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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충 여름 노래 이슬
【어록】
[1]매미는 귀머거리여서 천둥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매미가 노래를 부르는 것은 사랑을 구해서가 아니다. 《J.H.파브르/곤충기 昆蟲記》
[2]매미는 공기를 마시고 이슬을 머금어 그 덕이 청결하다. 《육운 陸雲/한선부서 寒蟬賦序》
[3]매미의 맑은 노래를 듣고 쫓아가 잡으려 했다. 그러나 매미는 그것을 모르고 있다. 너는 너의 명(命)이 박하건만 그 박한 것을 알지 못하고 편안한 것에만 팔려 위태로움을 잊고 있다. 슬프다. 나는 너를 보아서 스스로 경계하노라. *苟得意於所歡 曾往兀而莫知 匪爾命之適薄 坐偸安而忘危 嗟悠悠之耽寵 請玆覽以自規 《전함 傳咸/점선부》
[4]옛 사람들은 닭에게 오덕(五德)이 있다는 말을 하였으나 매미에 대해서는 그 미(美)만을 얘기하고 말았다. 그러나 매미에게도 오덕이 있다. 머리엔 반문이 있으니 그것은 「文」이고, 이슬을 마시며 사니 그것은 「淸」이며, 곡식을 먹지 않는 것은 「廉」이고, 집을 짓고 살지 않는 것은 「儉」이며, 계절을 지키는 것은 「信」이다. *昔人稱鷄有五德至於寒蟬 才齊其美而莫斯述 夫蟬 頭上有射則文也 含氣飮露 則其淸也 泰稷不享 則其廉也 處不巢居 則其儉也 應候守節 則其信也 《육운 陸雲/한선부서 寒蟬賦序》
[5]매미는 탁예(濁穢)의 속에서 허물을 벗고 나와 진애(塵埃)의 밖 즉 외계로 부유(浮游)한다. 《사기 굴원전 史記 屈原傳》
[6]여름에 나서 가을에 죽는 매미는 일 년의 길이를 모른다. 《장자 소요유편 莊子 逍遙遊篇》
[7]매미는 덥다 못하여 맵다고 운다. 《설의식 薛義植/성벽(城壁)을 사이 둔 봄》
[8]약삭빠른 계절에 뒤떨어진 매미 소리는 마치 남의 나라에 갇힌 공주의 탄식처럼 청승맞다. 《이무영 李無影/제1과(第一課) 제1장(第一章)》
[9]수년을 거쳐 잠깐 노래하기 위해 태어난 매미는 삶의 극치를 다했다고 볼 수 있고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죽는다고 볼 수 있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노래를 부르는 고상하고 자주적인 절개야말로 주체성을 잃고 상대방에 저자세로 빌붙는 사람들보다 낫다. 《윤영춘 尹永春/행복(幸福)이라는 것》
【시·묘사】
[10]끊어진 전선(電線)처럼 전압을 점점 죄면서,
매미는 서리가 내릴 때까지
6주일 동안 울어대었다. 《C.D.몰리/9월의 종말(終末)》
[11]가을은 나무에 차고 석양(夕陽)엔 매암인 제
한때의 제 물정(物情)에 생각이 하도 설워
숲 밑을 혼자 헤매며 맘 못 잡아 하노라.
萬木迎秋氣
蟬聲亂夕陽
沈吟感物性
林下獨彷徨《정일당 靜一堂/가을 매암이》
[12]굼벵이 매암이 되어 나래 돋쳐 날아올라
높으나 높은 남게 소리는 좋거니와
그 위에 거미줄 있으니 그를 조심하여라. 《무명씨 無名氏》
[13]감히 늙은 버드나무 곁에 가지 못하느니
가지 위의 매미 놀랄까 두렵구나
다른 나무에 옮겨 가지 못하게 하여
너의 한 소리를 완전히 잘 듣고 싶구나. 《문순공 文順公》
[14]바람을 마시고 사니
진정 마음은 비었겠네
이슬만 흡수한다니
몸 또한 조촐[潔]하구나
무슨 일로 진작 가을날의 새벽부터
슬피 슬피 우는 소리 그치지 않는가. 《미수》
[15]세류청풍(細柳淸風) 비 갠 후에 울지 말라 저 매암아
꿈에나 님을 보려 겨우 든 잠을 깨우느냐
꿈 깨어 곁에 없으면 병(病) 되실까 우노라.《호석균 扈錫均》
[16]중아는 올려가고
매암이는 나려오너라
여기는 이슬이 꿀맛 같단다
(*매암이 나려오라고) 《천안지방민요 天安地方民謠》
[17]주열재열 내려오라
개똥범벅 허영주마
주열재열 내려오라
개똥범벅
쇠똥범벅
하영허영 갈랑먹게
주열재열 내려오라 《제주지방민요 濟州地方民謠》
[18]무수한 무수한 매미가 우는 적막 《유치환 柳致環/일행시집 一行詩集》
[19]석양(夕陽)에
원목(原木) 켜는 소리
같은
참매미
오동나무
