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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문학(하) 경설鏡說 - 이규보

경설鏡說 - 이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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居士有鏡一枚(거사유경일매) 塵埃侵蝕(진애침식) 掩掩如月之翳雲(엄엄여월지예운) 然朝夕覽觀(연조석람관) 似若飾容貌者(사약식용모자) 客見而問曰(객견이문왈) 鏡所以鑒形(경소이감형) 不則君子對之(부즉군자대지) 以取其淸(이취기청) 今吾子之鏡(금오자지경) 濛如霧如(몽여무여) 旣不可鑑其形(기불가감기형) 又無所取其淸(우무소취기청) 然吾子尙炤不已(연오자상소불이) 豈有理乎(기유리호) 居士曰(거사왈) 鏡之明也(경지명야) 姸者喜之(연자희지) 醜者忌之(추자기지) 然姸者少(연연자소) 醜者多(추자다) 若一見(약일견) 必破碎後已(필파쇄후이) 不若爲塵之昏(불약위진지혼) 寧蝕其外(녕식기외) 未喪其淸(미상기청) 萬一遇姸者(만일우연자) 而後磨拭之(이후마식지) 亦未晩也(역미만야) 噫(희) 古之對鏡(고지대경) 所以取其淸(소이취기청) 吾之對鏡(오지대경) 所以取其昏(소이취기혼) 子何怪哉(자하괴재) 客無以對(객무이대).
------------------------------------(풀이)
어떤 거사(居士)가 거울 하나를 갖고 있었는데 먼지가 끼어서 흐릿한 것이 마치 구름에 가리운 달빛과 같았다. 그러나 그 거사는 아침저녁으로 이 거울을 들여다보며 얼굴을 가다듬곤 했다.

한 나그네가 거사를 보고 이렇게 물었다.

"거울이란 얼굴을 비추어 보는 물건이든지, 아니면 군자가 거울을 보고 그 맑은 것을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거사의 거울은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리고 때가 묻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항상 그 거울에 얼굴을 비춰 보고 있으니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

거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얼굴이 잘생기고 예쁜 사람은 맑고 아른아른한 거울을 좋아하겠지만, 얼굴이 못 생겨서 추한 사람은 오히려 맑은 거울을 싫어할 것입니다. 그러나 잘생긴 사람은 적고, 못생긴 사람은 많기 때문에 만일 맑은 거울 속에 비친 추한 얼굴을 보기 싫어할 것인즉 흐려진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깨쳐 버릴 바에야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먼지로 흐리게 된 것은 겉뿐이지 거울의 맑은 바탕은 속에 그냥 남아 있는 것입니다. 만일 잘생기고 예쁜 사람을 만난 뒤에 닦고 갈아도 늦지 않으니 그대는 어찌 나를 이상스럽게 생각합니까?"

하니 나그네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 핵심정리
갈래 : 고전수필, 한문수필(說)
성격 : 상징적, 우의적, 교훈적, 관조적, 철학적
형식 : 대화 형식
주제 :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다양한 관점의 필요성, 삶과 처세(處世)에 관한 시각.
출전 : 이규보 [동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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