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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부 2학년
2005100317
김상미
정진영, 안성기, 최민식... 이름만 들어도 귀가 솔깃한 이 유명 배우들이 한미 FTA를 저지하기 위해 전국을 돈다고 한다. '한미FTA 저지를 위한 지역 순회 문화제'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얼마 전에는 문근영, 이준기 등의 여러 영화배우들이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1인 시위에 참가해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스크린을 통해서나 볼 수 있었던 이들이 왜 직접 거리로 나섰을까? 먹고 살기 힘들어서? 아니다. 이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거리로 나온 이유는 한미 FTA의 4대 선결조건 중 하나인 '스크린쿼터 축소'가 국내 영화산업에 미칠 영향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한미 FTA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영화계만은 아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를 위한 농수축산비상대책위가 출범하는 등 각계에서 한미 FTA 저지를 외치는 목소리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이렇게나 말 많고 탈 많은 FTA란 도대체 무엇이며, 문제되는 점은 어떤 것인가?
FTA란 Free Trade Agreement(자유무역협정)의 약자이다. 회원국간 관세철폐를 중심으로 하는 가장 느슨한 형태의 지역 경제 통합으로서 NAFTA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같은 지역무역협정은 그 수나 범위면에서 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FTA가 확산되는 이유는 관세철폐 등의 무역혜택을 통해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이다. FTA 체결의 효과로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는 경쟁 촉진 효과와 우선 무역 창출 효과를 들 수 있다. 경쟁 촉진 효과란 시장 개방이 차별화의 필요성을 증대시키므로써 경쟁을 촉진하고 이것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무역 창출 효과란 역내국간 비교우위에 따른 특화가 실현되면 제품 생산에 자원이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그에 따라 역내국의 후생이 증대하는 효과를 말한다. 이 밖에도 칠레와의 FTA가 칠레뿐만이 아닌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것임을 생각해볼 때, FTA가 상당한 시장확대 효과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FTA를 왜 사력을 다해 저지하려고들 하는 것일까? FTA는 그것을 체결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이득 그 이상의 대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한미FTA를 체결하면 수출은 12~17%늘어나나 수입이 현재보다 33%정도 증가할 것 이라는 것이 민간연구소와 학계의 대체적 인식이다. 결국 무역당국이 예측한 GDP 2% 상승의 효과는커녕 오히려 GDP 하락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기업이 FTA를 통해 큰 수출 효과를 얻는다 하더라도 이것이 내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 97년 한미투자협정이 쟁점화 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한미FTA가 체결되면 월스트리트의 금융자본이 사실상 내국인 대우를 받게 된다. 삼성전자나 포스코, 현대차가 미국으로의 수출량이 늘어 달러자금을 쓸어 담는다 할지라도 결국은 금융자본에 의해서 주주배당금이나 은행수익의 형태로 순이익의 절반이상이 빠져나가게 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최근 들어 일어나는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현상의 원인이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 중 자산관리공사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회사를 제외하곤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을 비롯하여 신한, 하나, 외환 등등 외국인 지분이 60%이상씩을 차지하거나 아예 대주주가 외국인인 경우가 다반사이다. 삼성이나 포스코, 현대차 역시 대주주만 국내인일 뿐, 지분비율로 따지면 한국기업이 아닌 외국기업이라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이다.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것은 농업 분야의 타격이다. 한미 FTA에서 쌀을 제외했을 경우 2조, 쌀을 포함했을 경우 8조 8,000억의 생산감소를 가져온다고 한다. 한해 농업분야의 GDP를 20조로 잡는다면 -10%에서 -40%의 생산감소가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거의 궤멸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국정부는 쌀 분야의 10년 유예를 말하지만 쌀을 제외하고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지는 미지수이며 10년을 미룬다 치더라도 10년 후에 망할 농사를 도대체 누가 지을 것이며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누가 지불할지. 정부측에서 기대하는 10만 일자리 창출도 농업 분야에서의 8만 5천 일자리 감소로 결국 1만 5천에 그칠 것이다.
그 안에 담긴 신자유주의 정신이 그러하듯, FTA의 희생양도 언제나 약자일 수밖에 없다. 강한 자는 더욱 강하게 만들고 약한 자는 아예 살아갈 수가 없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신자유주의의 대표격인 FTA이다. 더욱이 그간 우리를 지켜왔던 스크린쿼터 등의 제도들은 FTA가 체결된 이후에는 다시 도입되지 못한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이렇게 성급히 신자유주의 세계화 속에 몸을 내던지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를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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