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교실

안중근 의사 유훈에 담김 문자학

안중근 의사 유훈에 담긴 문자학


丈夫雖死心如鐵 義士臨危氣似雲 (장부수사심여철 의사임위기사운) 사내는 비록 죽어도 마음은 쇳덩이와 같이 단단하고, 의사는 위험에 처해도 기운이 구름처럼 부드럽다.

見利思義見危授命 (견리사의 견위수명) 이익을 보거든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거든 목숨을 던져라.

爲國獻身軍人本分 (위국헌신 군인본분) 나라 위해 몸 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 


1. 장부(丈夫) : 장성한 남자. 大丈夫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남편(男便)을 뜻하기도 한다. 참고로 아내는 太太 또는 妻子[qīzi, cheese]라고 한다. 일본어로는 妻つま. 그런데 우리의 경우 여편은 女便이라 쓰지 않고 꼭 女便네라고 하면 낮잡아서 ‘-네’를 붙인다.


음과 훈이 ‘어른 장’인 글자는 둘이 있다. 바로 ‘丈(zhàng)’과 ‘長(cháng, zhǎng)’이다. 丈은 ‘지팡이를 든 노인’, 長은 ‘머리칼이 긴 노인’의 모습이다.

丈은 본래 손으로 지팡이를 잡은 모습으로 ‘지팡이’를 가리켰다. 그러나 지팡이를 잡고 있는 사람은 어른이라는 점에서 그 뜻이 ‘어른’으로 바뀌자, 본뜻을 살리기 위해 杖(지팡이 장; ⽊-총7획; zhàng)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丈자는 ‘장인, 장모’를 뜻한다. 국어사전에서 ‘장가가다’ ‘장가들다’를 순우리말로 보고 있으나, ‘장가(杖家)가다’ ‘장가(杖家)들다’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丈자는 ‘길이의 단위’로 ‘열 자’로 보고 있는데, 필자는 ‘한 발’로 본다. 놀랍게도 ‘한 발’의 길이는 ‘한 키’와 비슷하다. 가슴에서 손끝까지 짚어보면 대개 5뼘이 되고 좌우 합하면 열 뼘, 곧 한 키 정도가 된다.

문제는 丈과 支(가를 지; zhī)자의 전서의 형태는 거의 같아서 구분이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후대로 오면서 지팡이는 十자의 가로획을 곧게 쓰고, 支는 十자의 가로획을 竹자 전서처럼 밑으로 휘어지게 쓰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지팡이는 휘어지면 안 되니까 가로획을 곧게 쓴다고 생각하면 혼돈은 없어진다. 

夫(지아비 부; ⼤-총4획; fū)는 ‘남편’을 뜻한다. 大자 위에 一(상투를 고정시키는 동곳)을 더하면 夫가 되고, 둥근 하늘을 뜻하는 둥근 점을 그리면 天이 된다.


2. 雖死(수사)

雖(비록 수; ⾫-총17획; suī)는 ①虽(도마뱀 수)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으로 보는 설. ②虫(벌레 충,훼; chóng,huǐ)자와 유(唯)자의 결합으로 보는 설이 있다. ③필자는 입이 크고 ‘날개 달린 도마뱀(蜥蜴,석척)’의 뜻에서 부사 ‘비록’으로 바뀌어 사용되고 있다고 본다. 간체자는 ‘虽’로 쓰고 있다. 雖(비록 수; suī)의 발음은 唯(오직 유; wéi)가 아니라 隹(새 추; zhuī)에서 왔다고 본다. 雖嫉僧袈何憎(수질승가하증; 중이 밉기로 가사야 미우랴). 雖乞食厭拜謁(수걸식염배알; 빌어먹어도 절하고 싶지는 않다)

死(죽을 사; ⽍-총6획; sǐ)의 갑골문 형태는 ‘歹(부서진 뼈 알; dǎi,e)을 보고 무릎을 꿇고 앉아 슬퍼하는 사람’의 모양이다. 전서까지는 이 형태가 유지되다가 예서에 오면서 ‘사람 人’자가 변화를 뜻하는 ‘匕(비수 비; bǐ)’로 바뀌어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해서는 마치 달이 진 지하에서 사람이 누워있는 모양으로 보인다.

