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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대백과사전>의 내용을 재편집하였음을 밝혀둡니다. - 도정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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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계절 삼월 사월 오월
【어록】
[1]봄철의 숲 속에서 솟아나는 힘은 인간에게 도덕상의 악(惡)과 선(善)에 대하여 어떠한 현자(賢者)보다도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W.워즈워스/시집 詩集》
[2]봄은 부른다! 만물은 그 부름에 응한다. 나뭇잎은 싹이 돋고 회계(會計)는 행방을 감춘다. 《A.G.비어스/악마(惡魔)의 사전(辭典)》
[3]봄철의 모든 숭앙은 사랑으로 연결된다. 《R.W.에머슨/일기 日記》
[4]여름을 바라보자면 더위에 짜증이 나고, 가을은 너무나도 쓸쓸하며, 겨울은 착착 막히어 봄에 비하면 지나치게 일방적이지만, 오직 봄만은 때에 따라 곳에 따라 화창해지기도 하고 슬퍼지기도 하며, 저절로 노래가 나오기도 하고 눈물이 흐르기도 하여, 사람마다 그 감정이 흐르기도 하여 감정이 천 가지 만 가지로 변한다. 취했을 때 바라보면 즐겁고, 깬 뒤에 바라보면 슬퍼지고, 궁했을 때에 바라보면 왜 그리 구름과 안개가 많으며, 호화스러움에 바라보면 하늘도 맑아라. 《이규보 李奎報/춘망부 春望賦》
[5]봄이란 봄의 출생이며, 여름이란 봄의 성장이며, 가을이란 봄의 성숙이며, 겨울이란 봄의 수장(收藏)이라는 것이다. 《정도전 鄭道傳/삼봉집 三峯集》
[6]봄의 느낌만은 자연이나 인생이 같을 것이다. 《이병기 李秉岐/매화 梅花》
[7]봄은 이지(理智)가 아니고 감정이다. 《김억 金億/바람에 날리는 군소리》
[8]봄은 옷 입고 치장한 여인이다. 《이효석 李孝石/들》
[9]봄을 잡아낚는 이는 사나이가 아니라 여자다. 여자는 사나이보다 감각이 예민하고 앞일을 재빠르게 내다보는가 보다. 《박종화 朴鍾和/조수루(釣水樓) 산고(散稿)》
[10]봄을 기다리는 마음, 이것은 내게 있어 하나의 숙명적인 기원이요 동경인 것이다. 《오지호 吳之湖/화방춘신 畵房春信》
[11]민들레와 오랑캐꽃이 피고 진달래 개나리가 피고 복숭아 살구꽃 그리고 라일락, 사향장미가 연달아 피는 봄, 이러한 봄을 사십 번이나 누린다는 것은 적은 축복은 아니다. 더구나 봄이 사십을 넘은 사람에게도 온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녹슨 심장도 피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끼게 된다. 《피천득 皮千得/봄》
[12]봄이 오면 무겁고 두꺼운 옷을 벗어 버리는 것만 해도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주름살 잡힌 얼굴이 따스한 햇볕 속에 미소를 띠고 하늘을 바라다보면 날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봄이 올 때면 젊음이 다시 오는 것 같다. 《피천득 皮千得/봄》
[13]봄은 어디에서나 아름답습니다. 동양에서도 아름답고 서양에서도 아름답고. 봄은 소생의 계절, 성장의 계절입니다. 생명이 약동하며 탄생, 아니 부활하는 계절입니다. 《이기영 李箕永/5월에 생각나는 것들》
[14]봄, 봄이란 말의 어감은 여성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을 머금은 말이다. 봄아지랑이·봄비·봄나비·봄나물·봄밤·봄하늘·봄바다·봄바람·봄동산·봄나들이·봄노래·봄잔치·봄놀이·봄처녀·봄맞이 등 「봄」이 붙는 말엔 봄의 향기와 더불어 새롭고 신선한 맛이 감돈다. 《양명문 楊明文/봄의 축제(祝祭)》
