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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영역 잘 하기

 

언어영역 잘 하기


두 개 중 어떤 것을 고를까?

우리는 시험을 보는 중에 마지막 2개의 답지를 놓고 어느 것이 정답인지 고민해 본 적이 있다. 5개의 답지 중 3개는 일찌감치 오답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머지 두 개를 가지고 늘 고민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하나면 다행이지만 실력이 모자란 수험생에겐 무수히 많다. 어쩌면 대학 수학 능력 시험 언어 영역 1번부터 65번까지가 모두 이럴지 모른다. 이 상황을 극복할 묘책은 없는가? 나름대로 진지한 고민한 결과를 적는다.

우리가 처음에 꺼낸 이야기, 즉 나머지 두 개의 답지에서 최종 선택에 애를 먹은 이유는 무엇일까? 오답을 처리하는 방법에 원인이 있다. 평소에 오답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없으면 언제고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문제집, 학교 시험, 모의고사 등에 나오는 수많은 문제를 풀면서 아무리 쉬운 문제도 정답만을 보지 말자. 오답도 하나하나 왜 오답이 되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처음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차츰 나아질 것이다. 그런 식으로 공부를 하면 앞에서 말한 고민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그런 훈련을 쌓은 후에 실제의 시험을 보면, 한결 달라져 있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를 대처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두 개의 답지를 놓고 맞는 답을 고르지 말고 틀린 것을 고르는 것이다. 그리고 남은 한 개를 정답으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시장에 물건 살 때를 생각해 보자. 제일 좋은 것은 고르기 어려워도 흠이 있는 것을 고르기는 쉽다. 그런 이치와 같다. '흠'은 다름이 아니다. 출제자가 일부러 오답으로 만들기 때문에 문장의 구성이 이상하다. 그리고 단어가 적절하지 않거나 절대적인 단어 즉, '완전히', '전혀', '모두', '전부', '아예' 등이 쓰인다. 또 말이 달콤하거나 매우 긍정적인 방향(우리의 선입관을 자극하기 위해)으로 진술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대체로 본문에 나타나지 않은 대안 등을 제시하는데 결국은 논리적 비약이다. 여러분, 불량 식품이 빛깔은 좋다.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하나하나 이야기해 보기로 하자.


듣기

우선 '듣기'부터 보자. 듣기 연습이나 문제 풀이에서는 교사들은 흔히 말한다. "중요한 것을 메모하면서 들어라." 이런 답답한... ... 문제는 어느 것이 중요한 것인지 파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중요한 것을 듣고 적으라니 참 기가 막힐 수밖에. 중요한 것을 쉽게 메모하기 위해서는 수능시험에 자주 나오는 듣기 문제의 유형을 익히면 된다. 출제 유형에 따라 어느 부분을 잘 들어야 할 지가 결정된다.

여러분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사실 듣기를 포함하여 수능시험은 일정한 유형이 있다. 94년부터 실시되면서 이제는 잦은 출제 유형이 거의 정해졌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유형화된 문제에 신유형 문제가 몇 개씩 첨가되는 것이 현실이다. 98년에는 거의 기존 유형의 반복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의 경우를 보면 듣기는 수능시험을 보기 전에 국립교육평가원에서 실시했던 7차(그 중 듣기는 4차부터 시행)에 걸친 실험 평가의 문제 유형과 실제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의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유형을 익히는 것이 한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유형을 익혀야 이런 문제는 이것이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어느 참고서든지 해당 영역별 학습법에는 항상 발문(문제) 유형을 싣고 있다. 소위 수련장식 문제집에는 더욱 잘 정리되어 있다. 1, 2학년도 이것을 유심히 보아 익히는 것이다.

