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노자도덕경 강의 (11~20장)

11章 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三十輻 共一轂, *輻(fú) 바퀴살 복 *轂(gǔ,gū) 바퀴 곡. /곡/이라는 발음에도 /谷(곡)/과 같이 '비어있음'의 의미가 들어 있다. 

當其無,有車之用。

埏埴以爲器, *埏(yán,shān) 반죽할 연. /연/이라는 발음에 '연하게 반죽하다'의 의미가 들어 있다. *埴(zhí) 찰흙 식/치.

當其無,有器之用。

鑿戶牖以爲室, *鑿(záo) 뚫을 착 *牖(yǒu) 들창 유 *爲 하다, 행하다, 만들다, 되다, –을 위하여) *食以爲天(먹는 것으로 하늘로 삼는다). *日以爲常(날마다 같은 일을 함).

當其無。有室之用。


故有之以爲利,無之以爲用。


서른 개의 바퀴살이 모두 하나의 바퀴통에 모여듦에,

마땅히 그것이 없어야(가운데가 비어있어야), 수레의 쓰임이 있다.

찰흙을 반죽하여 그릇을 만듦에,

마땅히 그것이 없어야(가운데가 비어있어야), 그릇의 쓰임이 있다.

문(지게문)과 창(들창)을 뚫어 방을 만듦에,

마땅히 그것이 없어야(가운데가 비어있어야), 방의 쓰임이 있다.


그러므로 있음(有)이 이롭게(利) 됨은, 없음(無)이 쓰임(用)이 되기 때문이다. 


12章 去彼取此


五色令人目盲, *令(lìng,lǐng 사역동사)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 *爽(shuǎng, 시원하다, 상쾌하다, 傷하다, 손상되다.

馳騁畋獵令人心發狂,*馳騁(chíchěng) 말을 타고 달리기 *畋獵(tiánlie) 총이나 활 또는 길들인 매나 올가미 따위로 산이나 들의 짐승을 잡는 일.

難得之貨令人行妨。


是以聖人爲腹不爲目,

故去彼取此。*去彼取此- 노자 철학의 핵심, 도덕경 전체를 관통하는 열쇠 말.


화려한 형색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현란한 음악은 사람의 귀를 어둡게 하며,

맛있는 음식은 사람의 입을 상하게 하고,

말을 타고 달리며 사냥하는 것(흥분된 사냥, 지나친 오락)은 사람의 마음을 발광시키며(미치게 하며),

얻기 어려운 재화(귀중한 재물)는 사람의 행동을 방해한다(거리끼게 한다, 헤살을 놓게 한다).


이러한 까닭에 성인은 (정기를 간직한)배를 위하지 (정기가 새어 나가는)눈을 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것(눈, 이상, 이론)을 버리고 이것(배, 일상, 실제)를 취한다. 

* 밖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눈이 아니라 내 안의 배, 이상이 아니라 일상, 이론이 아니라 실제를 소중히 하라는 뜻.


13章 寵辱若驚 大患若身


寵辱若驚, *驚(jīng 놀랄 경)

貴大患若身,


何謂寵辱若驚,

寵爲上, 辱爲下, *王弼本에는 ‘寵爲下’로 되어 있다.

得之若驚,失之若驚,

是謂寵辱若驚,


何謂貴大患若身,

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

及吾無身, 吾有何患

故貴以身爲天下, 可以寄天下,*寄(jì) 맡길 기.

  愛以身爲天下, 可以託天下。*託(tuō) 부탁할 탁. *貴와 愛, 寄와 託은 意同


寵愛(총애)와 侮辱(모욕)은 놀란 것처럼 하고,(경계하고) 

*寵辱若驚: 총애와 모욕을 초월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평범한 사람은 사소한 총애와 굴욕에 놀라지만 사리에 정통한 사람(성인)은 도리어 이를 경계한다. 좋은 일에도 나쁜 씨앗이 숨어 있을 수 있고, 나쁜 일에도 좋은 씨앗이 숨어있을 수 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고 기회 속에 위기가 있다.

큰 근심(患亂, 걱정거리)은 자기 몸같이 귀하게 여겨라.


‘寵辱若驚’은 무엇을 두고 한 말인가?

寵愛는 상등의(떠받드는, 훌륭한) 것(으로 여기고)

모욕은 하등의(깔보는, 하찮은) 것(으로 여기지만,)

그것을 얻어도 놀란 듯이 하고(경계하고), 그것을 잃어도 놀란 듯이 해야 한다(경계해야 한다).

