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최고위과정

<문학> 두 파산

'두 파산'

 

- 염 상 섭 1949년

이 작품은 해방 직후 가치관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던 우리 사회를 배경으로 정신적 가치와 물질적 가치으 ㅣ대깁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 건강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이 그들의 노력과는 달리 경제적으로 몰락하는 과정과 친일 행각을 일삼던 인물들이 해방 후 혼란의 와중에서 치부를 위해 날뛰는 과정을 성격의 뱅행 대조 기법으로 치밀하게 묘사하여 세태를 관찰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러한 인물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개성적 인물로 제시되고 있으며, 작자는 이를 통해 은연중에 정신적 가치의 선택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 앞에서 문방구를 하는 정례네는 부체에 허덕이게 되었다. 김옥임에게 10만원을, 학교 교장에게 5만원의 빚을 져 있는 데다가 이자가 겹쳐 부채는 날로 늘어만 갔다. 집을 저당 잡힌 돈으로 국민학교와 여자 중학교 건너편에 문방구를 차렸다가 자본이 모자라 돈이 모자라 동경 유학시 친구인 김옥임에게 손을 벌리게 되고 집에 있던 남편이 마지막 남은 땅을 팔아 택시를 운영하며 도리어 문방구의 돈을 돌려쓰고 갚지 못하게 되자 전에 교장을 했던 영감의 돈 5만원도 빌려 쓰게 된 것이다. 김옥임은 또박또박 배당금을 받아, 출자한 10만원의 곱에 달하는 20만 원의 이익을 차리고는 그 채권을 영감에게 위임 하였다. 영감이 변리 이자를 받으러와 밀린 것 중 한달치 만을 받아 가면서 김옥임의 빚 20만원도 갚으라고 한다. 동업의 조건 하에 썼던 10만원이 빚으로 둔갑한 것이다. 김옥임은 교장과 손을 잡고 문방구를 빼앗으려고는 것이다. 20만원은 김옥임에게 빚졌으니 그녀에게 갚겠다고 한다. 일 주일 후 정례어머니는 정류장에서 옥임을 만나게 되고 길거리에서 창피를 당하게 된다. 김옥임은 동경 유학 후 일제시대 중경 도지사 였던 친일파 영감의 후실로 들어가 호강을 하다 해방 후 반민법이 국회를 통과 하는 날 중풍으로 누운 남편과 살고 있었으며 앞날이 불투명해 지자 고리대금업자로 나섰다. 그녀는 자식과 호남의 젊은 남편이 있는 정례어머니에 대한 열등 의식이 있어 은연 중 시기하고 화풀이 하는 면도 있었다. 정거장 일이 있었던 다음 날 옥임의 말을 듣고 온 교장에게 정례어머니는 자신은 물리적 파산자이고 옥임은 정신적 파산자라고 말하며 20만원표와 현금 20만원을 옥임에게 주라고 한다. 두달 후 교장의 빚은 갚았으나 석 달째 문방구는 교장의 이북에서 내려 온 딸에게 넘어 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옥임이는 값을 더 얹어 이익을 보았고, 정례어머니는 빈손으로 나갔다. 남들 앞에서 돈 때문에 망신당하고 살림도 파산하자 정례어머니는 앓아 눕게 된다. 남편은 고장난 자동차를 옥임에게 더 넘겨 골탕을 먹일 궁리를 하면서, 옥임에게 보복하겠다고 아내를 위로한다.



▶ 갈래 : 단편소설, 세태소설, 시정소설
▶배경 : 해방 직후(1940년대 후반)의 서울 황토현 부근
▶시점 :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
▶문체 : 치밀한 묘사적 문체. 만연체
▶특징 : 1) 자연주의적 인생관과 사실주의적 창작 태도가 일관되어 흐르고 있다.
2) 순 객관적인 표현양식
3) 빠른 사건의 진행보다는 현실의 느린 전개
▶경향 : 사실주의(객관적 서술)
1) 염상섭이 즐겨 다루는 대상은 사회에서 어느 정도 교육을 받았으나 가난에 시달리는 중간 계층.(생존의 위협은 없음)
2) 있는 자의 악의의 사람은 없는 자의 선의의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즉, 그들은 부정의 방법으로 돈을 소유해 도덕성을 버린 채 같은 계층의 사람을 경제적으로 지배한다.)
3) 한국사회가 철저한 배금주의로 인해 도덕을 내세우는 위선적 사회가 될 가능성 제시
▶ 주제 : 물질적·정신적으로 파산된 인간을 통한 해방 후 혼란한 사회상.(물질만능의 세태 풍자)
시간적 순행 기법과 과거 회상이 삽입되어 있으나 대체적으로 평면적 구성에 속하며, 내용의 층위에서는 정례모친과 옥임의 경제적, 성격적 파산이 병행적으로 구성으로 전개되고 있다.
▶ 발단 : 해방 후 정치에 뛰어든 남편 대신 생계를 위해 은행빚을 얻어 가게를 여는 정례 모친.
▶ 전개 : 장사가 어려워지자 옥임에게 빚을 얻어 가게를 운영함.
▶ 위기 : 정례 부친의 자동차 사업 실패와 이자마저 못 갚는 어려움에 처한 정례 모친.
▶ 절정 : 옥임에게 진 빚 때문에 망신 당하는 정례 모친.
▶ 결말 : 정례 모친이 옥임에게 가게를 뺏기고 옥임의 성격 파산을 한탄함.

