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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향기’전

옛 멋 빼입다… 그 향에 취하다… ‘한국의 향기’전


‘전통의 계승’에서 ‘전통의 소비’로.


21세기 한국 문화의 화두 중 하나다. 우리 고유의

풍취와 멋과 색감을 일상과 접목시켜 세계와 소통해 보자는 의미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15일까지 열리는 ‘한국의 향기’전은 한국의 전통이 패션과 미술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소비되는지를 엿보게 하는 전시다. 아울러 그런 전통의 아름다움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도 보여 준다.


전시는 ‘전통의 맛-한국의 미와 색’ ‘전통의 멋-시각적 대상으로서의 옷’ ‘패션 디자이너 작품전’으로 구성됐다.


‘전통의 맛’에는 한지를 사용한 작품으로 미국 뉴욕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주목받은 전광영 씨, 전통문양 등 토착적 상징체계에 현대적 소재를 가미한 강용면 씨, 불화나 단청의 색채(오방색)에서 나오는 강렬한 원색을 구사하는 이두식 씨 등이 참가했다. 오방색이란 하양 검정 빨강 노랑 파랑 등 음양오행사상에서 비롯된 우리 고유의 색감을 말한다.


이번에 함께 참가한 석철주 도윤희 씨도 한국 특유의 명상적 분위기를 담은 작품으로 주목받은 작가들. 한국 고유의 색감을 대형 사진에 담은 독일 출신의 사진작가 마이클 웨슬리 씨의 작품도 선보였다.


‘전통의 멋’ 코너에서는 고유의 문양을 소재로 하거나 한복을 오브제로 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김준 씨의 ‘하니(honey)’는 연꽃 문양을 몸에 입힌 컴퓨터 이미지 작품으로 전통과 첨단 기기의 조화를 상징했다. 권여현 씨의 ‘미인도’는 얼굴 사진에 한복을 오브제로 입혀 여성에 대한 판타지를 표현했고, 정명조 씨의 ‘허스토리(herstory)’는 극사실 기법으로 궁중 의상을 입은 여성을 묘사했다.


‘패션 디자이너 작품’전은 섬유도시인 대구의 산업적 여건을 반영한 특별전. 한글을 소재로 한 패션 디자인으로 파리 프레타포르테에서 명성을 얻은 이상봉 씨와 한국의 강렬한 색감을 패션에 도입한 케이 킴 씨 등이 참가했다.


11일에는 ‘전통문화의 대중화’ ‘한국의 미, 한국의 색’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린다. 이 세미나에는 ‘한국의 미, 한국의 색’(송미숙) ‘한국 현대 미술과 전통론’(브라이언 매키) ‘세계 디자인을 향한 한국형 디자인’(최범) 등의 주제 발표가 이어진다. 김영기(시각정보디자인)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소비되는 전통의 멋’이란 발표문에서 “21세기 ‘예술의 정체성’은 전통의 향기를 내뿜는 현대의 향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감독을 맡은 장동조 씨는 “조선시대 보자기의 감탄할 만한 공간 분할과 색 배합을 스테인드글라스, 테이블 매트, 포장지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이번 전시는 전통을 생활에 밀착시켜 소비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053-606-6114 /허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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