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는 그 사람이다. 그이의 작품을 통해 그 작가의 내면까지 꿰뚫어 볼 수 있다. 그러나 서예는, 진흘림으로 쓴 봉서체 한글은, 전서나 초서로 쓴 한문 서예는, 세칭 현대서예라고 하는 것은 그 형식과 내용이 모두 현학적이고 고답적이고 추상적인지라 일반 대중하고는 일정한 거리감을 둔 고독한 예술이다. 세상에는 즐길 것이 너무나 많다. 그러기에 서예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좁아만 간다. 오히려 세상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절대 고독의 예술이기에, 그에게 다가가서 벗하고 싶다. 내일이 小雪 이제 나무들은 잎(입)으로 더 이상 영양을 섭취하지 않고 동면에 들어간다. 뿌리 깊숙한 대지와의 은밀한 대화로 차가운 겨울을 날 것이다. 나도 화선지 깊숙히 뿌리를 박고 이 겨울을 나자. 화선지와 X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