葬(장사지낼 장; ⾋-총13획; zàng)자의 갑골문과 전서를 비교해 보면 장례 풍습의 변화를 유추할 수 있다. 갑골문 시대에는 단순히 ‘관속에 누워있는 사람’의 모습에서 전서 시대에는 ‘무덤 위에 풀을 덮고 두 손으로 받들고(廾, 두 손으로 받들 공; gǒng)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3. 心如鐵(심여철)

如(같을 여; ⼥-총6획; rú)자는 아버지나 남편의 말(口)을 잘 따르는 여자의 모습에서 본래 ‘따르다’의 뜻이었으나, 지금은 주로 ‘같다’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만약 상대방의 뜻을 따르면 서로의 마음도 같게 된다’는 데에서 如자의 뜻이 드러난다. 恕(용서할 서; ⼼-총10획; shù)는 如자와 心자를 합친 글자로 상대방의 마음과 같이하면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다는 뜻이다. 

鐵(쇠 철; ⾦-총21획; tiě)의 古字는 銕이었다. 동이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중에 ‘夷’자 대신에 ‘壬+哉’를 쓰기 시작했다. 金만으로도 쇠인데, 金이 점차 금(gold)의 의미로 사용되자 잡철은 鐵처럼 어렵게 쓰게 되었다. 鐵자의 모양을 살펴보면, ‘높은 곳(壬)’에  쇳물을 녹이는 ‘거푸집(口)’이 있고, 여기에서 쇠를 녹여 ‘창(戈)’을 만드는 과정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간체자는 铁이다. 합금에 의하여 쇠의 본성을 잃어버린다는 데에서 간체자에서는 ‘失(잃을 실; shī)’자를 붙였다고 본다. 鐵窓身世, 寸鐵殺人, 鐵則

