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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화교실

국과 시의 만남

 菊과 詩의 만남

                                     塗丁 權相浩 編

  높이 1m에 달하고, 잎은 互生, 자루가 있으며 卵形으로서 자루가 있으며 羽狀으로 중앙부까지 갈라진다. 가장자리는 불규칙한 톱니 모양이다.

  국화는 梅,蘭,竹과 함께 일찍부터 四君子의 하나로 지칭되어 왔다. 뭇꽃들이 다투어 피는 봄,여름에 피지 않고 날씨가 차가워진 가을에 서리를 맞으면서 홀로 피는 국화의 모습에서 우리의 선인들은 고고한 기품과 절개를 지키는 군자의 모습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국화를 傲霜孤節이라고 한다.중국에서는 陶淵明이 국화를 가장 사랑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周茂叔은 <愛蓮說>에서 “菊花之隱逸者也”라고 하였다. 국화는 군자 가운데서도 ‘隱遁’하는 선비의 이미지에 잘 부합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국화가 언제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조선 세종때 姜希顔이 지은 ‘養花小錄’에는 고려 충숙왕 때 중국의 천자가 보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음력 9월 9일, 곧 重陽節에 국화주를 가지고 登高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도 9월 9일에 민간에서 국화주를 담가 먹는 풍습이 있었다. 고려가요 <動動> 9월령에


“9월 9일애 아으 약이라 먹논 黃花고지 안해 드니 새셔가만 얘라 아으 동동다리.”


라고 하였으니, 중양절에 국화주를 담가 먹었고 그것을 약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고, 또한 고려시대에 이미 우리나라에도 국화가 있었음도 알 수 있다. 청양지방의 <각설이타령>에도


“9월이라 9일날에/국화주가 좋을시고”


라는 구절이 있고, 경상북도 성주지방의 민요에도


“뒷동산 쳐다보니/국화꽃이 피었고나/아금자금 꺾어내여/술을하여 돌아보니/친구하나 썩 나서네.”


라는 구절이 있다. 국화는 한국의 고전문학,특히 시조에서 桃花, 梅花와 함께 자주 제재로 등장하였는데,그 중에서 宋純과 李鼎輔의 작품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志操와 節槪, 忍苦와 圓熟


국화야, 너난 어이 삼월 춘풍 다 지내고,

落木寒天에 네 홀로 피었나니.

아마도 傲霜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숙종 때 李鼎輔 -節義歌)


--추운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피는 국화를 통해 작자 자신의 높은 절조를 표현했다.


窓밧기 菊花를 심거 菊花밋틔 술을 비저

술 닉쟈 菊花 픠쟈 벗님 오쟈  도다온다

아희야 검은고 淸쳐라 밤새도록 놀리라

(창 밖에 국화를 심어 국화 밑에 술을 빚어/술 익자 국화 피자 벗님 오자 달 돋아온다./아희야 거문고 청쳐라,밤새도록 놀리라.)

--작자와 지은 연대는 알 수 없으며, <해동가요>.<청구영언> 등에 이 작품이 실려 전함.

  청처라;청줄을 쳐서 음조를 맞추어라. 청줄은 거문고의 6현 중 과상청(木+果上淸)과 과외청(木+果外淸)


風霜이 섯거 친 날에  픠온 黃菊花를

金盆에 득 다마 玉堂에 보오니,

桃李야, 곳이오냥 마라, 님의 을 알괘라. (명종 때,송순-自上特賜黃菊玉堂歌)

--명종이 국화를 옥당(홍문관)에 보내어 시를 짓게 했으나 玉堂官이 갑자기 짓지를 못하여, 송순이 대신 지은 작품이다.

꼿이오냥 ; 꽃인 체.


寒食 비  後에 菊花 움이 반가왜라.

곳도 보련이와 日日新 더 죠홰라.

風霜이 섯거칠  君子節을 픠온다. (영조 때, 김수장-영물가)

--온갖 역경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는 선비에 비유된다.

죠홰라 = 죻+왜라(감탄) ; 좋도다. 어미의 ‘오’는 각운을 맞추기 위해 쓰임.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서정주 - 국화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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