듣기 평가의 제재는 주로 대화, 대담, 강의, 강연, 뉴스, 토론, 시 등이다. 그중 지금까지는 대화가 약 50%의 출제 빈도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 시가 출제되어 난감해 한 적이 있다. 그러면 실제 예를 들어보자. 세 사람의 화자가 등장하는 문제는 항상 공통된 전제를 묻고 있다. 그에 반해 두 사람이 등장하는 대화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번갈아 묻고 있다. 최근에는 차이점을 구별하는 문제가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등장 인물 수에 따라서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가가 분명히 드러난다. 다른 예를 들자. 뉴스라면 무엇이 중요한가? 그것은 바로 핵심 내용이다. 강연이나 강의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는 "- 과 일치하는 것은?, -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가 내세우고 있는 주장은?" 등의 문제가 나온다. 이것은 바로 사실적 사고로서 주제 파악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이니, 주로 앞이나 뒤를 잘 들으면 되는 것이다. 듣기의 대본이 한편의 논설문과도 같아 두괄식 아니면 미괄식이기 때문이다. 제재에도 유형이 있는데 다양한 제재로 출제하고는 있으나 최근 시사적인 문제(97년에는 정보화 사회, 국토의 효율적 이용, 98년에는 남북관계, 환경문제가 출제됨)와 전통 문화에 대한 문제의 빈도가 높아진다. 98년에는 특이하게도 연극 대사가 출제되기도 했다.

그러면 좀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생각해 보자. 실제 우리가 시행하여 성공을 거둔 것들이다.

① 문제지를 방송 전에 미리 보는 눈치를 기른다.

② 핵심 어구라고 판단되는 어구를 메모하는 연습을 한다.

③ 학급에서 단체로 일정한 시간에 학습(녹음기 이용)한다.

④ 각종 매체의 듣기 대비 프로그램을 이용(EBS-TV나 케이블TV)한다.

⑤ EBS-라디오 국어 듣기 평가를 이용(주 1회 방송)한다.

⑥ 뉴스의 자막을 참고 한다: 핵심 내용 파악 연습

⑦ 친구간 서로 읽어 준다.


* 알쏭달쏭한 '쓰기' 해결법.

흔히 우리는 수능시험이 가까워 올수록 '쓰기'에 전념하라는 말을 한다. 왜냐하면 고도의 사고력을 요구하는 일반 제재의 독해 문제보다는 적은 사고력을 가지고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그 어느 문제보다도 유형화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수능시험에서 출제가 된 쓰기 문제들은 과거 학력고사 시절의 그것과 크게 다른 바가 없었다. 즉, 글쓰기의 단계를 <주제 설정과 주제문 작성→ 자료의 수집과 정리→개요 작성→집필→퇴고>로 나눈다고 한다면, 수능시험에서는 집필을 제외한 나머지 전 단계에서 출제가 되었다. 아무래도 5지 선다형 문제로서는 집필 능력을 측정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렇다면 쓰기에 대처하는 정복법은 무얼까? 좋은 자료는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작문 교과서이다. 그 다음으로는 국어(상.하) 교과서인데, 구 교과서나 96년부터 적용되는 신 교과서나 모두 쓰기 부분이 일정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것이 기본이 된다. 차근차근 읽고 연습 문제를 풀어 가면서 공부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작문 교과서를 등한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자율 학습이 충분한 교과서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쓰기 문제에서 우리 학생들이 무척 어려워하는 문제는 "다음 중 어법이 바르고 가장 자연스러운 문제는?"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원칙적으로 주술 관계의 호응, 의미의 중복, 어휘의 적절성, 문장성분의 생략, 구조어의 사용 등을 기계적으로 살피면 된다. 그것들은 모두 작문 교과서에 별도의 장으로 구분되어 상세한 설명이 있다. 문제는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것을 차근차근 따져 보느냐 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이 때에 여러분의 선천적인 능력을 믿는 것이다. 우선 읽으면 어딘가 어색한 것이 한 두개 느껴진다. 그것들 중에 하나가 정답이 될 확률이 높고 두 개 정도가 여러분을 괴롭히면 먼저 흠을 잡아 보라(이미 말한 바가 있다). 그래도 고민이 된다면 먼저 답한 것을 고치지 말라. 여러분은 17년 이상을 한국어를 써 왔고, 언어 영역이란 한국어의 사용 기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그러니 이미 몸에 밴 선천적인 감각을 믿으라는 이야기이다(선뜻 믿기 어려운 이야기일까?) .또 확고한 자신이 없는 한, 나중에 정정하지 말고 먼저 답한 것을 고수하는 편이 유리하다. 앞에서 우리는 유형을 익히면 감각적으로 문제를 풀게 된다고 하였다. 그 감각을 믿으라는 이야기인데, 공연한 억지는 아니고 교단에서 많은 아이들과 현장 체험을 조사한 결과로서 말하는 것이다(다소 우수한 학생에게 적용될 확률이 높다). 혹, 어느 분은 감각에 따르지 말라고도 한다. 신중을 기하라는 말씀이겠다.

