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흥~” 한·중·일 호랑이 미술품 한자리에…표현 달라도 닮은꼴

도재기 선임기자

중앙박물관 ‘3국 호랑이‘전

호랑이 ‘삼국지’ 호랑이는 동북아시아 문화권에서 특별한 존재로 여겨졌다. 한·중·일 3국은 동양 사상에 기반을 두면서도 각기 다른 개성의 호랑이 미술을 발전시켰다. 26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한국·일본·중국’ 특별전에는 각국 호랑이 미술의 대표작들을 소개한다. 고대에서 근현대까지 회화·공예를 아우른다. 3국 국립박물관이 공동개최하는 세 번째 특별전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조선시대 단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부분), 중국 청나라 말기 서예가 옹동화의 ‘호(虎)’, 일본 에도시대 ‘유마용호도’(維摩龍虎圖·3폭 중 호랑이 부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호랑이 ‘삼국지’ 호랑이는 동북아시아 문화권에서 특별한 존재로 여겨졌다. 한·중·일 3국은 동양 사상에 기반을 두면서도 각기 다른 개성의 호랑이 미술을 발전시켰다. 26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한국·일본·중국’ 특별전에는 각국 호랑이 미술의 대표작들을 소개한다. 고대에서 근현대까지 회화·공예를 아우른다. 3국 국립박물관이 공동개최하는 세 번째 특별전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조선시대 단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부분), 중국 청나라 말기 서예가 옹동화의 ‘호(虎)’, 일본 에도시대 ‘유마용호도’(維摩龍虎圖·3폭 중 호랑이 부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호랑이는 고대부터 동북아시아 문화권에서 특별한 존재로 여겨졌다. 두드러진 용맹성은 두려움과 경외심을 낳았고,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신통력을 가진 영물로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삼게 만들었다. 고대 동양 사상에서는 청룡(동쪽) 주작(남쪽) 현무(북쪽)와 함께 서쪽 수호신(백호)이며, 땅을 지키는 12신장 중 하나다. 호랑이에 대한 인식은 중국을 원류로 해 한국, 일본으로 전파됐다.

호랑이는 후대에 이르러 사악한 기운이나 귀신을 쫓고, 복을 가져다주는 벽사적이고 길상적인 의미로 승화됐다. 이에 따라 한·중·일 3국에는 동양 사상에 기반을 둬 호랑이를 주제로 한 갖가지 미술품이 전해지고 지금도 다양하게 변주된다.

호랑이를 주제로 한 동북아 3국의 주요 미술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일본의 도쿄국립박물관, 중국의 중국국가박물관과 함께 마련한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한국·일본·중국’ 특별전이다. 이번 전시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올림픽 마스코트의 하나인 ‘수호랑’의 주인공인 호랑이를 조명하는 자리이자, 3국의 국립박물관이 공동 개최하는 세번째 특별전이기도 하다.

26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전시회에는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3국의 회화와 공예, 조각 등 모두 14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장은 모두 5부로 구성됐지만 크게 보면 한·중·일 3국의 작품을 각각 별도로 관람하는 공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공간, 근현대 작품 전시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한국 미술품으로는 조선후기 풍속화가 김홍도(1745~1806?)가 소나무·대나무와 함께 호랑이를 표현한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와 ‘죽하맹호도(竹下猛虎圖)’가 대표적이다. 또 조선시대 호랑이 그림 가운데 가로·세로 2m가 넘어 가장 큰 그림인 ‘용호도(龍虎圖)’의 용, 호랑이 두 폭의 작품도 함께 나왔다. 이밖에 호랑이의 용맹함을 강조하는 조선시대 ‘맹호도’들을 비롯해 민화, 불교미술 등 호랑이에 대한 우리 민족의 인식을 드러내는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일본에는 호랑이가 살지 않는다. 따라서 일본의 호랑이 미술은 중국·한국에서 유래된 도상들의 영향을 받았다. 당초 사자에 관심이 높았던 일본은 남송 시대 중국에서 유행한 용호도가 일본 선종 사찰로 전래되면서 호랑이 미술이 발전했다. 선종 사찰들은 호랑이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호한다고 믿었다. 또 호랑이의 용맹성을 인식한 무가(武家)에서도 호랑이를 무용(武勇)과 길상의 의미로 수용했다. 전시장에는 무로마치 시대(1336~1573) 이후 호랑이 관련 회화와 무기와 복식, 도자기, 장신구가 출품됐다. 에도 시대(1603~1868)의 작품으로 유마 거사를 중앙에 두고 왼쪽에 용을, 오른쪽에 호랑이를 그린 3폭의 ‘유마용호도’는 일본 내 호랑이 미술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낸다.

중국에서 호랑이는 백수의 왕으로, 또 맹수로 인식됐다. 백수의 왕으로서는 군자나 임금의 덕스러운 정치를 상징하게 되고, 맹수로서는 악귀를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를 지녔다. 3000년 전 상나라 시대의 무기인 ‘호랑이 장식 꺾창’을 시작으로 금나라 때의 자기인 ‘호랑이 모양 베개’, 청나라 말기 유명 서예가인 옹동화(1830~1904)의 서예작품 등이다. 전시장에는 러시아와 중국에서 촬영한 다큐멘터리 <호랑이, 우리 안의 신화>(박종우 감독)도 상영된다.

평창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수호랑’

평창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수호랑’

박경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는 “호랑이 미술로 보면 중국은 그 원류로 고대부터의 다양함이 돋보이고, 한국은 신성시하면서도 친근하게 여겨 해학적인 면이 두드러지는 민화가 발달했으며, 일본은 불교·도교와의 융합이 특색”이라고 밝혔다.

한편 24일 언론공개회에는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과 제니야 마사미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장, 중국의 뤼장선 중국국가박물관장이 참석했다. 이들 3국의 국립박물관장들은 25일 ‘제10회 한·일·중 국립박물관장 회의’를 열어 국립박물관 간 협력·교류 방안을 논의한다. 전시는 3월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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