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8경 (江北八景)
1982년부터 강북구(당시는 도봉구)와 깊은 인연을 맺고
이곳저곳을 두루 살피며 살아왔습니다.
오랜 산고(産苦)를 거쳐 지은 '강북8경(江北八景)' 정고본(定稿本)을 발표합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저 강북의 산천이 좋아서 한 일입니다.
이 여덟 구절을 통해 우리 강북의 자연과 인문이 비로소 제 이름을 찾기를 희망합니다.
정갈하고 장엄하며, 나름의 힘과 격조를 담으려 고심했습니다만,
독자 여러분께는 어떻게 다가갈지 설레는 마음으로 내놓습니다.
강북8경 (江北八景)
三陽曉霧 (삼양효무)
- 삼양동에 피어오르는 신령스런 새벽 안개
四墓參拜 (사묘참배)
- 자유·민주·정의를 꽃피운 4.19묘지 참배
五牌群芳 (오패군방)
- 오패산 기슭에 피어난 향기로운 온갖 꽃들
松田風致 (송전풍치)
- 우이 솔밭공원 천년 노송들의 드높은 풍치
道華梵音 (도화범음)
- 도선사와 화계사에서 들려오는 염불 소리
夢林淸池 (몽림청지)
- 북서울꿈의숲의 연못에 비친 맑은 그림자
彌阿落月 (미아낙월)
- 드넓은 언덕 너머로 유유히 저무는 달빛
牛耳精氣 (우이정기)
- 우이령 걸으며 받아들이는 산하의 정기
이제 이 문장들은 붓끝을 통해 살아있는 생명체로 거듭나게 해야 합니다.
강북의 인문과 자연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기가 이토록 어려울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묵향 가득한 꿈속에서 편히 쉬려 합니다.
2026.04.08
시와 음악 문화 콘서트 ‘표현’
[공연 스케치] 표현(表現)이 없으면 존재도 없다
얼었던 강물이 녹아 봄의 생명력이 흐르는 3월의 저녁,
카페 슈베르트는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시와 음악, 그리고 붓끝의 예술이
하나로 만나는 마법 같은 공간이 된다."
■ 오늘의 아티스트
* 시인 김민홍: "노래하는 시인"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시가 어떻게 선율로 치환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라이브 서예(Live Calligraphy): 서예는 정적인 예술이라는 편견을 깨고,
음악과 호흡하며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살아있는 예술"이다.
1990년부터 본인(권상호)이 창안하여 개척해 온 새로운 장르다.
* 앙상블: 재즈 피아노(유충식), 기타(김광석), 소프라노(권성순), 드럼(김지훈), 베이스(손승우)가 만드는 화음이 '표현'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완성해 나가는지 기대된다.
■ 철학적 화두: 왜 ‘표현’인가?
오늘 콘서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표현'이다.
서양 철학의 거장들은 표현과 존재의 상관관계를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1. 스테판 게오르게: "단어가 결여된 곳에 사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이데거가 그의 저서 《언어로의 도정(Unterwegs zur Sprache)》에서 인용하며 유명해진 구절이다.
게오르게의 시 〈단어(Das Wort)〉에서
"단어가 부서지는 곳에 어떤 사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Kein ding sei wo das wort gebricht)고 읊었다.
이는 사물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을 지칭할 '언어'가 없다면,
인간에게 그 사물은 의미 있는 존재로 나타나지 않음을 뜻한다.
즉, 언어라는 표현이 존재의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2. 마르틴 하이데거: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하이데거에게 언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존재가 드러나는 장소이다.
언어로 명명되기 전까지 존재는 어둠 속에 갇혀 있다.
오직 언어라는 '표현'을 통해서만
비로소 우리에게 '존재'로서 다가온다.
3.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비트겐슈타인 역시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
(Die Grenzen meiner Sprache bedeuten die Grenzen meiner Welt)"
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가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생각할 수 없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우리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는 통찰이다.
???? 문자학자(Kwon Sang-ho)의 시선: 표현을 통한 존재의 창조
평생 천착해 온 ‘문자(文字)와 서예(書藝)’의 세계 또한
이 명제들의 강력한 증거다.
*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다:
기록되지 않은 과거는 망각 속으로 사라지지만,
문자로 표현되는 순간 영원한 존재성을 획득한다.