이것을 일러 ‘寵辱若驚’이라 한다.


'貴大患若身‘은 무엇을 두고 한 말인가?

나에게 큰 근심이 있는 까닭은 나에게 몸이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몸이 없다면 내게 무슨 근심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자기 몸을 천하와 같이 귀하게 여긴다면, 천하를 寄託(맡길) 수 있고,

자기 몸을 천하와 같이 사랑한다면, 천하를 寄託(付託)할 수 있다.


14章 夷希微 - 惚恍, 道紀


視之不見 名曰夷。*夷(yí) 오랑캐 이, 안온하다. ‘無色曰夷’

聽之不聞 名曰希。*希(xī) 바랄 희, 드물다. ‘無聲曰希’

搏之不得 名曰微。*微(wēi) 작을 미. ‘無形曰微’, *搏(bó) 잡을 박. 치다. 心臟搏動, 初戰搏殺, 龍虎相搏. 摶(tuán, 뭉칠 단)의 오자로 보기도 한다.

此三者不可致詰,故混而爲一。*致(zhì) 이르다, 도달하다, 그만두다, 끝까지 다하다. *詰(jie) 물을 힐, 따지다. 조사하다.


其上不皦,其下不昧,*皦(jiǎo) 玉石 힐 교, 밝다, 또렷하다.

繩繩不可名,*繩(shéng) 노끈 승, 繩繩: 끊어지지 않고 이어짐.

復歸於無物。*無物: 身外無物, 空界無物

是謂無狀之狀,無物之象,

是謂惚恍。


迎之不見其首,

隨之不見其後。


執古之道以御今之有,*御(yù) 다스리다.

能知古始,是謂道紀。


그것을 보려 해도 보이지 않으니, 이름하여 ‘夷’(빛 없음, 희미함)라 하고,

그것을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으니, 이름하여 ‘希’(말 없음, 어렴풋함)라 하며,

그것을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으니, 이름하여 ‘微’(꼴 없음, 흐릿함)라 한다.

*夷, 希, 微 세 글자는 同韻이다. 그리고 混沌, 곧 천지창조 이전의 chaos 상태를 말한다.

이 세 가지는 이르러 조사할 수 없어서, 그러므로 섞어서 하나로 삼는다.(섞여서 하나가 된다)


(이 하나는) 그 위라고 밝지 않고, 그 아래라고 어둡지 않다.

끝없이 이어져 이름 붙일 수 없고, ‘無物’(아무것도 없음, 존재 이전)로 다시 돌아간다.

이를 일러 ‘형상 없는 형상’, ‘아무것도 없는 형상’(실체 없는 형상)이라 한다.

이를 일러 ‘홀황(황홀, 어렴풋하고 어슴푸레함)’이라 한다.


그것을 맞이해도 그 머리(앞)를 볼 수 없고,

그것을 따라가도 그 뒤를 볼 수 없다.


(성인은) 오래된 ‘道’를 붙잡고 오늘의 만물(有)을 다스린다.

(이로써) 능히 태고의 시원(시작)을 알 수 있으니, 이를 일러 ‘道紀’(道의 紀元, 道의 실마리)라 한다.


15章 善爲道者 微妙玄通


古之善爲道者, 微妙玄通, 深不可識, *爲士者(王弼本) *玄=天

夫唯不可識, 故強爲之容,


預兮(焉)若冬涉川, *預(yù =豫, 코끼리, 의심, 머뭇거리다)

猶兮若畏四隣, *猶(yóu 원숭이, 망설이다, 두려워하다, 경계하다)

儼兮其若客, *儼(yǎn 의젓할 엄, 공손하다) * ‘若容’으로 된 본도 있다.

渙兮若氷之將釋, *渙(huàn 흩어질 환, 풀리다)

敦兮其若樸, *敦(dūn 도탑다, 힘쓰다) 

曠兮其若谷, *曠(kuàng 밝다, 비우다)

混兮其若濁, *混(hùn 섞이다, 흐리다)


孰能濁以靜之徐淸,

孰能安以動之徐生,


保此道者, 不欲盈, *保道者不欲盈

夫唯不盈, 故能蔽不新成. *蔽(bì 덮을 폐, 숨기다) *夫唯不盈 能蔽不成


옛날에, 도를 잘 행하는 자는, 微妙하게(뚜렷하지 않고 야릇하며 오묘하게) 玄通하여(심오하게 통하여) 깊이를 알 수 없다.

