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물시

수목-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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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록】

 

[1]석류나무는 계절을 모른다. C.V.게오르규/대학살자 大虐殺者》

 

[2]석류는 꽃이 좋을 뿐 아니라 그 열매가 볼 만하고 또 먹을 만하므로 예로부터 흔히 재배(栽培)하는 바 천엽(千葉)은 열매가 맺히지 아니하고 단엽은 열매가 맺히나니 천엽이란 화판(花瓣)의 여러 겹을 이름이요, 단엽이란 화판의 한 겹을 이름이다. 석류는 지종(地種)도 하고 분재(盆栽)도 하나 남방 난지(暖地)가 아니면 지종이 좀 곤란하므로 북방 한지(寒地)에는 분재가 많은 모양이다. 《문일평 文一平/호암전집 湖岩全集》

 

【시·묘사】

 

[3]너희들 속 알의 과잉에 져서

반쯤 열린 딱딱한 석류여

스스로의 발견에 번쩍이는

고귀한 이마를 나는 보는 듯하다.

너희들이 참아 온 세월은,

오 반쯤 입 벌린 석류여

거만스럽게 애쓰며 되어진 너희들의

그 홍옥(紅玉)의 장벽을 삐걱거리게 해도

그리고 또, 껍질의 메마른 황금이

어느 힘의 요구에 따라

찢어져서 빨간 보석 과즙(果汁)이 돼도

그래도

그 빛나는 균열은

비밀의 구조를 갖고 있는

내가 가진 영혼을 생각케 한다. P.발레리/석류 石榴》

 

[4]최후의 균열은 처음과 함께 열려 있었던 것이니

균열 속에 들어 있는 장밋빛의

부드러운 번득임. D.H.로렌스》

 

[5]간밤에 비 오더니

석류꽃이 다 피겠다

부용당반(芙蓉當畔)에 수정렴(水晶簾) 걸어 두고

눌 향한 깊은 시름을

못내 풀려 하노라. 《신흠 申欽》

 

[6]오래오래 헛된 길을 둘러

석류꽃 그늘 밝은 고향의 조약돌 길에 서면

나는 어느덧 마흔짝으로 늙었소. 《유치환 柳致環/석류꽃 그늘 아래서》

 

[7]후원에 따뜻한 햇볕 굽어 보면

장꽝에 맨드라미 고웁게 빛나고

마슬 간 집 양지 끝에 고양이 졸음 졸 때 울 밑에 석류알이 소리 없이 벌어졌다

투명한 석류알은 가을을 장식하는 홍보석(紅寶石)이어니

누구와 저것을 쪼개어 먹으며 시월 상달의 이야기를 남기리. 《신석정 辛夕汀/추과삼제 秋果三題》

 

[8]문득 석류꽃이 터진다

꽃망울 속에 새로운 우주가 열리는 파동!……

방 안 하나 가득 석류꽃이 물들어 온다. 내가 석류꽃 속으로 들어가 앉는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조지훈 趙芝薰/화체개현 花體開顯》

 

[9]문을 열고

안을 드러내 보이기 전

석류는 제 스스로

가슴을 울렁이며

지레 듣는다.

왁자히 터지는 함성을……! 《박경용 朴敬用/석류 石榴》

 

[10]조금도 더 기다릴 수가 없는 생명의 충일 때문에 마침내 가슴을 쪼개고 마는 석류의 파열 그 속엔 엷은 유리의 한 겹을 입힌 듯한 두터운 윤기로 휩싸인 무섭게 붉어 있는 홍옥들의 눈망울이 있다. 《김남조 金南祚/은은한 환희》

 

[11]옛 병풍 속의 석류의 그림이 기억 속에 소생되어 때를 주름잡고 눈앞에 떠올랐다. 어디서 흘러오는지도 모르게 그윽하게 코끝을 채이는 그리운 옛 향기……익은 송이는 방긋이 벌어져 붉은 알이 엿보이고 익으려는 송이는 막 열리려고 살에 금이 갔다. 그런 송이는 어린 기억과 같이 부끄러웠다. 《이효석 李孝石/석류 石榴》

 

[12]한동안을 그렇게 넋 놓고 바라보기나 했다. 붉게 벌어진 탐스러운 석류 덩이들이 간간한 바람결에 흔들거리는 걸 석섬 영감은 보았다. 그리고 그러던 중 아, 그는 붉게 벌어진 석류가 나무에만 매달린 게 아니고 걷혀진 열녀의 고쟁이 속에도 숨겨져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그랬다. 그리고 시동생의 개춤 밖으로도 붉게 영글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문구 李文求/매화(梅花) 옛 등걸》

 

【격언·속담】

 

[13]석류는 떨어져도 안 떨어지는 유자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누구나 저 잘난 맛에 산다는 뜻) 《한국 韓國》

 

【고사·일화】

 