▶ 정례모친 : 일본 유학을 했음. : 물질적 파산자. 국민학교 앞에서 구멍가게를 함. 옥임의 동창생
▶ 김옥임 : 정신적(성격) 파산자. 세태에 물들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챙김
▶ 정례부친 : 가난하면서도 호남으로 생활력이 없으며 부인에게 정성을 다하고 낙천적임. 새로 찾은 나라를 위해 정치 일선에 나서기도 함. 어수룩한 자동차로 옥임에게 사기칠 궁리를 함.
▶ 옥임의 남편 : 친일파 고위 관리.
▶ 교장 : 전직 교장 영감. 옥임의 부탁으로 정례에게 받을 돈을 대신 받아가라 는 말을 듣고 정례 모친을 졸라댄다.

<두 파산>은 해방 직후 가치관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던 우리 사회를 배경으로, 정신적인 가치와 물질적인 가치의 대립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그 두 가치 중 어느 한 쪽을 굳이 선택하지 않는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고집하는 작가는 '정례 모친'의 심리와 함께 '옥임'의 심리도 상세하게 밝힘으로써, 그들이 모두 현실을 살아가는 개성적 인물들 중의 하나일 뿐임을 그리고 있다. '옥임'의 남편이 친일파인 점을 중시한다면, 작가는 가난하면서도 지조를 지켜 새로 찾은 나라를 위해 정치 일선에 나선 '정례 부친'을 긍정한다고 보기가 쉽다. 그러나 '정례 부친'도 무위도식을 일삼다가 급기야는 어수룩한 자동차를 가지고 '옥임'이를 사기쳐 먹을 궁리나 하는, 그렇고 그런 인물일 뿐이다.
그리하여 작가는 친일파나 소시민을 작품의 제재로 채택하되 그 역사적 의미를 따지는 단계로 나아가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시정(市井)에서 사소한 일에 매달려 꿈과 이상을 잊은 채 오늘을 살고 있는 서민들의 세태와 애환인 것이다. 작품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인물로 그려지던 '정례 모친'이 남편의 사기칠 계획을 듣고도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그들도 결국 경제적인 문제를 초월할 수 없는 평범한 인간임을 증명하고 있다.
<두 파산>의 표현상 특징으로는 첫째로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의 태도와 심리를 실감있게 그렸고, 둘째로 긍정적 인물에게도 어수룩하고 능갈친 점이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은연 중에 부정과 풍자의 효과를 얻고 있으며, 셋째로 풍부한 경기 지역 사투리를 능란하게 구사함으로써 현실감을 돋보이게 한다.<현대소설의 이해와 감상-문원각>
▣ 문체 - 염상섭의 문체는 문장의 길이가 대체로 긴 만연체의 특징을 보이며, 복문을 많이 쓴다. 이것은 그위 문학이 어떤 사실에 대하여 작가 나름대로의 해석이나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엄격하게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문학'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가 사실주의를 고집하면서 작가의 주관을 될 수 있는 대로 배제하여 렌즈가 대상을 포착하듯 대상을 포착하여 독자의 상상력이 작용하는 것을 작가 자신이 제거해 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묘사의 남용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염상섭의 지루한 서술 속에 숨어 있는 부정 정신(否定精神)과 비판 정신을 읽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그는 특별한 수사 기교를 사용하지 않으며, 서울 중류 계급의 언어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 염상섭(廉想涉 : 1897~1963)
호는 횡보(橫步). 서울 출생. 1912년에 일본에 유학. 와세다 대학 재학 중 1919년 만세운동을 주도하여 피체.
1920년 《폐허》창간 동인으로 문학 활동 시작.동아일보 기자, 조선일보 학예부장, 만선일보 주필 및 편집국장 역임.
해방후 귀국, 초대 서라벌 예대 학장을 지냄.
1956년 아세아 자유 문학상 수상.<표본실의 청개구리>,<암야>,<제야>의 3부작으로 소설 창작을 시작하여, 중산층의 균형 감각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리얼리즘 소설에 주력함.
1931년 <삼대>를 쓰고 1930년대 후반에는 <모란 꽃 필 때>,<그 여자의 운명> 등 통속 소설을 주로 발표했고, 해방 후에는 도시 중산층의 생활을 다루면서 윤리적 갈등을 조명한 작품을 많이 썼음.
소설집으로 《해바라기》,《만세전》,《해방의 아들》,《신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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