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夏中(하중) 초서로 쓰기 - 북송 때의 시인 蘇舜欽(소순흠)

夏中(하중) - 蘇舜欽(소순흠)

院僻簾深晝景虛 원벽염심주경허

輕風時見動竿烏 경풍시견동간오

池中綠滿魚留子 지중녹만어류자

庭下陰多燕引雛 정하음다연인추

雨後看兒爭墜果 우후간아쟁추과

天晴同客曝殘書 천청동객잔서

幽棲未免牽塵事 유서미면견진사

身世相忘在酒壺 신세상망재주호

집은 외지고 발은 깊이 드리워져 낮 경치 한가한데

가벼운 바람에 때마침 대나무 숲이 흔들리네

연못 속은 녹색 가득 물고기는 알을 낳고

뜰 아래 짙은 그늘로 제비는 새끼를 데리고 오네

비 그친 뒤 아이들은 떨어진 열매를 다투어 줍고

날이 개자 손과 함께 읽다 만 책을 말리네

깊은 곳에 살면서도 세상일 끊어내지 못하고

술이나 마시며 내 신세를 잊으리라

▶ 晝景(주경): 낮 경치를 가리킨다. ‘景’을 ‘영’으로 읽고 ‘해그림자(晝影)’의 뜻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 竿烏(간오): 황간오포계죽黃竿烏哺鷄竹의 약칭으로 강죽속剛竹屬(참대속)에 속하는 대나무의 한 종이다. 하남河南과 절강浙江이 특산지인데 죽순용과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한다.

▶ 殘書(잔서): 아직 다 읽지 못한 책을 가리킨다.

육유陸游는 「病中作」이란 시에서

一病二十日, 直愁難自還, 殘書不成讀, 長夜只供閑

(병 얻어 앓은 지 스무 날이 지나도록

시름만 더해갈 뿐 회복하기 쉽지 않네

읽다가 덮어둔 책 아직까지 다 못 읽고

긴긴 밤 하릴없이 책과 함께 잠 못 드네)

라고 하였다. ‘曝’은 ‘포’로 읽는다.

▶ 幽棲(유서): 조용하고 외진 곳에 사는 것을 가리킨다. 은거隱居를 가리킨다. 백거이白居易는 「與僧智如夜話」란 시에서 ‘懶鈍尤知命, 幽棲漸得朋(게으르고 우둔해진 뒤에 하늘의 도리 알았고 / 조용한 곳에 살면서 더 많은 벗들을 얻었네)’이라고 하였다.

▶ 塵事(진사): 세속의 일.

맹호연孟浩然은 「游景空寺蘭若」란 시에서

寥寥隔塵事, 疑是入鷄山

(속세와 멀리 떨어져 적막한 이곳

산해경 속 계족산에 들어온 것 같구나)

라고 하였다.

▶ 身世(신세): 나와 세상. 지위와 명성. 일생一生. 한 사람이 겪은 일을 가리키기도 한다.

◈ 소순흠蘇舜欽 [1008~1048]

북송北宋 때의 관리이자 시인으로 자는 자미子美이고 조상의 본적은 재주梓州 동산銅山이지만 증조부 때부터 개봉開封으로 이주해서 살았다. 현령縣令, 대리평사大理評事, 집현전교리集賢殿校理, 감진주원監進奏院 등을 지냈다. 범중엄範仲淹의 경력혁신慶曆革新을 지지하여 수구파守舊派의 반발이 심했는데, 어사중승禦史中丞 왕홍진王拱辰이 부하로 하여금 그를 탄핵하게 하여 파직된 뒤에는 소주蘇州에서 지냈다. 나중에 복직되어 호주장사湖州長史가 되었지만 오래지 않아 병으로 세상을 떴다. 책을 읽을 때도 술을 곁에 둘 만큼 술을 좋아했고 속박을 싫어하였다. 송시宋詩의 개산조사開山祖師라고 할 수 있는 매요신梅堯臣과 더불어 매소梅蘇로 일컬어졌다. 저서로 《소학사문집蘇學士文集》과 《소순흠집蘇舜欽集》(1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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