그리고 쓰기는 매년 한 문제씩 기발한 문제가 등장한다. 문장 표현부터(94년) 일반화되는 과정을 그린 도표(95년), 인과적 순환 관계(96년), 도표를 이용한 문제(97년), 퇴고를 교정부호와 함께 제시(98년)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런 것도 한 번 쯤 생각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적으로 여러분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출제자의 입장에 서보면 한결 공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비단 쓰기뿐만이 아니고 일반 독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 순서대로 푸는 바보가 되지 말자

시험이 시작되면 우선 시험지를 한 번 전체적으로 훑어본다. 그런 다음 쉬운 문제, 자신 있는 문제부터 풀어 나가는 것이다. 어떤 것이 쉬울까? 대체로 문제의 문장이 길거나, 답지의 길이가 긴 것이 쉽다. 문장이 길면 그만큼 정답에 대한 단서가 많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순서를 보자. 언어 영역의 경우, 문학적인 제재를 논설문 쪽의 제재보다 먼저 푸는 것이 유리하다. 또 교과서 내의 글을 교과서 밖의 글보다 먼저 풀어라. 논리적인 사고력을 바탕으로 하는 논설문은 뇌의 피로를 쉽게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쓰기에서 독해로, 문학에서 비문학으로, 소설에서 시로, 설명에서 논설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 여기에서 유의할 점은 문학은 내용은 쉽지만 알쏭달쏭한 답지가 많고, 비문학제재는 내용은 어렵지만 답지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일반 제재는 정말 다양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과학 등등 여러 제재가 총 출동한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원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제재는 '동양적, 한국적'이라는 단어 아래 모여 있다는 점이다. 과학도 우리 선조들의 과학이요, 역사도 우리의 역사이다. 물론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는 점이 여기저기에서 파악된다. 그리고 그 해의 가장 시사성 있는 제재들도 의외로 자주 출제가 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일반 제재의 문제를 쉽게 푸는 요령 혹은 절대 진리를 하나 이야기하자. 그것은 평소에 일반 교양 서적, 신문, 잡지 등을 많이 읽으라는 것이다. 시사 월간지나 주간지, 심지어는 TV 등 연예 관계 잡지나 만화나 무협지도 좋다. 흥미가 있다고 판단하는 책을 무조건 읽어라. 왜냐하면 어쨌든 속독 능력, 독해 능력이 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읽을 때는 음독(소리내 읽기)보다는 묵독(눈으로 읽기)이 훨씬 집중력을 기른다.


