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를 넘어서
산 안에서는
산이 보이지 않는다.
산을 넘어
뒤돌아볼 때
산의 참 모습이 보인다.
서예 안에서는
서예가 보이지 않는다.
서예를 넘어서
먼 훗날 붓자취를 되돌아 볼 때
비로소
서예의 참모습이 보인다.
가까이서 보이지 않던 것이
젊어서 느끼지 못했던 것이
먼 훗날에
어느 외길에서
뒤돌아볼 때
비로소 보이는
신비로운 세계.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은
어디쯤일까?
산을 오르기 전인가
산 속인가
산을 넘어서 어디쯤인가
지금 지나가고 있는 옆 마을은
인문학 마을인가
철학 마을인가
문학 마을인가
아님,
무념무상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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