[15]봄은 우리에게 철학의 많은 소재를 준다. 봄은 특히 생명의 경이와 신비감을 일으키게 하는 계절이다. 자기 집 뜰의 조그만 화단에 꽃씨를 심으면서 우리는 생명에 관한 사색에 잠긴다. 모락모락 자라나는 어린아기의 맑은 눈동자와 깨끗한 웃음을 바라보면서 생의 신비감에 경이를 느낀다. 너희 처녀가 생명의 합창을 하면서 우리를 자연의 품으로 초대한다. 산이 있고 물이 흐르고, 보리가 자라고, 종달새가 노래한다.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을 읽어 보자. 그 책에서 지혜의 말씀을 찾아보자. 그것이 봄을 철학하는 하나의 자세다. 생명의 신비를 공감하는 파토스의 철학을 우리는 봄의 여신의 미소에서 배우자. 《안병욱 安秉煜/행복(幸福)의 미학(美學)》
[16]봄은 그러나 항상 짓궂은 웃음을 띠고 언젠가 하루 아침에 문득 옵니다. 그래서 벙글벙글 웃고, 춤추는 아씨처럼 가만히 날아드는 봄은 마치 우리가 길에서 멀리 마주쳐 오는 벗을 본 때의 저 일종의 복잡한 감정을 우리로 하여금 맛보게 합니다. 아, 봄! 봄빛은 참으로 어머니의 품속 모양으로 따스하고 보니 누가 그 속에 안기기를 싫어하리요. 이래서 봄은 방안에서 오슬오슬 떠는 우리를 은근히 밖으로 밖으로 잡아 끌어내는 것인데 만물이 춘광에 흠씬 취해 도연(陶然)한 시간을 갖고 온갖 집이란 집의 뜰안에 노래가 빛날 때 사람 마음엔들 왜 물이 오르지 않으며 싹이 트지 아니하며 꽃이 피지 아니하며 시(詩)가 뛰놀지 않겠습니까? 《김진섭 金晋燮/생활인(生活人)의 철학(哲學)》
[17]사월도 반 넘은 서울 거리는 꽃바다였다. 창경원, 덕수궁에는 진달래, 개나리가 한창이었고, 낡은 집 울타리 안에는 살구 복숭아꽃이 수줍은 처녀처럼 얼굴을 붉힌다. 오고가는 사람마다 만나는 첫인사가 꽃 소식이요, 바람에 나부끼는 여인의 치마폭에는 봄 향기가 무르녹았다. 봄은 꽃피는 시절이요, 향기의 계절이다. 《정비석 鄭飛石/장미의 계절(季節)》
[18]봄은 나에게는 취기의 계절, 광기의 계절로 느껴진다. 비가 오던 날 뮌헨의 회색 하늘빛 포도에 망연히 서서 길바닥에 뿌려진 그 전날의 카니발 색종이의 조각의 나머지가 눈처럼 쌓여 있는 것을 바라보던 슬픔은 잊히지 않는다.
……혼돈과 깨어남과 감미한 비애와 도취……이런 것이 나의 봄이었다. 《전혜린 田惠麟/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9]봄! 봄이 온다는 것이었다. 입춘날 아침은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그렇게 마음이 설레곤 하였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속이다. 고난의 겨울 속에서 살아온 이 민족이었기에 봄을 기다리고 아쉬워하는 마음도 색다른 데가 있다. 죽었던 나뭇가지에 파란 잎들이 돋아나듯이, 얼어붙은 강물이 다시 소리를 내고 흘러가듯이, 검은 속에 갇혀 있던 벌레들이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듯이 우리도 저 가난과 불행의 잠자리에서 일어나 행복의 햇빛을 마시고자 한다. 그런 환상 속에서 살고 싶었던 것이다. 《이어령 李御寧/증언(證言)하는 캘린더》
【시·묘사】
[20]봄, 아름다운 봄은 일년 중의 즐거운 왕
그 땐 온갖 것 꽃피고, 그 땐 처녀들이 원무(圓舞)를 추고,
추위는 찌르지 않고, 어여쁜 새들 노래 부르네. 《T.내시/봄》
[21]물결은 반짝이며 흘러간다
봄은 즐거운 사랑의 계절
……
꽃은 피어나고 향기는 피어오르고…… 《H.하이네/봄》
[22]즐거운 봄이 찾아와
온갖 꽃들이 피어날 때에
그 때 내 가슴 속에는
사랑의 싹이 움트기 시작하였네
즐거운 봄이 찾아와
온갖 새들이 노래할 때에
그리운 사람의 손목을 잡고
불타는 이 심정을 호소하였네. 《H.하이네/즐거운 봄이 찾아와》
[23]꿈꾸는 대지 위에 그 나팔을 불어
허공에서 기르는 양 떼마냥 향기론 싹을 몰면서
생생한 빛과 향기로 들과 산을 채우느니…… 《P.B.셸리/서풍부 西風賦》
[24]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 《P.B.셸리/서풍부 西風賦》
[25]봄이면 아직 내 마음에도 봄이 찾아 든다
60이 된 지금에도.
