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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물시

동물-귀뚜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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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곤충

 

【시·묘사】

 

[1]대지의 시()는 그치는 일 없다

쓸쓸한 겨울 저녁 서리가

정적을 만들 때, 스토브 가에서

끼리끼리 울어대는

귀뚜라미 노래 차츰 열을 올리어

반쯤 졸린 사람에겐

어딘가 풀 우거진 언덕

사이의

여치 소리로 여겨진다. J.키츠/대지(大地)의 시()

 

[2]정적 속에 타는 촛불은 흔들리지도 않고

요란하던 귀뚜라미조차 잠잠한데 《A.테니슨/인 메모리엄》

 

[3]귀뚜라미 방 안에 있으니

해가 이제 저물것다.

지금 우리 즐기지 않으면

세월이 그냥 흘러가 버리리라. 《시경 詩經》

 

[4]하잘것없는 저 귀뚜라미 그러나 구슬픈 울음은 어떻게 사람을 감동시키나.

圭結櫻微細

衷鳴可動人 《두보 杜甫》

 

[5]슬픈 듯이 원망하듯이 또한 분한 듯이 탄식하듯이 가을 밤의 청장을 읊을 것이냐.

至悲至怨若憤若歎而吟嘯秋夕之淸長者興 《양정수 楊廷秀》

 

[6]귀또리 저 귀또리 어여쁘다 저 귀또리

어인 귀또리 지는 달 새는 밤의 긴 소리 짜른 소리 절절(節節)이 슬픈 소리 제 혼자 우러녜어 사창(紗窓) 여윈 잠을 살뜰히도 깨우는고야

두어라 제 비록 미물(微物)이나 무인동방(無人洞房)에 내 뜻 알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무명씨 無名氏》

 

[7]찬비 듣는 소리

그대가 세상 고락 말하는 날 밤에

숯막집 불도 지고 귀뚜라미 울어라. 《김소월 金素月/귀뚜라미》

 

[8]밤이면 나와 함께 우는 이도 있어

달이 밝으면 더 깊이깊이 숨어듭니다.

오늘도 저 섬돌 뒤 내 슬픈 밤을 지켜야 합니다. 《노천명 盧天命/귀뚜라미》

 

[9]귀또리

귀또리

귀또리가 타이른다

목숨은

목숨은

아껴야 하네라고

귀또리

귀또리

귀또리가 타이른다 《유치환 柳致環/귀또리》

 

[10]가만히 가만히 스며나는, 벽 뒤에서 울어예는 귀또리의 울음소리――

그러한 이웃들이 내게 있다 《유치환 柳致環/귀또리》

 

[11]이 기억으로 통하는

아름다운 별들의

맑은 공간

이런 때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음을 토하는 귀뚜라미 소리는

단절이 없어 숨이 막힐 뿐……. 《고원 高遠/오늘은 멀고》

 

[12]어느 틈엔지 귀뚜라미가 한 마리

방 안에 들어와서 우는 것이다.

……

이놈은 용하게도 벽에 붙어 앉아서

목쉰 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원섭 李元燮/귀뚜라미》

 

[13]귀뚜라미가 울고 있다.

귀뚜라미가 울고 있다.

가을을 가져다 놓고

저렇게 굴리어다 놓고

둘러 앉아서 모두들 둘러 앉아서

귀뚜라미가 울고 있다.

귀뚜라미가 울고 있다.

가난한 가산을 수레에 얹어

보면서 가는 집시처럼

그렇게 눈물 뿌려

굴리고 가던

가을을 다시 되굴려다 놓고

귀뚜라미가 울고 있다.

휘영청히 달 밝은 사경 야밤에

자지도 않고

모두들 둘러 앉아 소매 들어 흐르는 콧물을 씻어 가며

저렇게

저렇게

귀뚜라미가 울고 있다. 《이원섭 李元燮/귀뚜라미》

 

[14]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면 나는 언제나 어머니의 얼굴이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어머니가 등잔불을 켜 들고 내 곁으로 다가오시는 것만 같다. 《김동리 金東里/귀뚜라미》

 

【격언·속담】

 

[15]알기는 칠월 귀뚜라미. (*귀뚜라미는 재빨리 가을 소식을 전하는 데서 무엇을 빨리 알아챔을 뜻함) 《한국 韓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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