* 쇠와 관련한 문자 분석

鐵의 꿈은 ‘생활도구나 무기를 만드는 일’이었다. 鑛(쇳돌 광=礦; kuàng- 광물을 파내는 구덩이, 鑛石採掘), 鑄(쇠 부어 만들 주; zhù- 鑄造, 鑄物工場, 鑄貨), 銑(무쇠 선; xiǎn,xǐ), 鎔(녹일 용; róng- 鎔鑛爐, 쇠가 녹는 것은 鎔解, 얼었다가 녹는 것은 溶解), 銷(녹일 소; xiāo), 鍛(쇠 불릴 단-쇠를 불에 달구어 단련하다; duàn- 鍛鍊하다), 鍊(불릴 련; liàn-修鍊, 鍊金術), 刀(칼 도; dāo), 劍(칼 검; jiàn), 鋒(칼끝 봉; fēng), 銳(날카로울 예; ruì), 鏃(살촉 촉{족}; zu,- 鐵鏃, 石鏃), 銃(총 총; chòng), 鎭(진압할 진; zhèn- 鎭壓, 書鎭, 鎭山은 鎭護하는 主山을 가리킴), 釘(못 정; dīng), 鼎(솥 정; dǐng), 錠(신선로 정, 알약 정; dìng), 鍋(노구솥 과- 놋쇠나 구리쇠로 만든 작은 솥, 냄비 과; guō), 鎬(냄비 호, 호경 호; gǎo,hào), 鉉(솥귀 현; xuàn), 鍾(술잔 종, 모을 종; zhōng- 鍾愛=鍾情: 사랑을 한쪽으로 모음). 鎚(쇠망치 추; chuí), 斧(도끼 부; fǔ), 鋸(톱 거; jù,jū), 銶(끌 구; qiu- 나무에 구멍을 내는 도구), 釜(가마 부; fǔ), 鉸(가위 교; jiǎo), 針(바늘 침; zhēn), 鍼(침 침=針과 동자; zhēn- 鍼術, 鍼灸), 錐(송곳 추; zhuī- 囊中之錐), 鑽(끌 찬, 뚫을 찬; zuān,zuàn- 硏鑽), 鑿(뚫을 착, 구멍 조; záo- 穿鑿, 方枘圓鑿방예원조- 「네모난 자루에 둥근 구멍」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 錦(비단 금; jǐn), 錄(기록할 록; lù), 釣(낚시 조; diào), 鉤(갈고랑이 구; gōu), 錨(닻 묘; máo- 投錨(투묘: 배를 정박시키기 위해 닻을 내림), 拔錨(발묘: 닻을 거두어 올림)), 釵(비녀 채{차}; chāi), 鐘(종 종; zhōng), 鏞(큰 종 용; yōng), 鑑(거울 감; jiàn- 龜鑑, 鑑別師), 鏡(거울 경; jìng), 鈴(방울 령; líng), 鐸(방울 탁; duó- 木鐸), 鉦(징 정; zhēng), 錚(쇳소리 쟁; zhēng,zhèng- 錚錚한 인사), 鉢(바리때 발; 나무로 만듦; bō), 鋤(호미 서=鉏; chú), 鎌(낫 겸; lián- 벼 여러 그루를 움켜쥔 모습), 銜(재갈 함; xián- 말을 부리기 위하여 입에 가로 물리는 쇠토막), 鈍(무딜 둔; dùn), 銀(은 은; yín), 銅(구리 동; tóng), 鋼(강철 강; gāng,gàng), 鉛(납 연; qiān,yán), 錫(주석 석; xī), 鍮(놋쇠 유; yu- 鍮器=놋그릇̀), 錯(섞일 착; cuò- 錯誤, 錯雜하다), 錢(돈 전; qián), 鋪(펼 포, 깔 포, 가게 포; pū,pu-道路鋪裝, 店鋪), 鎖(쇠사슬 쇄, 자물쇠 쇄; suǒ- 連鎖衝突, 鎖國政策), 鍵(열쇠 건; jiàn- 關鍵, 鍵盤樂器), 銘(새길 명; míng), 錘(저울 추; chuí), 銖(무게 단위 수; zhū- 銖積寸累: 아주 적은 것이라도 쌓이고 쌓이면 큰 것이 됨). 우리말 ‘쇠’는 ‘솥’ ‘숟가락’ 등과 어원을 같이하는 것으로 본다.


4. 危(위태할 위; ⼙-총6획; wēi)자는 厄(재앙 액; ⼚-총4획; è- 언덕에서 떨어져 꼬꾸라진 사람) 위에 서 있는 사람(人)이므로 ‘위태하다’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5. 獻(바칠 헌; ⽝-총20획; xiàn)자는 갑골문에서는 제물로 바칠 犬(개 견)을 鬲(솥 력, 막을 격) 안에 넣어 삶는 모습이었다. 금문에 오면서 虎(범 호)가 더해져 ‘바치다’ ‘헌납하다’의 의미가 되었다. 아마 솥의 무늬로 호랑이(饕餮도철로 보기도 함- 도철은 재물이나 음식을 몹시 탐하는 상상의 짐승)를 새겨 넣어 신성함을 더하였는데 이때 만들어진 글자가 鬳(솥 권; ⿀-총16획; juàn)이다. 犬(견)은 꼭 개만을 뜻하지 않고 희생 동물을 두루 가리킨다고 봐야 한다. 간화자는 献으로 쓰고 있다.


<참고>

* 숟가락, 젓가락, 수저=匙箸(시저)

* 朕(나 짐; ⽉-총10획; zhèn) 갑골문의 모습은 두 손(廾)에 공구를 들고 배를 만드는 모습이다. 배에 난 구멍을 고치는 모습으로 보기도 하고, 전서에 와서는 배의 순항을 빌며 불을 들고 제사지내는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 발음 /전/은 /저는/의 준말로 우리말 1인칭과 통한다. 

* 斟(술 따를 짐{원음(原音);침}; ⽃-총13획; zhēn) 오디(葚)술이 얼마나 익었는지 국자로 떠 보며 斟酌(짐작)해 보는 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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