무릇 오직(도저히) 알 수 없으니, 그러므로 억지로나마 그 용모를 形容해 본다.


(이에) 머뭇거리는구나(預), 겨울 내를 건너듯.

망설이는구나(猶),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하듯,

의젓하구나(儼), 손님처럼, *(마땅히 받아들이는 듯,)

풀리는구나(渙), 얼음이 막 녹듯,

돈독하구나(敦), 통나무처럼,

비어있구나(曠), 계곡처럼,

흐리구나(混), 혼탁한 듯,


누가 능히 混濁함 속에서 고요함으로써 서서히 淸潔하게(맑아지게) 할 수 있는가?

누가 능히 安逸함 속에서 움직임으로써 서서히 生動하게 할 수 있는가?


이 도를 保存하는 자는 가득차기를 원하지 않는다.

무릇 오직 채우지 않으므로, 그러므로 능히 해져도 새로 完成하지(만들지) 않는다.


16章 致虛極 守靜篤 - 沒身不殆


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吾以觀復. *觀復(관복)

夫物芸芸, 各復歸其根. *芸(yún 향초 운, 촘촘하다) 芸芸: 사물이 썩 많음.


歸根曰靜, 靜曰復命, *命(생명 명)

復命曰常. 知常曰明,

不知常, 妄作凶.

知常容, 容乃公,

公乃全, 乃天, *全: 王弼本에는 '王'

天乃道, 道乃久,

沒身不殆. *沒(méi,mò 가라앉다.) =歿(mò 죽다)


‘虛(비움)’에 이르기를 極盡히 하고(끝까지 다하고), ‘靜(고요함)’을 지키기를 돈독히 하라.

만물이 나란히(모두) 創作되나(만들어지나), 나는 (그것들의) 돌아감을 본다.

무릇 萬物은 번성하나, 각각 그 根本(뿌리)으로 다시 돌아간다.


근본으로 돌아감을 靜(고요함)이라 하고, 靜을 復命(生命 回復)이라 한다.

復命을 常(영원불변, 변함없음, 영원함)이라 하고, 常을 아는 것을 明(밝음)이라 한다.

常을 알지 못하면, 망령되이 凶(災殃, 邪惡함)을 만든다.

常을 알면 容하고(받아들이고), 容하면 公하며(公平해지고, 公正해지고),

公하면 全하고(온전해지고, 王이 되고), 全하면 天(하늘)이 되며,

天이 되면 道가 되고, 道가 되면 久하니(오래가니),

몸이 죽더라도 위태롭지 않다.


17章 太上 下知有之


太上,下知有之;

其次,親而譽之;

其次畏之;

其次侮之。


信不足焉,有不信焉。


悠兮,其貴言, *悠(yōu 멀 유)

功成事遂,百姓皆謂我自然。


가장 훌륭한 지도자(최고의 군주)는, 아래에서는(백성들은) 그가 있다는 것만 알고,

그 다음은 가까이하고 그를 찬양하며(기리며),

그 다음은 그를 두려워하고,

그 다음은 그를 업신여긴다.


(지도자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면, 不信이 있을 뿐이다.


근심스럽구나(아득하구나, 아직 멀었구나), 그 말을 귀하게 여겨라.

공이 이루어지고 일이 완수되면, 백성은 모두 나를 일러 ‘자연’이라(스스로 그렇게 하였다고, 자기는 본래 그러했다고) 할 것이다.


18章 大道廢 有仁義


大道廢,有仁義, *廢(fèi 폐할 폐, 못 쓰게 되다)

智慧出,有大偽。

六親不和,有孝慈, *六親(부모·형제·처자. 六戚)

國家昏亂,有忠臣。*昏亂(마음이 어둡고 어지러움. 여기서는 混亂)


大道가 廢하니(내치니, 버려두니), 仁義(어짊과 바름)를 所有하고(인의가 생겨나고),

智慧가 나오니, 큰 거짓을 所有한다.(큰 거짓이 생겨난다).

六親(가족)이 화목하지 못하니, 孝道(치사랑)와 慈愛(내리사랑)를 所有하고(孝慈가 생겨나고),

나라가 混亂하니(어지러우니), 충신을 所有한다(충신이 생겨난다).


19章 見素抱樸 少私寡欲


絕聖棄智,

民利百倍;

絕仁棄義,

民復孝慈; *復(fù) 돌아올 복.

