 너희들은 어떻게 그릴까?" 아이들은 사인펜으로 마구 파선을 그리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주위의 아이들을 살피기도 하고 정말 화가난 감정이 나타난 파선을 그리다 못해 종이에다 사인펜을 마구 찍어대는 아이도 있었다. 사인펜이 망가질까봐 걱정하는 엄마도 더러 있었지만 개의차말라고 당부하였다. "그럼, 그렇게 화가 났을 때의 색을 파스텔에서 찾아보도록할까? 그리고 색을 칠할 땐 어떤식으로 칠을 하니?" 아이들은 신나하며 파스텔을 문질러댄다. "자! 손을 쫙 펴서 화가 몹시 났을 때와 같이 마구 문질러보자." 처음부터 파스텔을 문지르라하면 주저할 아이들이 화난 감정의 선과 색을 찾고 문질러대기까지 하였으니 화가난 감정이 역으로 순화되는 과정으로 돌아서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기분 좋았을 때의 '선과 색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였는데 아이들은 순수한 마음만큼이나 색의 감정을 잘 표현하였다.
서세옥의 '군무'는 색종이를 여러번 접어 사람의 형태를 오려 붙이기로 하였다. 아이들에게 완성 된 작품의 제목을 쓰라고 하였더니 '손에 손을 잡은 그림자' '바보 12명' '국민 마라톤' 등 정말 기발하면서도 작품과 어울리는 제목들을 지었다.
김환기의 'echo(4)'는 신체의 일부분이나 물건의 일부분을 그려서 표현하게 하였다. 내가 안경의 일부분을 그려 "무엇일까?" 물었더니 모르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안경이라고 바로 집어내는 아이도 있었다. 격조와 어울리는 색에 대하여 이야기해주고 격조에 맞는 색을 찾아 바탕을로 채색하게 하였다. 아이들은 사물의 부분적이면서도 간단한 선의 표현으로 김환기의 작품을 이해하고 표현하였다.
박수근의 작업은 흔히 미술작업에서 이용하는 사포로 하였다. 크레파스의 여러 색을 사포에 문질러대고 이번 호암에서는 전시가 되지 않았지만 실외에서는 실제의 나무의 생김새를 자세히 관찰하여 나무를 그리고 전시장에서는 전시작품을 보고 그렸다. 갤러리현대에서 '박수근'전이 열리고 있어서 박수근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이중섭의 '은지화'는 아이들에게 담배갑에서 은지화를 꺼내어 보여 주고 이중섭이 은지화를 그려야 했던 시대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먼저하고 은지, 금지, 녹지에 나무젓가락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사인펜으로 메우는 작업을 통해 은지화를 이해하였다.
박생광의 그림은 동, 서, 남 ,북, 중앙의 오방색과 관련됨과 관련되게 작업을 하였다. 호암에서의 활동은 다른 활동 때보다 미술활동이 많았지만 전시실 감상을 위해서는 필요한 긴 작업이었다.
활동을 다 마치고 나면 늘 그랬듯이 활동한 자리를 색종이 작은 한조각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정리하게 된다. 우리가 깨끗하게 활동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면 다음에 우리와 비슷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서이다.
전시실 관람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이루어졌고, 미술작업에서는 빠진 다른 작품에 대해서도 감상활동이 이루어졌다. 특히 김기창의 작품이 두 점 전시되었는데 4월 덕수궁 '바보천재 김기창'전에서 활동한 아이들은 이내 알아보고 반기는 것 같았다.
며칠전 호암에서 활동한 동네 아이가 집에 붙여 놓은 '격조와 해학' 포스터를 보더니 '야! 이것도 보고 이것도 본거네'한다. 그러면서도 속으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건 전시 포스터의 제목인 '격조와 해학:근대의 한국미술'의 글씨체도 하나의 그림으로 인식하고 알아본다는 사실이었다.
활동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엔 늘 카메라를 꺼내 찍은 사진들을 보게 되는데 '아차차! 5차 활동 단체 사진을 찍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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