사랑은 두근거려 내 마음을 새롭게 하여
우리는 결코 늙지 않는다.
엄동의 빙하 위에
나는 한여름의 찬란함을 간직하고
황량하게 쌓인 눈 밑에
따뜻한 장미송이를 본다. 《R.W.에머슨》
[26]피리를 불어 주렴
피리는 아니 난다
밤낮 없이
기꺼하는 새들
산골짝에는 꾀꼬리
하늘에는 종달새
즐거이
즐거이 즐거이 모두 해를 맞는다. 《W.블레이크/봄》
[27]보기에는 잠자듯 게으른 봄이
이제는 눈부시어 다가서 온다. 《W.C.윌리엄스/무제 無題》
[28]남쪽 문이 열렸다
오너라 나의 봄아 오너라!
너는 내 가슴에 떨리는 대로 떨리누나
나의 봄아 오너라
나무 잎새들의 속삭임 속으로
들어오너라
젊디젊은 꽃의 신도(信徒) 속으로
피리 속으로
들어오너라
봄의 나른한 탄식 속으로 네가 털어놓은 두루마기로
취한 듯 비틀거리는 봄바람으로
사납게, 사납게 쳐 다오!
오너라 나의 봄아 오너라. 《R.타고르/오너라 나의 봄아》
[29]아르카디아의 명상이 이렇게 계속되고 있는 동안 봄은 다시 한 번 되살아 와, 나무와 잎과 초목은 부드럽고 따뜻한 서풍이 가만히 불어올 때마다 나부껴 은빛 물결을 이루었다. 끝없는 종다리의 흐느낌이 가락으로 흘러나는가 하면, 방울새는 우묵한 연못 위를 높이 맴돌면서 울음을 길게 흘리다가 갑자기 뚝 그치니, 벌판은 또 한 번 정적에 잠기는 것이었다. 뾰족하게 돋아난 늦뿌린 옥수수의 연둣빛 싹 속에 까만 까마귀 한 떼가 어울려 놀고 있었다. 희끄무레한 빛을 띤 귀리밭까지 오자, 까마귀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고, 다만 이따금 연기 같은 귀리의 물결 사이로 그들의 머리만이 삐죽삐죽 내다보았다. 《I.S.투르게네프/부자 父子》
[30]밖은 캄캄하고 누기가 차 있었으나 따뜻했다. 봄 기운이 잔설(殘雪)을 녹이었고, 녹는 잔설 때문에 퍼지고 있는 하얀 안개는 사방에 가득 차 있었다. 집 앞에서 백 보쯤 낭떠러지 밑의 내에서는 이상한 소리들이 들려왔다.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이리라. 《L.N.톨스토이/부활 復活》
[31]수십만이라는 사람들이 좁은 장소에 모여서 자기네들이 빽빽이 모여 있는 땅을 망쳐 버리려고 제아무리 기를 써 보더라도, 또 그 땅 위에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게 돌을 깔아 덮어 버리더라도, 아무리 수목(樹木)을 베어 버린다 하더라도――도회지에서도 봄은 역시 봄이었다. 햇볕이 따사로이 내리쬐자 풀은 되살아나서, 송두리째 뽑아 버리지 못한 곳이라면 가로수 길 옆 잔디는 물론이요 포석(鋪石) 틈에서도 파릇파릇 싹터 올랐다. 《L.N.톨스토이/부활 復活》