* 문제부터 보자

지문의 길이가 어떻든 간에 우선 문제부터 읽자. 눈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지문을 보는 것이다. 그래야 시간을 절약하고 중요한 부분, 문제와 관련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읽을 수 있다. 보통 우리는 1분 40 여초에 한 문제를 풀게 되는데, 시간을 낭비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그럴 때 문제부터 보는 것은 굉장히 유용한 방법이다. 자세히 말해 보자. 우선 지문의 처음을 읽고 중간을 건너뛰어서 마지막 단락을 읽는다. 그러면 눈에 대충의 내용이 들어올 것이다. 전체의 개요부터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그 후에 전문을 통독하게 되는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대충 건너간다. 우리가 영어로 쓰여진 글을 읽을 때에 다소 모르는 부분이 있어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가? 마찬가지이다. 대강 이해하고 넘어가자. 문제를 풀 때 다시 한 번 보게 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면 이제 주요 출제 유형을 보자. 일반적인 제재에서 주로 출제되는 유형들은 다음과 같다. 내용의 일치 여부, 글쓴이의 의도(주제), 문맥적 의미, 논지 전개 방식, 글쓴이의 태도, 단락간의 관계나 성격, 논거 추출, 글의 논지에 대한 비판, 요약 등이다. 이를 다시 정리한다.

① 가능하면 밑줄을 그어라. 그리 중요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다만 전체적으로 도배(?)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래야 시간을 절약한다.② 주제를 찾기 위해서 먼저 그 문단 전체에 걸쳐 되풀이해서 나오는 추상적인 단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라. 반복되는 추상어. ③ 대조나 역접을 나타내는 접속어 '그러나, 하지만' 뒤에 나오는 말이 중요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음을 명심하라. ④ 접속어 중에서 '그러므로, 그러나, 요컨대, 따라서' 등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라는 접속어의 앞에 요지가 있는 경우가 많다.⑤ 글을 읽을 때에는 서술어에 주목하라. 형용사나 부사에 글쓴이의 감정이 가장 잘 나타나는 법이다.⑥ 뒷문단의 첫문장이 앞문단의 요지인 경우가 많다. ⑦ 지시어나 접속어를 잘 보면 문단의 순서나 문단의 구조를 빨리 알 수 있다. ⑧ 문단의 구조를 묻는 문제는 병렬적인 것부터 먼저 살펴라. 그러니 '또한'이라는 접속어가 중요하겠지?, 접속어가 앞 문장이나 문단의 내용을 지시한다면, 지시어는 지시어의 바로 앞에 한정된 내용을 지시한다.⑨ 첫문단과 마지막 문단을 일단 읽고 시작한다. 그러면 대충의 내용이 파악되어 시간이 절약된다.


* 문학은 어떻게 할까

수많은 문학작품들 중에서 어떤 것이 나올까 예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문학 작품의 선정에는 일정한 원칙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문학 작품의 경우, 그것은 바로 '교과서에 나오거나, 나오지 않더라도 유명한 작가의 유명하지 않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작가가 이미 작고하였으면 더 확률이 높다. 문학적으로 평가가 된 작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나 소설 모두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국어 (상.하)}에 나오는 작품의 필자들이 꼭 등장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출제 경향을 보건대, 시는 한 번 출제된 시인의 작품이 다시 출제되는 경우도 있지만 소설의 경우에는 겹치는 법이 없다. 고전 작품의 경우에는 흔하게 알려진 작품들이거나 여러 문학 교과서에 공통으로 실린 것들이 대부분 출제되었다. 흥부전, 양반전, 심청전, 춘향전, 홍길동전, 봉산탈춤, 구운몽, 오우가(윤선도의 시조), 유몽인의 어우야담 등이 나왔는데, 모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자, 이제 분명히 구분된다. 현대 문학작품은 '유명한' 작가의 '유명하지 않은' 작품이다. 이는 98년 입시에서 약간 바뀌었다. 채만식의 [태평천하]가 출제되어 '잘 알려진 작가의 잘 알려진 작품'이 나왔다. 이는 수능을 쉽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참고로 하자. 고전문학 작품은 너무도 '잘 알려진' 작품이다. 이렇게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나면 우리가 어떠한 방향으로 공부를 해야 문학제재의 문제를 몽땅 맞출 수 있는가를 알게 된다.