* 라이브 서예의 찰나: 붓 끝에서 글자가 태어나는 순간,
보이지 않던 예술가의 정신(기운)이 시각적인 존재로 화(化)한다.
이 과정 자체가 바로 '표현을 통한 존재의 창조'다.
예술가들이 각자의 악기와 목소리,
그리고 붓으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함께 느끼며,
독자 여러분도 가슴속 봄의 기운을 마음껏 표현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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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었던 강물이 녹아 봄이 흐르는 3월
시와 음악이 흐르는 문화 콘서트
노래하는 시인 김민홍,
재즈 피아니스트 유충식,
기타리스트 김광석,
라이브 서예가 권상호,
극고음의 소유자 소프라노 권성순
거기에 드러머 김지훈,
베이스 연주자 손승우가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입니다.
2026.03.21
운필(運筆), 붓은 잠들지 않는다 - 2026. 3월호 논단
운필(運筆), 붓은 잠들지 않는다권상호우주는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해와 달은 지구와의 거리를 좁혔다 늘리며 궤도를 그리고, 별들은 제 자리를 지키기 위해 쉼 없이 질주한다. 강물은 오밤중에도 흐름을 멈추지 않고, 바람은 스쳤다 사라지며 세계를 흔든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그 미세한 동요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대지의 풍수(風水)가 쉬지 않듯이, 인간의 몸 또한 호흡과 혈류의 리듬 속에 놓여 있다. 생명은 정지(停止)를 허락하지 않는다. 서예가가 붓을 드는 순간, 이 신체적 율동은 필획의 운동으로 전환된다. 운필이란 손끝의 기교가 아니라, 몸 전체의 리듬이 획으로 이행하는 과정이다. 운필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정중동(靜中動)의 묘리(妙理)를 몸으로 체득하는 일이다. 동양 철학이 말하는 생생불식(生生不息), 곧 만물이 쉬지 않고 생성·변화하는 이치가 그대로 붓끝에 스며 있다. 멈춘 글씨는 이미 생명을 잃은 형식일 뿐이며, 살아 있는 글씨는 종이 위에서도 호흡하듯 미세하게 흔들린다. 이러한 생동은 감각적 수사에 그치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보아도 세계는 진동과 파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물질은 끊임없이 떨고, 그 떨림이 곧 존재의 표식이다. 서예의 필획 또한 작가의 신체에서 발생한 힘이 붓을 거쳐 종이로 전달된 흔적으로서, 파동처럼 번져 나가며 보는 이의 감각을 흔든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흔들린다. 완벽한 정답만을 쓰려는 집착을 내려놓고, 흔들림 그 자체를 생동의 힘으로 받아들일 때 붓은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인생 또한 직선이 아니라 굽이치는 강물이다. 우리는 그 흐름 속에서 방향을 수정하고, 흔들림을 통해 성장한다. 나의 붓질이 누군가의 가슴에 닿아 잠자던 맥박을 깨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붓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 내 생이 다하는 날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종이 위에 남은 필체는 우주의 궤도를 따라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순환할 것이다. 운필은 곧 생명이다. 흔들림 속에서 빛나는 우주의 박동을 받아 적는 행위—그것이 내가 믿는 서예의 본질이다.