[32]장밋빛 구름 사이에서 봄이 그 파란 눈으로 웃음 짓고 따뜻한 햇볕이 테이블 위에 비치는 오늘 같은 날, 백화 만발한 대지의 향기나 산비탈 낙엽송의 신록이나 언덕 위에서 지저귀는 종달새 노랫소리가 거의 미칠 듯이 그리워지는 때면 그러하였다. 봄은 이 시골 길들과 목장 위에 찬란히 빛나고 있다. 봄은 나에게 잊은 지 오래인 젊음의 기운을 어느 정도 일깨워 준다. 그 봄철을 즐겁게 맞이하여 미나리아재비의 첫순이 돋아날 때부터 장미가 봉오리질 때까지 정답게 바라볼 수 있다면 그 혜택이 부족하다고 누가 감히 말하겠는가. 대지가 옷을 갈아입은 기적, 인간의 입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광경이 앞으로 다섯 번이나 여섯 번 내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G.R.기싱/헨리 라이크로프트의 수기(手記)》
[33]해가 바뀌자 또다시 새 꽃과 잎사귀와 꾀꼬리와 콩새와 방울새와 그 밖에 목숨이 짧은 뭇 생물들이 한갓 싹이나 무기물에 불과했던 일 년 전에 다른 생물들이 차지했던 그 자리에다 제각기 자리를 잡았다. 먼동이 트는 새벽 햇살은 새싹을 트게 하여 기다란 줄기로 키워 주고, 소리 없이 수액(樹液)을 빨아올려 꽃잎을 삐죽이 벌리게 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입김이라도 뿜어내듯이 그윽한 향을 사방에 발산해 주고 있었다. 《T.하디/테스》
[34]봄이 왔다. 밭두렁 길에는 파아란 풀과 빨갛고 하얀 꽃들이 잔뜩 자라났고 시냇물이 잔잔히 흐르고 있었으며 개구리가 개골개골 쉴 새 없이 울고, 이야말로 농가에서 모를 심고 아이들이 붕어와 새우를 잡는 시절이다. 봄이 올 때마다 노상 자욱하게 가느다란 비가 내렸고, 발을 가는 농부들은 언제나 한결같이 도롱이를 입고 맨발인 채 허리를 꾸부리고 밭에서 새벽부터 날이 캄캄할 때까지 일을 했다. 《사빙영》
[35]우는 비둘기 젖먹이 제비
소리 없이 고요한데
햇빛은 서창에 비친다
낮잠을 깨고 나니 아무 일이 없고나
다만 맑은 봄 하늘만 본다.
鳴鳩乳燕寂無聲
日斜西窓潑眼明
午睡酷來無一事
只將春睡賞春晴 《소식 蘇軾/춘일 春日》
[36]봄밤의 한때는 천금에 값하고, 꽃에는 맑은 향, 달에는 그늘이 있구나.
春宵一刻直千金
花有淸香月有陰 《소식 蘇軾/춘야 春夜》
[37]도롱이에 삿갓 쓰고, 호미 들고 들로 나가 봄을 줍는다.
輕虛短笠伴春鋤
《구양수 歐陽修》
[38]물결은 출렁이고
버들 빛은 푸른데
행화(杏花)는 석양 하늘에 날린다
강남의 봄은 또 저물어 가네
마름꽃 피면 온다는 임은 오지 않고. 《구준 寇準/강남춘 江南春》
[39]봄바람에 버들 빛은
푸른 비단 같은데
태양은 복숭아나무에서 익는다
따스한 연못 물도 향기로운데 동그라미 그리며 물 속으로 들어가는
고기 꼬리를 본다. 《왕개포 王介甫/춘풍 春風》
[40]물가의 산이 벽사창(碧紗窓)에 비치는데
솔 아래에 그림과 서적이 돌 평상에 가득하다
외객(外客)은 오지 않고 봄이 한창 고요한데
꽃 사이에서 우는 새 석양을 보내네. 《왕방》
[41]봄날이 한창 화려하기에 높은 데 올라 바라보니, 봄비가 갓 개어 나무는 번들번들 멱 감은 듯, 먼 강물이 늠실늠실, 버드나무 가지는 파릇파릇, 비둘기 울며 떨치고, 꾀꼬리 진목(珍木)에 모여든다. 온갖 꽃 피어 비단 장막인데 푸른 숲이 섞이니 아롱다롱하다. 풀은 우거져 짙푸른데 소들이 벌판 가득 뜯어먹고, 소녀들 바구니 들고 뽕을 따는데 옥 같은 손으로 가지를 당기며 민요를 주고받으니 무슨 타령 무슨 곡(曲)인고.