絕巧棄利,

盜賊無有;


此三者,

以爲文不足,*以爲(~ 때문에)

故令有所屬:*屬(shǔ,zhǔ) 소속(所屬), 촉망(屬望, 囑望), 수행하다.


見素抱樸, *見(jiàn,xiàn) 나타날 현, 드러날 현.

少私寡欲。


聖(성스러움)을 끊고 智(지혜)를 버리면,(聖스런 체함과 아는 체함을 끊어버리면)

백성의 이익이 백배나 되고,

仁을 끊고 義를 버리면,

백성은 효도와 자애로 돌아온다.

技巧를 끊고 利益을 버리면,

도적이 있을 수 없다.(존재하지 않는다.)


(끊어버려야 할) 이 세 가지는

글로 표현하기는 부족하기 때문에,

그러므로 수행하는 바가 있도록 해야 한다.


바탕을 드러내고 淳樸(淳朴)을 지키고, 

사사로움을 적게 하고 욕심은 줄여야 한다.


20章 絕學無憂


絕學無憂。


唯之與阿,相去幾何?

善之與惡,相去若何?

人之所畏,不可不畏,

荒兮 其未央哉! *未央(wèiyāng) = 未盡(wèijìn)


衆人熙熙,*熙(xī) 화락하다, 기뻐하다, 놀다. 熙熙(화목한 모양).

如享太牢,*太牢(tàiláo) 태뢰 = 大牢. 나라 제사에 소를 통째로 제물로 바치던 일. 처음에는 소ㆍ양ㆍ돼지를 아울러 바치는 것을 대뢰하고 하였으나, 뒤에는 소만 바치게 되었음.

如春登臺。


我獨泊兮 其未兆,*泊(bó) 조용할 박.

若嬰兒之未孩,*孩(hái) 어린아이(가 웃다)

儽儽兮,*儽(lèi) 게으를 래. 고달플 루. 儽儽(내래) 게을러터져 한산한 모양. 

若無所歸。


衆人皆有餘,而我獨若遺。*遺(yí,wèi) 남기다, 잃다, 버리다, 遺棄하다.

我愚人之心也哉!沌沌兮! *沌(dùn) 혼탁할 돈, 사리에 어둡다, 어리석다,


俗人昭昭,我獨昏昏;*昭昭(zhāo) 사리에 밝음. 

俗人察察,我獨悶悶。 *察察(chá) 너무 자세한 모양 * 悶(mēn) 번민할 민, 답답하다.

澹兮其若海,飂兮若无止。*澹(dàn,tán) 맑을 담, 넉넉할 섬. *飂(liáo) 바람소리 료.

衆人皆有以,我獨頑似鄙。*頑(wán) 완고하다, 무디다. * 鄙(bǐ,bì) 더럽다, 천하다, 부끄럽다.

我獨異於人,而貴食母。 *食母(‘도의 작용’, 玄牝, 1장에 ‘有名萬物之母’)


(시비분별을 일으키는) 학문을 끊으면 근심이 없다.


‘예’(공손한 대답)는 ‘응’과 더불어, 서로 얼마나 차이가 나겠는가?

‘선’은 ‘악’과 더불어, 서로 얼마나 차이가 나겠는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바를 (난들)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지만,

(시비분별은) 荒唐(虛荒)하구나, 그 다하지 않음이여!


사람들이 화평하게 즐기는 것이

나라 제사를 지내는 것과 같기도 하고,

봄날 누대에 오른 것 같기도 하다.


나만 홀로 조용하여(淡泊·澹泊하여: 욕심 없고 마음이 깨끗하여) 그 아무런 徵兆(兆朕)가 없어,

마치 어린아이가 웃지도 못하는 것 같고,

게을러터지고 한산하여,

돌아갈 곳이 없는 듯하다.


사람들은(남들은) 모두 여유가 있는데, 나만 홀로 버려진 것 같구나.(잃은 것 같구나.)

나는 어리석은 사람(바보)의 마음이어서, 흐리멍덩하구나!


속인은 사리에 밝은데, 나만 홀로 어둡구나.

사람들은 자세히 살피지만, 나만 홀로 헷갈리는구나.

맑구나, 바다와 같이. 바람 같구나, 그치지 않는 것이. 

사람들은 다 까닭(쓰임, 방법)이 있는데, 나만 홀로 鄙淺하구나.(천박하고 상스럽구나.)

나 홀로 남과 달라서, 먹여주는 어미(食母, 萬物之母, 도의 작용)를 귀하게 여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