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물시

동물-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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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곤충 날개

 

【어록】

 

[1]나비의 날개의 아름다움이나 모든 사물의 아름다움은 목적의 노예가 아니라 후대를 위해 팔린 일꾼이다. D.C.페티/현대인을 위한 달력》

 

[2]길 위를 날아다니는 나비는 만족이 무엇인가를 두꺼비에게 설교한다. J.R.키플링/페깃》

 

[3]나비는 하늘의 자유가 누에고치의 안식처보다는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설득당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R.타고르》

 

【시·묘사】

 

[4]나비……두 개로 접은 연애 편지는 꽃의 명패를 찾고 있다. J.르나르/박물지 博物誌》

 

[5]()에서 미지의 세계로 향한 여름 길가에서 노랑나비를 쫓고 있는 어린 소녀를 우리는 지켜 본다. E.시트웰/소녀(少女)와 나비》

 

[6]별을 쫓는 나비의 염원. P.B.셸리》

 

[7]이리저리 나는 두 마리 나비가 야생의 찔레꽃처럼, 빛나는 해안을 어리석게 바다 위를 선회하다간 반사된 하늘 속으로 빠져 드네.S.스펜서/바다 풍경(風景)

 

[8]언젠가 나는 올리브나무에서 유충을 떼어 손바닥에 놓았던 기억이 난다. 투명한 꺼풀 속에 살아 있는 생명체가 보였다. 그것이 움직였다. 비밀의 과정이 틀림없이 끝막음에 다다라서, 아직 갇혀 있는 미래의 나비가 햇빛으로 뚫고 나올 성스러운 시간을 조용히 떨며 기다렸다. 그것은 서두르지 않았다. 신의 영원한 법칙과, 따스한 공기와, 빛을 자신 있게 믿고, 그것은 기다렸다. 하지만 조급했다.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눈앞에서 기적이 벌어지기를 원했고, 육체가 무덤에서 나와 어떻게 영혼이 되는지를 보고 싶었다. 웅크리고 앉아서 나는 유충에 따스한 입김을 불어 주기 시작했고, 보라! 유충이 등이 곧 저절로 찢어지더니 껍질 전체가 꼭대기에서 밑까지 서서히 갈라지고, 날개가 비틀리고 다리는 배에 달라붙어 한 덩어리로 뭉친 채 아직 덜 자란 연둣빛 나비가 나타났다. 그건 얌전히 꼼지락거리며 따스하고 끊임없이 불어 주는 내 입김을 받아 점점 더 살아났다. 움트는 포플러 잎사귀처럼 파리한 한쪽 날개가 몸에서 저절로 떨어지더니 길게 펼치려고 경련을 일으켰지만 소용이 없었다. 날개는 반쯤 펼쳐진 채로 쭈그러졌다. 곧 다른 쪽 날개도 움직여서 펼치려고 했지만 뜻대로 안 되자 반쯤 펴진 채 떨렸다. 인간의 뻔뻔스러움을 지닌 나는 계속해서 몸을 쭈그리고 따스한 입김을 찌그러진 날개에 불어 주었지만, 이제는 돌멩이처럼 뻣뻣하고 맥없이 축 늘어져 움직이지를 않았다. 나는 속이 뒤집혔다. 내가 서둘렀기 때문에, 영원한 법칙을 내가 감히 어겼기 때문에 나는 나비를 죽였다. 내 손에는 시체만 남았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나비의 시체는 그 후 줄곧 내 양심을 무겁게 짓눌렀다.N.카잔차키스/오디세이의 싹이 내 마음 속에서 열매를 맺을 때》

 

[9]두 눈썹은 둘둘 감긴 철사(鐵絲)

 

금벽(金碧)의 빛 찬란한 날개

 

그놈 왔을 땐 꽃들도 시새우더니

 

가 버린 뒤엔 귀신마냥 흔적도 없다.

 

雙眉卷鐵絲

 

兩翅暈金碧

 

初來花爭姸

 

忽去思無跡 《소식 蘇軾/사벽 思碧》

 

[10]예쁜 것도 찾고 향기로운 것도 찾고

 

한가로우면서도 바빠라

 

아지랑이 속 난초 찾아가는 길

 

이슬비 내릴 적엔 꽃방에서 잔다

 

가벼운 휘장은 조용히 꿈속으로 열렸는데

 

다락은 잘못 단장을 했다.

 

사나이의 그 속마음

 

나비의 무의(舞衣)로 수를 새긴다.

