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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에서 얻는 여유
느림에서 얻는 여유 무봉 김용복 내 고향은 말이 느리기로 소문난 멍청도(忠淸道) 스산(瑞山) 구수한 사투리에서 고향의 정(情)이 느껴온다. 아버지는 이른 새벽에 사랑방 가마솥 쇠여물 데쳐 익히고 뒷마당 두엄더미 속의 덜 익은 봄을 파헤쳐 캐낼 때 외양간 누렁이 여물 익는 냄새에 되새김 멈추고 콧구멍 벌렁거린다. 시장기가 도는지 없는 쇠파리 쫓듯 머리저어 방…
김용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