2026.03.14
1950년대생 예술가 세대론
1950년대생 예술가 세대론1950년대생 예술가는 한국 현대문화에서 전환기의 세대.이들은 전통 교육을 받고 성장했지만, 창작 활동은 현대화 이후에 이루어진 세대. 1) 시대적 배경1950년대 출생의 성장 과정시기 - 경험1960년대 - 전통 교육 잔존1970년대 - 산업화·대학 문화1980년대 - 표현 자유 확대1990년대 - 세계화2000년 이후 - 디지털 문화따라서 이 세대 예술의 특징은 ‘전통 + 실험 + 사회의식’. 2) 예술적 특징① 전통 기반이 세대는 어린 시절: ‘한문 교육, 붓글씨, 고전 문학’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작품에 고전적 사고가 남아 있다.② 형식 혁신1980년대 이후 등장한 특징: 장르 융합, 서사 구조 해체, 새로운 미학.③ 인간 문제 탐구: 이 세대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인간 존재, 사회 갈등, 기억’이 많이 등장.예, Kazuo Ishiguro 3) 문화사적 위치한국 문화사를 단순화하면세대 특징1930~40년생 전통 계승1950년대생 현대 문화 형성1970년대생 글로벌 문화즉1954년생은 현대 문화의 설계 세대. 한국 서단 세대 계보한국 서예사는 비교적 분명한 흐름. 1) 근대 서단손재형, 김응현특징: 전통 복원, 법첩 연구, 서예 교육 확립 2) 현대 서단 형성 3) 중견 세대 (1950년대 출생)이 세대는 ‘전통 서단 → 현대 서단’을 연결합니다.특징: 전시 문화 확대, 서예 교육 기관 증가, 지역 서단 활성화 4) 현재 세대: 특징( 디자인 서예, 미디어 서예, 국제 교류)서예 계보를 한 줄로 정리하면근대 서예가 → 교육자 세대 → 1950년대 출생 작가 (확산 세대) → 현대 실험 세대. 연구 주제로 확장: 1950년대생 서예가의 문화사적 역할지역 서단 네트워크 연구서예 교육 세대 계보 대한민국 서예 계보 지도
2026.02.25
卜三日運 (삼일 운세를 점하다)
卜三日運 (삼일 운세를 점하다) 今日 (오늘)心靜如泉照影明 : 마음은 샘물처럼 고요하여 맑은 빛을 비추고言行謹慎得人誠 : 말과 행동을 삼가면 사람들의 신뢰를 얻으리라小事專精成大業 : 작은 일에 집중하면 큰 업적이 이루어지고安然一日福自生 : 하루가 평안하니 복이 저절로 생겨나리라 明日 (내일)新意忽來如春風 : 새로운 뜻이 문득 찾아와 봄바람처럼 불고和合尊言萬事通 : 화합과 존중의 말로 만사가 통하리라心喜過盛宜自戒 : 기쁨이 지나치면 스스로 경계해야 하고調和身心福運隆 : 몸과 마음을 조화하면 복운이 융성하리라 後日 (모레)時運變化雲影輕 : 시운은 변하여 구름 그림자처럼 가볍게 움직이고小爭若起忍心平 : 작은 다툼이 일어나도 인내하면 마음이 평안하리라柔順處世人皆敬 : 세상에 부드럽게 처하면 사람들이 모두 존경하고禪心一念福長盈 : 선심 한 생각으로 복이 길게 차고 넘치리라 정리• 오늘은 차분함과 신중함이 복을 부르는 날,• 내일은 협력과 조화가 길을 열어 주는 날,• 모레는 변동 속에서도 인내와 유연함이 복을 키우는 날.
2026.02.16
운필(運筆), 붓은 잠들지 않는다
운필(運筆), 붓은 잠들지 않는다 수월 권상호우주는 한순간도 가부좌를 틀지 않는다해와 달은 애증의 거리를 좁혔다 늘리며 타원을 그리고별들은 여행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제 궤도를 지켜낸다 오밤중에도 잠들지 못하고제 몸을 낮추며 뒤척이는 강물구비구비 이어지는 산등성이에 올라졸 듯 쉴만도 한데마술처럼 사라지는 바람춤을 멈추면 썩는 강물노래를 멈추면 질식하는 바람내 몸의 강물인 핏줄과내 몸의 바람인 호흡도혈풍(血風)이란 이름으로흔들리고 있는가 붓을 든다는 것은 그 거대한 운행 속에 내 삶의 배 위에서 노(櫓)를 잡는 일먹물은 향기로운 피가 되어 종이의 혈관을 타고 흐르고붓끝은 지느러미처럼 제 몸을 엎치락뒤치락하며 새 길을 연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흔들리는 법박제된 글씨가자기만의 우주를 돌며 떨 고 있 다