 

尋艶復尋香

 

似閒還似忙

 

暖煙尋蕙徑

 

微雨宿花房

 

書幌縯隨夢

 

歌樓誤採粧

 

王孫深屬意

 

繡入舞衣裳 《정곡 鄭谷》

 

[11]노랑나비 둘이서

 

짝지어 하늘로 올라간다.

 

왠지는 몰라도

 

하나는 돌연 날아 돌아가는구나.

 

남겨진 그 하나는 외로운 게 몹시도 가련하다.

 

하늘에 올라갈 마음도 안 내킴은

 

천상이 너무나 외로워서.

 

兩個黃蝴蝶

 

雙雙飛上天

 

不知爲什匿

 

一個忽飛還

 

騰下那一個

 

孤單怪可憐

 

也無心上天

 

天上太孤單 《호적 胡適》

 

[12]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무명씨 無名氏》

 

[13]소원(小園) 백화총(百花叢)에 나니는 나비들아

 

향내를 좋이 여겨 가지마다 앉지 말라

 

석양에 숨궂은 거미는 그물 걸고 엿는다. 《인평대군 麟坪大君》

 

[14]화원(花園)에 저 나비야 이 춘색(春色)이 뉘 시절(時節)

 

꽃 피자 네가 나느냐 네가 날자 꽃이 피느냐

 

아마도 장주(莊周)의 꿈을 꾸어서 시절을 만나리라. 《조황 趙榥》

 

[15]꽃 속에 잠든 나비야 네 평생(平生)을 물어 보자

 

네가 장주(莊周)의 전생(前生)이냐 장주(莊周)가 너의 전생(前生)이냐

 

우리가 장주(莊周)되고 장주(莊周)가 우리 되니 분명히 몰라. 《무명씨 無名氏/화리접 花裏蝶》

 

[16]그러면 너 죽어 될 것이 있다.

 

너는 죽어 명사십리 해당화 되고

 

나는 죽어 나비 되어

 

나는 네 꽃송이 물고

 

너는 내 수염 물고

 

춘풍이 선듯 불거든

 

너울너울 춤을 추며 놀아 보자. 《춘향전 春香傳》

 

[17]나비가

 

추억을 저으면서

 

청무우 잎사귀에 내려앉을 때

 

나는 햇살을 얼굴에 안고

 

새하얀 행렬이

 

멀어만 가는 길가에 외로이 서 있었다.

 

옷깃인 양

 

나래 치는 나비의 요동 속에서

 

내가 느끼는 따뜻한 온도―

 

그것은

 

너와

 

내가 갖고 싶은 마음의 사랑들이었다. 《석계향 石桂香/나비》

 

[18]이청저청 걸청 안에

 

사랑 청청 대청 밖에

 

엽초리 휘초낭케

 

나위 나위 범나위야

 

무삼 꽃이 제일 좋드뇨 《선산지방민요 善山地方民謠》

 

[19]나비 나비 범나비

 

배차밭에 흰나비

 

장아리 밭에 노랑나비

 

팔랑팔랑 잘 나른다

 

팔랑팔랑 춤을 춘다 《진천지방민요 鎭川地方民謠》

 

[20]나비야 나비야 범나비야

 

춘양진 범나비야

 

꽃을 보고 넘놀아지나

 

석양에 노는 거미

 

자네 오기만 기다린다 《예산지방민요 禮山地方民謠》

 

[21]나비 나비 짱짱

 

범나비 짱짱 《서천지방민요 舒川地方民謠》

 

[22]나비야 나비야 물어라

 

벌아 벌아 춤춰라 《경주지방민요 慶州地方民謠》

 

[23]앉은 자리 꽃자리

 

천 리 만 리 가면

 

네 목숨이 떨어진다 《경주지방민요 慶州地方民謠》

 

[24]잰잘나비 공―공

 

잰잘나비 공―공

 

높이 뜨면 죽―고

 

얕이 뜨면 살―고

 

잰잘나비 공―공

 

잰잘나비 공―공 《이천지방민요 伊川地方民謠》

 

[25]날개만

 

하늑이는 게

 

꽃에게

 

수염 붙잡힌

 

모양야. 《황순원 黃順元/골동품 骨董品》

 

[26]그 나비는 아직 살아서 있다.

 

숙영이와 양산이가 날 받아 놓고

 

양산이가 먼저 그만 이승을 뜨자

 

숙영이가 뒤따라서 쫓아가는 서슬에

 

생긴 나빈 아직도 살아서 있다.

 

숙영이의 사랑 앞에 열린 무덤 위,

 

숙영이의 옷 끝을 잡던 식구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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