그러면 시부터 보자. 우리는 서정적 자아의 태도, 시어의 함축적 의미, 시의 정서, 시상 전개 방법, 시를 읽고 난 반응 등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출제된 시가 누구의 어떤 작품인지 몰라도 되며, 그저 여러분 스스로가 시 속의 주인공이 되어 그 시를 직접 썼다고 생각하면 된다. 마치 시를 한편의 자서전으로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시의 서사화(敍事化)'라고나 할까. 예를 들어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라고 하자. 그 시를 감상할 때는 여러분이 이별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과연 여러분은 꽃을 뿌리며,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낼 수 있는가. 분명 여러분은 "말도 안돼!" 라고 할 것이다. "말도 안돼." 라는 것은 표현 기법으로 무엇인가. 논리에 어긋난 것이니 바로 역설(逆說)이다. 그렇게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임이 밟고 가는 뿌려진 꽃은 무엇인가. 떠나는 임은 나의 마음을 짓밟아 상처 내고 가지 않는가? 그러니 그 꽃은 바로 나의 마음, 몸이다. 이것이 상징적 의미이다. 이렇게 시를 이해하자.

소설은 어떤가. 소설은 인물의 심리나 태도, 작중인물에 대한 서술자의 태도, 어휘 의미 파악, 읽고 난 반응, 서술상의 특징 등을 묻고 있다. 역시 누구의 어떤 작품인지 몰라도 된다. 필요하면 문제지에 표시된다. 소설의 이해 역시 여러분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시와 마찬가지로, 아니 오히려 시보다도 빨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주인공이 되어 상상력의 세계를 동원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적용된다. 한편, 최근에는 사건의 완결성을 위하여 소설의 지문이 상당히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여러분에게는 좋은 현상이다. 왜? 길면 쉬워지니까. 소설을 공부하는 방법은 다른 방법은 없다. 그저 닥치는 대로 읽는 것이다. 닥치는 대로 읽되, 다음에 나올 장면을 끊임없이 상상하며 읽는 것이다. 시와 함께 시중에 많은 종류의 참고서적이 있으니 구입해 읽으면 된다. 우리가 수능출제위원들과 이야기해 본 바에 의하면, 과거와는 달리 1960년대, 70년대의 작품까지 출제 범위가 넓어진다고 하니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이미 96년부터 쓰이는 신 교과서에는 현대시와 소설에서 신경림, 박재삼, 황동규(97년 {즐거운 편지} 출제), 구상, 이청준, 김승옥, 윤흥길, 김성한, 박경리(97년{김 약국의 딸들} 출제) 등의 당대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되고 있다. 출제위원들의 말씀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작품을 내면 사고력이 아니라 지식의 측정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할 점이 있다. 수능을 쉽게 하려고 하면 이런 원칙은 다소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98년 입시에서 다시 1930년대로 회귀한 것이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과 신석정의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가 그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유비무환이라고 만일에 대비해야 한다.

고전문학 작품은 어휘가 현재 잘 쓰이지 않는 말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현대문학 작품과 동일하다. 결코 어려운 어휘의 뜻을 묻는 작품은 나오지 않는다. 만약 쓰인 단어가 여러분 수준에 맞지 않는 것이면 문제지에 해석을 달아 준다. 그런데 여기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하자. 왜 수많은 작품 중에서 시조와 고전소설(판소리), 탈춤이 주로 출제가 되었을까? 우리가 수능출제위원들과 대화를 해본 결과, 그들이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장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일리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 동안에 출제되지 않고 있던 장르가 98년 입시에서 출제되었다. 정지상의 [송인(送人)], 황진이의 시조, 정철의 [사미인곡]이 출제된 것은 고등학교 수업 정상화를 위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고전의 출제비중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또한 현재까지 전해지지는 않지만 우리의 훌륭한 문학 유산인 고려가요에 대한 출제 가능성은 높다. 물론 민요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다. 가능성이 높은 것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바로 '왕정복법'이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바를 종합해 보면 문학 제재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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