欣麗日之方乞
聊登高以游目
穀雨始晴兮
濯濯樹容之新沐
遠水蕩棠
麴塵浮綠
鳩鳴拂羽
鶯集珍木
衆花敷兮錦唵張
雜以靑林兮一何斑茁
草膣眠兮碧滋
牛布野兮散牧
女執筐兮採稚桑
援柔枝兮手如玉
俚歌相和
何譜何曲 《이규보 李奎報》
[42]꽃마다 봄바람에 꽃송이 지는고야
이 상사(相思) 둘 곳 없어 거문고 타노매라
가시고 안 오는 님야 이런 줄을 알으리. 《계생 桂生/춘사 春思》
[43]봄철이 좋아련가 새들은 노래로다
창사(窓紗)를 걷어들고 거문고 타노라면
꽃잎은 바람에 지고 제비 떼만 나나니. 《계생 桂生/가는 봄 지는 꽃에》
[44]강호(江湖)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
탁료(濁冗) 계변(溪邊)에 금린어(錦鱗魚) 안주로다
이 몸이 한가하옴도 역군은(亦君恩)이셨다. 《맹사성 孟思誠》
[45]강호에 봄이 드니 이몸이 일이 하다
나는 그물 깁고 아이는 밭을 가니
뒷뫼에 엄긴 약(藥)을 언제 캐려 하느니. 《황희 黃喜》
[46]봄이 간다커늘 술 싣고 전송(餞送)가니
낙화하는 곳에 간 곳을 모를러니
유막(柳幕)에 꾀꼬리 이르기를 어제 갔다 하더라. 《조윤성 曺允成》
[47]조올다가 낚대를 잃고 춤추다가 도롱이를 잃었구나
늙은이 망령을 백구(白鷗)야 웃지 마라
십리에 도화발(桃花發)하니 춘흥(春興)을 겨워하노라. 《무명씨 無名氏》
[48]전원에 봄이 오니 이 몸이 일이 하다
꽃남근 뉘 옮기며 약(藥)밭은 언제 갈리
아이야 대 베어 오너라 삿갓 먼저 결으리라. 《성운 成運》
[49]우는 것이 뻐꾸기가 푸른 것이 버들숲가
어촌(漁村) 두어 집이 냇속의 나락들락
두어라 말가한 깊은 소에 온갖 고기 뛰노나다. 《윤선도 尹善道/고산유고 孤山遺稿》
[50]봄날이 점점 기니 잔설(殘雪)이 다 녹겠다
매화는 벌써 지고 버들 가지 누르렀다
아이야 울 잘 고치고 채전(菜田) 갈게 하여라. 《신계영 辛啓榮/선석유고 仙石遺稿》
[51]적설(積雪)이 다 녹아지되 봄 소식을 모르더니
귀홍(歸鴻)은 득의천공활(得意天空闊)이요 와류(臥柳)는 생심수동요(生心水動搖)로다
아이야 새 술 걸러라 새 봄맞이하리라. 《김수장 金壽長》
[52]꽃도 피려 하고 버들도 푸르려 한다
빚은 술 다 익었네 벗님네 가세그려
육각(六角)에 두렷이 앉아 봄맞이하리라. 《김수장 金壽長》
[53]꾀꼬리 노래하니 집마다 봄이로다
규방(閨房)의 아가씨도 사창을 활짝 열고
먼 앞산 새파란 풀을 바라보더라.
黃鳥一聲裏
春日萬家閑
佳人捲羅翊
芳草滿前山 《삼의당 김씨 三宜堂 金氏/춘경 春景》
[54]임 없어 야윈 것을 거울은 뭐라 보리
동산에 울긋불긋 갖가지 꽃 폈다만
외로이 봄을 보내니 마음 더욱 설워라.
思君夜不寐
爲誰對明鏡
小園桃李花
又送一年景 《삼의당 김씨 三宜堂 金氏/봄을 보내며》
[55]세월이 유수로다 어느덧에 또 봄일세
구포(舊圃)에 신채(新菜) 나고 고목에 명화(名花)로다
아희야 새 술 많이 두어스라 새 봄놀이하리라. 《박효관 朴孝寬》
[56]보리잎 포릇포릇 종달새 종알종알
나물 캐던 큰아기도 바구니 던져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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