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삶 속에 스민 오방색(五方色)

세계일보 문화기획문자로 보는 세상 60
삶 속에 스민 오방색(五方色)
 
하지의 태양이 뜨겁다오행에서 여름과 남방(南方)의 상징 색깔은 붉은색()’이다겨울의 상징 색깔인 검은색()’을 막기 위해 흰 눈이 내리듯여름의 붉은 열기를 막으려고 대지는 온통 푸른빛으로 버텨 보지만 때 이른 불볕더위에다 오랜 가뭄으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이른바 열적 고기압이 비를 몰고 올 태평양 고기압을 막고 있기 때문이란다기상청의 날씨정보가 SNS를 통해 온통 붉은 색깔로 나타나고코앞에는 윤오월이 기다리고 있으니 올여름은 더욱 무덥게 느껴진다.
인간은 색깔을 통해 표현하고 인식하며 살아가고 있다요즘은 온도는 물론오존농도미세먼지농도 등도 수치와 함께 색깔 정보로 나타난다색깔에는 우리의 정서와 가치관은 물론 상징적 의미까지 들어있다우스개지만 정치판에서조차 색깔론이 그치지 않고 있으니 확실히 대한민국은 회화예술이 뛰어난 문화국가인가 보다.
 
우리말 중에 때깔이라는 아름다운 말이 있다과일이나 옷감이 눈에 들어와 산뜻하게 비치는 맵시와 빛깔을 이르는 말이다때깔에는 아름다운 모양새와 고운 빛깔이 있다멋과 빛이 동시에 잘 어우러진 말이다이참에 매력적인 외모에 선명한 컬러가 있는 국민이 살아가는 때깔 있는 대한민국을 꿈꿔 본다
맵시와 매무새는 서로 통하는 말이다. ‘매무새는 매무시한 모양새를 말하는데여기서 매무시는 옷을 입을 때 매고’ 여미고 하여 매만지는’ 일을 뜻한다외출 시에는 하던 일은 잘 매듭짓고’ 차분히 ’ 꾸며야 매끈한’ 몸매가 돋보일 것이다. ‘눈매·몸매의 ‘-라는 접미사도 맵시나 모양을 뜻한다.
빛깔과 ’, ‘색깔과 ’, 이 밖에도 색상색채’ 등과 비슷한 말이 많다는 것은 이 그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증거이다. ‘이 없으면 은 물론 생명도 있을 수 없다빛은 태양에서 발하는 것이었지만, ‘하늘빛능금빛에서처럼 물체가 광선을 흡수 또는 반사하여 나타내는 빛깔을 의미하기도 한다나아가 얼굴빛에서처럼 기색, ‘쓸쓸한 빛에서처럼 분위기, ‘희망의 빛에서처럼 바람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그럼 ()’이란 무슨 뜻일까이 글자는 사람이 사람을 올라타고 있는 모양으로 원래는 성행위 때 나타나는 흥분된 얼굴빛을 뜻하며 낯빛이 본뜻이었다나중에 여성의 미모’, ‘빛깔(color)’은 물론각양각색(各樣各色)에서 보듯이 종류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했다특히 색에 빠지다라고 할 때의 색은 여색의 의미이고, ‘색이 동하다라고 할 때의 색은 성적 교접’, 즉 색사(色事)’를 뜻하는데이는 영어 ‘sex’와 발음도 비슷하다. ‘()’이란 말에 대한 최고 접대는 <반야심경(般若心經)>에 나오는 색즉시공(色卽是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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