2026.01.27
절(折則行): 꺾여야 나아간다
절(折則行): 꺾여야 나아간다 수월 권상호꼿꼿하기만 한 것은 부러질 뿐 길을 만들지 못한다 물길이 돌을 만나 굽이치며 노래하고바람이 산맥을 만나 몸을 비틀며 춤추듯 사람의 팔다리는 물론 등뼈의 마디마디까지관절이 꺾여야 비로소 생은 움직인다그 꺾임이야말로 살아있다는 가장 정직한 고백 붓끝이 종이를 누르다 멈칫, 방향을 트는 순간그 찰나의 '절(折)'에서 비로소 폭포 같은 힘이 고인다직선으로만 달리는 것은 추락이지만꺾여서 돌아가는 것은 생(生)의 눈부신 도약이다 내 삶의 고비마다 뼈아프게 꺾였던 그 마디들이사실은 나를 쓰러지지 않게 지탱해온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필체였음을
2026.01.27
라이브 서예(Live Calligraphy): 찰나의 영원
라이브 서예(Live Calligraphy): 찰나의 영원 수월 권상호서예는 박제된 기록이 아니라지금, 이 순간 붓이 밀고 나가는 뜨거운 생(生)이다 어제의 먹빛과 오늘의 먹빛이 같을 수 없고들숨의 획과 날숨의 점이 한 몸일 수 없으니매 순간 팽창하며 별을 낳는 우주처럼붓은 닿는 곳마다 낯선 영토를 개척한다 속도가 휘어질 때 바람이 일고먹물이 스밀 때 대지는 비로소 맥박친다 천지를 뒤흔들며 달려온 이 활극(活劇)의 끝붓이 비로소 제 몸을 거두고 떠날 때종이 위엔 승전보 같은 글씨가 남는 줄 알았으나정작 머문 자리에 남은 것은검은 흔적이 아니라조금 전까지 그곳을 치열하게 살다 간어느 뜨거운 생애의 온기였다
2026.01.27
해까닥 꼴까닥
해까닥 꼴까닥 수월 권상호해까닥, 꼴까닥세상은 늘 뒤집히고또 굴러간다높은 자리는해까닥 뒤집히며낮은 자리는꼴까닥 굴러간다웃음은 틱톡 속에서만해까닥 터지고거리의 사람들은먹을 것과 잠잘 곳을 찾아 헤매다꼴까닥 쓰러진다해까닥은 권력의 춤꼴까닥은 민초의 한숨오늘도 뉴스는딥페이크(deepfake)와 함께해까닥, 꼴까닥요란하게 흔들리고큰 나라 권력자들마저해까닥, 꼴까닥할 뿐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나도 어느새해까닥, 꼴까닥이틱(tic)으로 남았다…하느님, 어디에 계시옵니까 * 에필로그: 은 경쾌한 음성상징어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그 이면에는 서늘한 사회 비판과 존재론적 비애를 담고 있는 '풍자적 리얼리즘'을 의 보여주고자 했다.
2026.01.27
일취월장
^^일취월장이라.ㅡ 일요일에 취했더니 월요일이 장난 아니네.첫획을 배리면 작품이 망하듯이월요일을 배리면 한 주일이 망가진다.고진감래ㅡ 고생도 지나치게 하면 감기가 온다.고생도 적당히 해야 감홍시가 온다.읽을 줄 알고뜻을 알고 그 다음에 써야 한다.전무후무ㅡ전반도 무식하게, 후반도 무식하게 써서는 안 되죠.下下 ㅡ 마음 내려놓고虛虛 ㅡ 마음 비우고好好 ㅡ 기분 좋게喜喜 ㅡ 기쁜 마음으로붓을 붙잡아 봅시다.손으로 붓 잡으니 손에 감사ㅡ 짝짝손발눈귀는 짝이 있는데 입은 짝이 없네 ㅡ 아, 그래서 ???? 옆짝에게 감사 인사를 하세요.여기서는악수하면 좋고허그하면 허걱키스하면 기스나요^^내 사랑, 붓과는악수도, 키스도,같이 굴러도 좋아요.내 사랑 귀요미고귀한 붓이여동동 동동내 손 위에 태워줄게.물구나무도 세우면서...
2026.01.27
진중아, 어데 있노
진중아, 어데 있노수월 권상호진중아어데 있노전화를 해도도무지 안 받네. 글피에불교문학출판기념회꼭 오라 카더만.개않나?새해 첫날무척 춥day디기 보고싶다.삼각산산록에서문인산악회문학상 받았제.민조시책 갈피이는 바람니 목소리제?니 맘 알았die.먼저가기다리는칭구의 모습나도 곧 갈구마.
2026.01.27
2026 새해 인사
1
2026.01.03