[14]그리스 신화에서 석류는 결혼생활의 상징이다. 이것을 먹은 부부는 서로 헤어질 수 없다 한다. 영원한 모성 데메테르 여신은 올림포스 12신의 하나로, 그녀에게는 제우스 신과의 사이에서 난 귀여운 딸 페르세포네가 있었다. 아름다운 페르세포네가 요정들과 함께 들에 나가 놀다가 수선화 한 송이를 꺾으려고 하는 순간, 땅에 금이 가고 벌어지며 그 속에서 지하세계 왕 하데스가 말을 타고 나타나 그녀를 황금마차에 싣고 납치해 갔다. 하데스는 음산한 자기 궁전에 데려다 살 왕비감을 물색하고 있었는데, 제우스 신이 페르세포네를 소개하면서 데메테르는 자기 딸을 아직 시집 보낼 생각도 없으려니와 지하세계로 딸을 시집 보낼 리 만무하니 강제로 납치해다가 기정사실화시키라는 암시를 주었던 것이다. 데메테르는 딸을 잃어버리자 슬픔으로 나날을 보냈다. 납치하는 장면을 목격한 헬리오스 태양신은 데메테르가 가련하여 그 사실을 일러 주었다. 「실은 제우스 신이 하데스에게 넘겨 주었죠. 하지만 너무 낙심 마세요. 하데스라면 당신의 친오빠이고 세계의 3분의 1을 차지한 왕이 아니오?」 여신은 이 말을 듣자 화가 치밀어올랐다. 제우스 신이 그지없이 미웠다. 앞으로는 일체 올림포스의 잔치에는 나가지 않으려고 다짐하고 남루한 차림으로 인간세계를 유랑하였다. 사태가 만만치 않게 되자 제우스 신은 여러 신들을 시켜 백방으로 달랬지만 여신의 화는 풀리지 않았다. 하는 수 없어 제우스 신은 전령 헤르메스 신을 시켜 하데스를 설복시켜 페르세포네를 어머니 품에 돌려 보내도록 했다. 하데스는 천연스레 웃으면서 페르세포네에게 떠날 채비를 하라고 말하자 페르세포네가 하도 기뻐서 서두르는 사이에 하데스가 슬쩍 주는 석류 열매를 받아 먹고 말았다. 신마(神馬)가 끄는 황금마차를 타고 어머니가 있는 엘레우시스 사당에 돌아와 눈물의 재회를 하였으나, 어머니는 혹시나 하고, 「너 거기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지?」 하고 묻자, 페르세포네는 무심코 먹은 석류 열매 이야기를 하였다. 제우스 신은 해결책으로, 1년 중 3분의 1은 지하세계 하데스의 품에서 보내고 나머니 3분의 2는 지상의 어머니 곁에서 살도록 하였다. 데메테르도 그 이상 어쩔 수 없음을 알고 화를 풀고 올림포스 잔치에도 참석하게 되었다. 페르세포네는 1년 중 3분의 1이지만 하데스 왕의 충실한 아내 노릇을 하였다.

 

[15]옛날 어린아이들을 자꾸 잡아먹는 귀신 할멈이 있어서, 부처님이 이것을 막기 위해 몰래 귀신 할멈의 딸을 하나 감춰 버렸다. 그랬더니, 귀신 할멈이 울며 야단이므로 부처님은 네 아이 천 명 중에 하나쯤 없어졌는데 그리 애타느냐고 묻자, 귀신 할멈은 마구 무정하다고 화를 냈다. 그 때야 부처님은 숨겼던 그의 딸을 주며, 천 명 중에 하나만 잃어도 야단이면서 너는 다른 사람의 자식을 잡아먹느냐 하고 석류를 주었다. 귀신 할멈도 그 때야 뉘우치며 석류를 받아 가지고 도망쳐 버렸다.

 

[16]첨지(僉知) 한숙창(韓叔昌)이 꽃구경하기를 좋아하였다. 일찍이 석류(石榴) 씨를 구해서 개간한 밭에다 뿌렸는데, 싹튼 다음에 보니 이랑에 가득한 것이 모두 버들이었고 가끔 한두 개가 석류였다. 사람들을 만나면 이것을 말하고 물었더니,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석류 유()자는 버들 유()자에 전()자가 따른 것이다. 원래 버들이 밭에 난다는 것이니 석류를 심어서 버들이 나는 것은 괴이할 것이 없다.」 하였다. 이런 이치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사재척언》

 

[17]서장관이 흰 석류를 가리키면서, 「지금까지 이런 것을 본 일이 있소?」 하고 묻는다. 나는, 「아직껏 본 적이 없소.」 하고 답하니, 서장관은 「내가 어렸을 때에 집 안에 이런 석류가 있었으나 국내의 다른 곳에는 없었는데, 이 석류는 꽃만 피고 열매는 맺지 않는다더군요.」 한다. 《박지원 朴趾源/열하일기 熱河日記》

 

[18]석류는 본디 서역의 산물로 한대(漢代) 장건(張騫)이 안석국(安石國)에서 가져온 고로 석류라는 이름이 생겼다 한다. 《문일평 文一平/호암전집 湖岩全集》

 

【어휘·명칭】

 

[종류명칭] (1)잣나무 석류:층층이 뻗은 가지가 위는 바라지고 밑은 퍼진 것. (2)기둥 석류:밋밋한 원줄기가 위로 퍼져 우산 펼친 것 같은 것. (3)수석류(手石榴):한 뿌리에 여러 주()가 나서 가지가 뒤헝클어진 것/養花小錄. (4)사계류(四季榴):춘하추동 꽃이 피는 것. (5)화석류(火石榴):꽃이 불과 같이 새빨간 것. (6)병자석류(餠子石榴):꽃이 떡만큼 커다란 것. (7)중태석류(重台石榴):화판이 누대와 같이 우뚝 일어난 것/群芳譜.

 

[이칭] 자류(拾榴)

 

[꽃말] 우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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