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최고위과정

글쓰기(사회계) 과제 - 06 김태영

  "한미 FTA가 체결되면 우리는 얼마나 북미에서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까.” 요즘 기업인들이 웃으면서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 논의를 앞두고 하는 말들이다. 한편, “한미 FTA가 체결되면 우리는 얼마나 손해를 볼까. 망하지는 않을까.” 이 말은 요즘 영화배우들이 한숨을 쉬면서 한미 FTA에 대해 하는 말이다. 이처럼 오늘날 한미 FTA는 우리의 가장 큰 경제적 이슈가 되었다. 당장 대통령부터 FTA는 자신이 직접 챙기겠다고 하고, 영화배우 장동건 씨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을 하고, 연일 매스컴들이 FTA와 관련된 특집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말은 더욱 더 확실해 보인다.
 문화 주권 수호를 외치는 영화인들이 맞는지, 아니면 경제 시너지 효과를 주창하는 경제인들이 맞는지를 논하기 전에 우리는 우선 FTA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FTA, 우리말로 자유무역협정이란, 상품간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국가간의 무역 장벽을 없애는 조약을 말한다. 이 FTA가 국가간에 체결되면 양국은 서로 간의 무역에 있어 관세 완화나 철폐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서 역내 무역자유화를 추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 국가에서 상대국의 그것보다 비교 우위에 있는 특정 산업은 그 상대국에 영향력을 확대하게 되고, 상대국의 그 산업은 위축되게 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좋게 말하면 두 국가간 분업화가 이루어지게 되고, 나쁘게 말하면 경제적 종속 관계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모습이 한미 FTA에서는 어떻게 드러나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현재 한국이 미국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산업은 주로 공업 분야에 집중돼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이 이에 해당된다. 따라서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현대-기아자동차와 같은 회사들은 미국 시장과 그 산업에서 더 강력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미국이 한국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산업은 주로 서비스업과 농업이다. 따라서 FTA가 성사되면, 한국의 로펌, 교육 시장, 농업, 문화 산업 같은 분야는 미국에게 강타를 맞을 수 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미 FTA는 성사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크게 다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우리는 미국과의 FTA를 통해 훨씬 더 유리한 고지에서 대외 무역을 할 수 있다. 알려진 대로 미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미 무역에 있어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멕시코에 공장을 세워 미국에 수출하는 이상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미국에 수출하는데 엉뚱한 멕시코가 우리 이익의 상당 부분을 절로 가져가고 있는 이상한 현상을 초래했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 나아가, 우리는 미국을 통해서 미국과 FTA가 체결된 다른 나라에도 FTA 미체결국에 비해 훨씬 더 유리한 조건으로 우리의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산업 경쟁력, 그리고 국제 사회에서의 우리의 영향력도 자연스럽게 커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를 통해 우리는 국력을 신장하는 동시에, 그 이익으로 농업 등 타격을 입게 될 약한 산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미 FTA를 통해 우리 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60년대 이후 우리의 주요 산업들은 국가의 따뜻한 보호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왔다. 재벌이라는 독특한 기업 구조가 형성되었으며,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를 통해 외국 자본, 기업들의 진출을 막아 왔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땠는가. 우리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 뒤쳐졌고, 혼자서 박수치며 국민소득 1만 불의 축포를 터뜨린 지 3년도 안돼 나라 경제를 IMF의 손에 쥐어주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오늘날의 우리 모습은 어떤가. 우리나라의 담배 회사가 기업 사냥꾼의 손에 놀아나고, 외국 자본은 세금을 못 내겠다고 오히려 국세청에 소송을 걸고 있는 어이없는 상황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아직 우리나라가 국제 금융의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우리 경제가 피해를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더욱 더 우리 산업이 강력하게 변모하기 위해서 이제는 우리도 과감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물론, 당장의 혼란과 타격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독감을 막기 위해 그보다 강도가 덜 한 예방 주사를 맞는 것과 같다. 우리도 이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 세계적인 경제 대국의 길을 걷기 위해서, FTA는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지금으로부터 1세기 전, 우리는 오늘날과 똑같은 일을 겪었던 적이 있다. 우리는 개국이냐 쇄국이냐의 논쟁 속에서 쇄국을 선택해 그 길을 걸었고, 국제 정세에 문외한이 되었다. 이는 우리 스스로 개국을 할 수 없는 사태를 만들었고, 나아가 나라를 잃는 슬픔을 낳았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상황이 지금 우리에게 닥쳐 있다. 역사가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과거를 되돌아보고 과거의 과오를 앞으로는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 다시 지난날의 아픈 과거를 되풀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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