잎새에나
스몄는가
골마루
끝에나
스몄는가 《박용래 朴龍來/참매미》
[20]우리 마음을 비추는
한낮은 뒷숲에서 매미가 우네
그 소리도 가지가지의 매미 울음,
머언 어린날은 구름을 보아 마음대로 꽃이 되기도 하고 잎이 되기도 하고 친한 이웃 아이 얼굴이 되기도 하던 것을,
오늘은 귀를 뜨고 마음을 뜨고, 아아 임의 말소리, 미더운 발소리, 또는 대님 풀으는 소리로까지 어여삐 기삐 그려낼 수 있는
명명한 명명한 매미가 우네. 《박재삼 朴在森/매미 울음소리에》
[21]영리할손 저 거미[蛛]란 놈, 그 족속이 번성하네. 누가 네게 기교(機巧)를 주었길래 그물 실로 둥근 배를 채웠는고. 매미가 그 그물에 걸려 처량한 소리를 지르길래, 내가 차마 듣다 못하여 떼어 날려보내니, 곁에 있던 어떤 사람이 나를 보고 힐난하는 말, 「저 두 동물은 똑같이 작은 벌레이니, 거미가 그대에게 무슨 손해며 매미가 그대에게 무슨 이익인가. 매미를 살려 주면 거미는 굶주리니, 이편은 고마워해도 저편은 억울해할 것을 어리석다 그대여, 어찌 그를 놓아 주는가.」 내가 처음에 이마를 찡그리고 대답하지 않다가 한 마디로 의심을 풀어 주되, 「거미는 성질이 탐하고, 매미는 바탕이 맑을세라. 배 부르려는 욕심은 채워지기 어려우나, 이슬 먹는 창자야 무슨 경영(經營) 있을 건가. 욕심 많고 더러운 놈이 맑은 놈을 박해(迫害)하니 내 어찌 동정이 없을소냐.」《이규보 李奎報》
【격언·속담】
[22]굼벵이가 지붕에서 떨어지는 것은 매미 될 셈이 있어 떨어진다. (*남 보기에는 못난 짓 같으나 아무리 미련한 행동이라도 그것을 하는 자신에 있어서는 무슨 요긴한 뜻이 있어 하는 것이라는 뜻) 《한국 韓國》
[23]사랑은 매미와도 같다. 마음으로부터 바로 혀로 옮겨 앉는다. 《독일 獨逸》
【고사·일화】
[24]새벽의 여신 에오스는 젊고 예뻐서 뭇 남성의 정욕을 돋울 만해서 연담(戀談)도 많았다. 인간 티토노스와의 사랑의 얘기. 아프로디테 여신의 수작으로 여신이 인간 남성에게 반한 것이다. 에오스 여신은 새 남편 티토노스를 영원히 놓지 않으려고 제우스 신에게 졸라 인간 티토노스를 「늘 젊은 몸으로 죽지 않는」 신으로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제우스 대신은 그만 그의 부탁을 깜빡 잊고 말았다. 세월이 흐르자 티토노스는 얼굴에 주름이 쪼글쪼글한 영감이 되고 말았다. 에오스는 이 남편에게 신찬(神饌)을 부지런히 먹였으나 이것은 육신을 썩지 않게 하는 효능만 있을 뿐으로, 결국 티토노스는 노쇠를 면하지 못했다. 자꾸만 늙어 이제는 성불구가 된 남편은 마침내 방에 가두어졌고 날마다 외롭게 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를 가엾게 여긴 신들이 티토노스를 매미로 변하게 했다.
[25]옛날 뮤즈 여신들이 생겨나기 전에는 매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었다. 뮤즈 여신이 처음 세상에 나타났을 때, 그 여신들이 듣는 데서 곧잘 노래를 불렀는데 그 노랫소리가 어찌나 아름답고 좋았던지 사람들은 넋을 잃고 하던 일도 내던지고 노래를 들었다. 노래란 것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인가를 처음으로 안 사람들은 모두 뮤즈 여신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 중에는 노래 부르기를 유달리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노래만 불렀는데, 나중에는 몸이 말라 병들어 죽고 말았다. 뮤즈 여신들은 이 노래를 부르다 죽은 사람들을 보고 가엾게 생각해서 평생 아무것도 먹지 않고 노래만 부를 수 있는 목숨을 주기로 하고 죽은 사람들을 매미로 변하게 했다. 《이솝/매미》
【어휘·명칭】
[이칭] 제녀(齊女/事物紀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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